유치는 썩어도 괜찮을까요? NO! 유치 관리가 중요한 이유

유치 관리, 우리 아이의 첫 번째 치아인 유치가 뽀얗게 올라오는 모습은 정말 사랑스럽고 신비롭기까지 하지요. 하지만 동시에 ‘유치는 썩어도 괜찮은가요?’라는 질문과 함께 많은 고민을 안겨줍니다. 저도 첫째를 키울 때 ‘어차피 빠질 이인데…’ 하는 안일한 생각에 유치 관리를 소홀히 할 뻔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아기를 넷이나 키우면서 유치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깨닫게 되었고, 관련 전문가들의 소견을 찾아보면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유치 관리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이야기 나누어 보려 합니다.

유치는 썩어도 괜찮을까요? NO! 유치 관리가 중요한 이유

유치는 썩어도 괜찮을까요? – 절대 괜찮지 않습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유치에 대한 오해를 가지고 계십니다. ‘어차피 빠질 이니까 대충 관리해도 되겠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하지만 유치는 우리 아이의 평생 치아 건강을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유치에 생긴 충치는 단순히 유치 하나만 상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아래에서 자라고 있는 영구치와 아이의 전반적인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1. 유치는 영구치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합니다. 유치는 영구치가 바르게 나올 길을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유치가 충치로 인해 일찍 빠지거나, 유치에 생긴 염증이 심해져 치아의 뿌리까지 손상되면, 영구치가 올바르게 나올 공간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이는 곧 덧니나 부정교합으로 이어져 아이가 성장한 후 교정 치료가 필요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대한소아치과학회에서는 유치가 제때 빠지고 제때 영구치가 나올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2. 유치 충치는 아이의 식습관과 성장을 방해합니다. 충치가 생긴 유치는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아이는 통증 때문에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하게 되고, 이는 곧 영양 섭취 부족으로 이어져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잘 씹지 못하는 아이들은 소화에도 부담을 느껴 만성적인 소화불량에 시달릴 수도 있습니다.

  3. 유치 충치는 영구치 맹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유치의 충치가 심해져 뿌리 끝까지 염증이 생기면, 그 염증이 아래에서 자라는 영구치 싹(치배)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영구치가 나오기도 전에 이미 손상된 상태로 나오거나, 영구치의 맹출이 지연되거나 다른 방향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소아치과 최병재 교수님은 유치가 심하게 썩어 충치균이 영구치 싹에까지 영향을 미치면, 영구치의 법랑질(에나멜) 형성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셨습니다.

 

유치가 썩지 않도록,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그렇다면 우리 아이의 소중한 유치를 어떻게 지켜줄 수 있을까요? 유치 관리는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매일 꾸준히 작은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1. 이가 나기 전부터 구강 관리를 시작해야 합니다. 이가 나기 전부터 수유 후에는 깨끗한 가제수건을 손가락에 감아 아이의 잇몸과 혀를 부드럽게 닦아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단순히 청결 유지뿐만 아니라, 아이가 구강 내 자극에 익숙해지도록 하여 추후 칫솔질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2. 이가 나면 아기 전용 칫솔과 치약을 사용해주세요. 아래 앞니 한두 개가 보이기 시작하면 실리콘 칫솔이나 영유아용 칫솔을 사용해 치아를 부드럽게 닦아주세요. 처음에는 치약 없이 칫솔에 물만 묻혀서 닦아주다가, 아이가 칫솔질에 익숙해지면 불소가 들어있는 아기 전용 치약을 쌀알 크기만큼 묻혀 닦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불소는 충치를 예방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며, 뱉어내지 못하더라도 삼켜도 안전한 불소 농도의 유아용 치약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으니 안심하고 사용하셔도 됩니다.

  3. 잠들기 전 수유 습관을 바꿔주세요. 밤중에 수유하는 습관은 ‘젖병 우식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밤새 입안에 남아있는 우유나 분유는 입안의 산성도를 높여 충치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듭니다. 아기가 잠들기 전에 수유를 마쳤다면, 깨끗한 물을 한두 모금 먹여 입안을 헹구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돌 이후에는 밤중 수유를 끊는 것이 아이의 치아 건강뿐만 아니라 숙면에도 도움이 됩니다.

  4. 6개월마다 정기적인 구강 검진을 받아주세요. 아이가 태어난 후 첫 이가 나는 시기에 맞춰 소아치과에 방문하여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것이 좋습니다. 그 후에는 적어도 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인 구강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치에 충치가 생기면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초기 충치를 발견하고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소아치과에 미리 방문하여 불소 도포나 실란트(치아 홈 메우기)와 같은 예방 치료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우리 아이의 환한 웃음은 건강한 치아에서 나옵니다. 유치는 아이의 평생 치아 건강을 결정하는 중요한 씨앗과 같습니다. 오늘부터라도 아이의 유치 관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꾸준히 실천해 주세요.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의 건강한 웃음을 지켜주기 위해 오늘도 힘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