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변비,“변을 며칠째 안 봤어요… 너무 걱정돼요”
아이가 며칠째 변을 보지 못해 병원에 갔습니다.
“선생님, 아기가 며칠째 변을 안 봐요. 배는 안 아파 보이는데, 그래도 괜찮은 건가요?”
저도 처음 아이를 키울 때 이런 고민을 했답니다. 소아과 선생님의 말로는 특히 생후 6개월 이전의 아기일수록 배변 패턴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불안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며칠 동안 대변을 보지 않았다고 무조건 변비는 아니며, 꼭 치료가 필요한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다만 관찰이 필요한 경우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아기 변비의 정상 범위는 생각보다 넓어요
신생아 시기의 아기들은 보통 하루에 수차례 대변을 보기도 하고, 반대로 며칠씩 변을 보지 않는 경우도 흔합니다. 분유를 먹는 아기보다 모유를 먹는 아기에게서 이런 양상이 더 자주 보입니다. 모유는 소화 흡수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변으로 나오는 잔여물이 적습니다. 실제로 생후 6주 이상 된 완전 모유 수유 아기 중 일부는 일주일에 한두 번만 대변을 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변을 못 본 날 수만으로는 변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대변의 모양, 양, 배출할 때의 표정과 행동, 그리고 복부 상태를 함께 관찰해야 합니다.
“얼굴을 찡그리고, 배에 힘을 줘요” – 그럼 변비일까요?
아기가 변을 보려고 얼굴을 붉히고 배에 힘을 주는 모습은 정상적인 생리현상일 수 있습니다. 이를 신생아 배변장애(Newborn Dyschezia) 라고 합니다.
이 시기의 아기들은 골반과 항문 근육의 협응이 아직 미숙하여, 대변을 배출하는 것이 서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며칠 동안 배변을 시도하다가, 결국은 부드러운 대변을 보게 됩니다. 이때는 변이 단단하지 않고, 복부 팽만이나 통증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치료는 필요 없습니다.
반면,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변비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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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이 토끼 똥처럼 단단하고 작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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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에 피가 조금 묻어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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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을 볼 때마다 아기가 심하게 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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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딱딱하고, 가스가 심하게 차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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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이상 배변이 없고 복부 팽만이 동반돼요
아기 변비의 원인 –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요?
아기의 변비는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원인 몇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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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유의 변화 또는 분유의 종류
어떤 분유는 아기의 장에 맞지 않아 변비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단백질 구성이나 철분 함량이 높을수록 장 운동이 느려질 수 있습니다. -
수분 부족
특히 이유식을 시작한 이후라면 수분 섭취가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고형식 위주의 이유식이 이어지면서 장 내 수분이 줄어들면 변이 단단해집니다. -
이유식 전환기 또는 식이 변화
새로운 음식이 장내 미생물 환경을 바꾸거나 섬유질이 적은 식단이 유지될 경우 변비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심리적인 요인
조금 큰 아기들에게는 배변을 참는 습관이나 배변에 대한 불안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것은 ‘기능성 변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기 변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치료가 필요한 변비의 경우,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통해 안전하게 완화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그 외의 경우, 가정에서 시도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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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 마사지: 시계 방향으로 부드럽게 복부를 마사지해 주세요. 장 운동을 자극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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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자전거 운동: 아기의 다리를 자전거 페달 돌리듯 움직이면 장 운동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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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온수 목욕: 따뜻한 물에 아기를 담그면 항문 주위 근육이 이완되면서 배변이 쉬워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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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수분 공급: 생후 6개월 이상 이유식을 시작한 아기라면, 하루 100~150ml의 물을 따로 공급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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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질이 풍부한 음식 제공: 이유식을 먹는 아기라면 사과, 배, 자두, 고구마, 호박 등을 활용해 보세요.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요?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소아과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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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이상 변을 보지 않고 복부가 팽만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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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을 볼 때 심한 통증이나 피가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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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량이 줄고, 구토가 동반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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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평소와 달리 힘이 없고, 활력이 없어요
이러한 경우는 단순한 기능성 변비가 아닐 수 있으며, 기질적인 문제가 없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육아는 조바심보다는 관찰이 먼저입니다
아이의 몸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합니다. 어제 힘들어 보이던 일이 내일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기도 하지요. 부모님의 걱정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며, 그만큼 아기를 세심하게 살펴보고 계시다는 증거입니다. 변비 역시 아이의 성장과 발달 과정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너무 조급하게 걱정하기보다는, 아이의 변을 기록하고, 상태를 관찰해보세요. 필요할 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도 늦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