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북이 뭔가요? 그리고 이 책 언제부터 읽어줘야 할까요?

아이들 보드북, 언제부터 어떻게 읽어줘야 할까요? 네 아이 엄마의 솔직한 이야기

아이를 키우다 보면 “책은 언제부터 읽어줘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참 많이 받습니다. 특히 초보 부모님들께서 가장 먼저 고민하시는 것이 바로 보드북입니다.

저 역시 첫째를 키울 때는 보드북이 왜 그렇게 비싼지, 종이책과 뭐가 다른지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넷째까지 키워보니, 보드북은 단순한 책이 아니라 아이의 첫 감각 놀이이자 첫 의사소통 도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보드북이 뭔가요? 그리고 이 책 언제부터 읽어줘야 할까요?

 

보드북이란 무엇인가요?

보드북은 일반 종이책과 달리 두꺼운 판지로 만들어진 유아용 책입니다. 아이가 잡아당기거나 물어도 쉽게 찢어지지 않고, 모서리도 둥글게 처리되어 있어 안전합니다. 보통 0세부터 3세까지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유아 발달 이론으로 유명한 장 피아제는 0~2세를 ‘감각운동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보고, 만지고, 입으로 탐색하면서 세상을 배웁니다. 그래서 얇은 종이책보다는 촉감과 시각 자극을 동시에 줄 수 있는 보드북이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드북, 언제부터 읽어주는 게 좋을까요?

사실 저는 신생아 때부터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그때는 “읽어준다”기보다 “보여준다”에 가까웠습니다. 흑백 그림이 있는 보드북을 천천히 넘기며 “이건 강아지야”, “이건 엄마 얼굴이야”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미국 소아과학회(AAP)에서도 생후 몇 개월부터라도 부모의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것이 언어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권장합니다. 아이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도 부모의 억양과 표정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얻습니다.

특히 첫째 때는 제가 책을 읽어주려고 애를 썼다면, 넷째는 자연스럽게 형제들 사이에서 보드북을 접하며 언어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 차이를 보며 환경과 반복 노출의 힘을 실감했습니다.

보드북이 아이 발달에 좋은 이유

  1. 소근육 발달에 도움을 줍니다

두꺼운 페이지를 넘기는 동작은 아이의 손가락 힘과 조절 능력을 길러줍니다. 처음에는 한 장씩 넘기지 못하고 여러 장을 한 번에 넘기지만, 그 과정 자체가 학습입니다.

  1. 언어 자극을 풍부하게 줍니다

하버드대 연구진이 진행한 초기 문해력 연구에 따르면, 반복적으로 책을 접한 아이들이 어휘 수와 문장 이해력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짧고 단순한 문장이 반복되는 보드북은 초기 언어 발달에 매우 적합합니다.

  1. 애착 형성에 도움이 됩니다

심리학자 존 볼비의 애착 이론에 따르면, 안정적인 애착은 반복적이고 따뜻한 상호작용에서 형성됩니다. 무릎에 앉혀 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아이에게 “나는 사랑받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되나요?

“아이가 책을 자꾸 물어뜯어요. 괜찮을까요?”

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보드북은 원래 그런 탐색을 전제로 만들어진 책입니다. 다만, 종이가 벗겨지지 않도록 상태는 수시로 점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아이는 입으로 세상을 배우는 시기이니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책을 끝까지 안 듣고 도망가요.”

저도 네 아이 모두 그런 시기를 겪었습니다. 이때는 끝까지 읽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책과 친해지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 페이지라도 괜찮습니다.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그림만 짧게 이야기해도 충분합니다.

“같은 책만 계속 읽어달라고 해요.”

이 부분은 정말 많은 부모님이 고민하십니다. 하지만 반복은 학습의 핵심입니다. 아이는 반복을 통해 예측 가능성을 배우고, 언어 구조를 익힙니다. 부모님은 지루할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최고의 학습 시간입니다.

보드북 고르는 팁

첫째, 그림이 선명하고 단순한 것이 좋습니다.

둘째, 문장은 짧고 반복적인 것이 좋습니다.

셋째, 아이 일상과 연결된 주제가 좋습니다. (가족, 동물, 음식 등)

넷째, 아이가 직접 만질 수 있는 촉감 요소가 있다면 더 좋습니다.

네 아이를 키우며 느낀 보드북의 진짜 가치

아이를 많이 키워보니, 비싼 전집보다 중요한 것은 ‘짧아도 매일 읽는 습관’이었습니다.

보드북은 학습 교재가 아니라 부모와 아이를 이어주는 다리입니다.

지금 아이가 책장을 마구 넘기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배움의 시작입니다.

얌전히 앉아 듣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부모님의 따뜻한 목소리와 표정이 이미 최고의 교육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