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호익 목사님의 결혼식 주례사
저의 페친인 허호익 목사님께서 페이스북에 결혼식 주례사를 올려주셨는데, 내용이 너무 좋아 여기에 옮겼습니다. 
 
 
오랜만에 주례를 했고 오랜 시행착오와 우여곡절 끝에 알게 된 ‘결혼의 의미’를 담은 주례사에 대한 반응이 약간 좋아 그 주례사를 공유합니다.
 
허호익 목사님의 결혼식 주례사

 

주례사

 
​먼저 두 분의 결혼을 기뻐하며 축하드립니다.
지금 두 분은 떨리고 흥분해서 주례사가 귀에 들어 오지 않을 것 같은데, 나중에 영상을 보시기 바랍니다. 오랜 시행착오와 우여곡절 끝에 알게 된 결혼의 의미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결혼은 사랑하기 위해서 두 남녀가 한 몸을 이루는 것입니다. 두 사람이 결혼을 통해 한 몸을 이룬다는 것은 신비한 생명을 사귐입니다. 서로 생명을 돌보는, 그리고 둘 사이의 자녀의 생명까지도 보살피는 거룩한 일입니다.
 
어떤 젊은이가 랍비에게 “몸은 하난데 머리가 둘인 샴 쌍둥이는 한 사람입니까? 두 사람입니까?”라고 물었습니다. 랍비가 “쌈 쌍둥이의 한쪽 머리에 꿀밤을 때렸는데, 꿀밤을 맞은 쪽만 아프다면은 두 사람이고, 둘이 다 아프다고 하면 한 사람”이라고 답변했답니다.
​그렇습니다. 부부가 사랑으로 한 몸이 되었다면, 한쪽이 아프면 같이 아파해야 합니다. 유명한 드라마 대사처럼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고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한 몸입니다. 사랑하는 부부가 한 몸이라면, 상대에게 아픔을 주는 것은, 결과적으로 나를 아프게 하는 것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래서 성경에는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는 것이 곧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가르쳤습니다. 다시 말하면 ‘아내가 남편을 사랑하는 것도 곧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결혼을 통해 부부가 한 몸이 되어서 서로의 생명을 돌보려면 상대에게 아픔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결혼 하기로 택한 상대를 내 몸처럼 사랑해야 합니다. 이것은 말처럼 쉽지 않지만, 영혼육 간에 사랑으로 한 몸 이룬 부부에게 주어진 일생의 거룩한 과제입니다.
 
부부가 된다는 것은 천생 배필이 되는 것입니다.
배필은 나눌 배(配)와 짝 필(匹)입니다. 서로 나누어진 두 짝이 만나, 모든 것을 함께 나누며 살아 가라는 하늘이 정해준 짝’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부부는 단짝으로 한 팀이 되는 것입니다. 부부가 한 팀이 되어서 ‘항평생 모든 것을 함께 나누며, 서로 돕고 살아라’고 결혼이라는 제도가 생긴 것입니다.
 
​따라서 부부는 복식 경기 중에서도 혼성 복식팀입니다.
테니스와 같은 복식 경기를 보면 두 선수가 서로 호흡을 맞추기 위해 엄청난 훈련을 합니다. 나중에는 눈빛만 보아도 상대의 의중을 알게 됩니다. 단식 선수의 경우 경기를 하다가 자신이 실수하면 자신에게 화를 내거나 라켓을 집어던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복식 선수의 경기를 보십시오. 그런 일이 전혀 없습니다. 파트너가 실수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한결같이 격려합니다. 짜증을 내거나 화내는 일이 전혀 없습니다. 상대를 완전히 배려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지요.
 
​이처럼 결혼한 부부도 돕는 배필로서 한 팀이기 때문에 아내나 남편의 부족함이나 연약함조차도 받아드리고, 인내하고 서로 격려하면서 환상의 콤비를 이루어가야 합니다. 세상 사람 모두가 편들어주지 않아도 아내는 남편이 편이 되어야 하고, 남편은 아내의 편이 되어야 합니다. 미우나 고우나 둘이 모든 것을 함께 나누는 돕는 배필이 되어 가정을 가꾸고 지키며, 힘을 모아 이 험한 세파를 이겨 나가야 합니다.
 
결혼은 둘이 사랑으로 한 몸, 한 팀이 되어 둘만의 사랑의 새 가정을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오늘부터 두 분은 새 가정을 공동 창업하신 것입니다. 이 창업에 꼭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나 가정을 창업하는 것은 외적으로 집을 구하고 세간살이나 가재도구를 채워 넣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돈으로 호화로운 집(house)을 살 수는 있어도, 행복한 가정(home)은 살 수 없다”는 말을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즐거운 곳에서 날 오라 해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나의 집뿐이네”라는 노래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 가장 편한 곳, 가장 쉴 만한 곳, 가장 행복한 곳, 가장 즐거운 곳, 그런 안식처, 그런 보금자리, 그런 사랑의 둥지를 만들어 가는 것이 결혼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시간 두 분은 이제 이후로 진실하고 성실한 사랑으로 한 몸, 한 팀이 되어서 보란듯이 좋은 가정을 꾸려 가겠다는 절실한 목표를 세우기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우리 신랑 ㅇㅇ 군은 어떤 경우라도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겠다는 절실한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아울러 우리 신부 ㅇㅇ 양도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되겠다는 절실한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두 분의 행복한 가정 창업이라는 목표가 분명하시길 바랍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뒷 모습도 직접 볼 수 없는 불안전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습니다. 서로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인내할 것은 인내해야 하고. 타협도 하고 포기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은 모두 다르고, 남녀는 더욱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부부가 같이 살다 보면 서로 다른 것이 불편하고, 불편함이 쌓이면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부부는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고 각자의 다름을 보완하여 서로를 바로 세우고, 서로를 온전하게 하고, 서로를 빛나게 하고, 서로의 힘을 모아 행복한 가정을 이루어야 하는 것입니다.
결혼은 구체적인 일상 생활입니다.
서로 다른 사람이, 서로 부족한 사람이 일상 생활을 함께 살다 보면 서로 맞지 않는 부분도 많고 때로는 서로에게 화가 나는 일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결혼의 현실입니다.
 
​유치원 여자 아이가 엄마한테 이런 말을 하는 것을 우연히 들었습니다.
“엄마, 나 화날려고 해.” 화가 난다고 물건을 던지고, 울거나 앙탈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 나 화날려고 해”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화가 났을 때 화를 내고, 그리고 화를 푸는 것이 아니라, “화가 날려고 한다”고 속마음을 솔직히 들어내고 진솔한 대화로 문제를 풀어 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두 분도 실제로 살다 보면 화나는 일이 생길 것입니다.
“당신이 그런 말을 하면 내가 화가 날려고 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당신이 그런 행동을 하면 내가 화가 날려고 해”라고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고 문제를 풀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배우자를 화나게 하는 일은 서로가 자제해야 합니다. 꼭 기억하시고, 연습하고 실천하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마침내 화가 날 일이 없는 정다운 부부가 되시길 바랍니다.
 
두 분은 꼭 다정한 부부 되시고 행복한 가정을 꼭 이루시길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