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우리 아이 머리 한쪽이 납작한 것 같아요.”
아기를 처음 키우는 부모님이라면, 이런 고민 한 번쯤 해보셨을 것입니다. 아기의 머리는 출생 후에도 계속 자라기 때문에 형태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중 ‘사두증’은 특별히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상태입니다.
사두증(Plagiocephaly)은 아기의 머리 뼈가 한쪽으로 평평하게 변형되는 두개골 변형입니다. 대부분은 생후 몇 개월 내에 발생하며, 선천적인 구조적 문제보다는 자세에 의한 후천적 요인이 큽니다.
왜 생길까요? – 자세와 사두증의 관계
태어나서 6개월까지는 아기의 두개골이 매우 부드럽고 유연합니다. 이 시기에는 외부 압력에 따라 쉽게 형태가 변할 수 있습니다.
특히 등을 바닥에 대고 눕는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면, 항상 닿는 부위가 평평해질 수 있습니다. 이를 ‘자세성 두개변형’이라고도 부릅니다.
1992년 미국소아과학회(AAP)에서 ‘등으로 재우기(Back to Sleep)’ 캠페인을 시행한 이후, 영아돌연사증후군(SIDS)은 크게 줄었지만, 반대로 사두증의 발생률은 높아졌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처럼 사두증은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외형적 변화로 인해 부모님의 걱정이 많아질 수 있는 상태입니다.
언제 치료가 필요할까요?
사두증은 대부분 경미한 수준에서 자연적으로 회복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전문가의 진료를 고려하셔야 합니다.
- 머리 모양의 비대칭이 생후 4개월 이후에도 뚜렷하게 지속될 때
- 귀 위치가 서로 다르게 느껴질 때
- 아기의 얼굴 비대칭, 턱 위치 차이 등이 나타날 때
- 고개를 한쪽으로만 돌리려 하거나, 목 움직임에 제한이 있을 때
이러한 경우에는 단순한 자세성 문제 외에 ‘근성 사경증’이 함께 있는지 확인해보아야 합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예방법
사두증은 초기 대응만 잘해도 대부분 자연스럽게 좋아집니다. 부모님이 가정에서 해볼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턱돌리기 운동: 아기가 고개를 한쪽으로만 돌리는 경우, 반대 방향을 보도록 유도하며 목 근육을 스트레칭해 주세요.
- 엎드려 있는 시간 늘리기(Tummy time): 하루에 몇 차례, 깨어 있는 동안 짧게 엎드려 있게 하면 목, 어깨 근육 발달은 물론 머리 형태 유지에도 도움이 됩니다.
- 자세 변화 주기: 아기를 안을 때나 눕힐 때, 방향을 자주 바꿔주세요. 수유 시에도 양쪽을 번갈아 하는 것이 좋습니다.
- 시각적 자극 이용: 장난감이나 엄마 얼굴을 다양한 방향에서 보여주면 아기가 머리를 돌리는 연습을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이러한 자세 변화는 생후 4~6개월 이전에 특히 효과가 큽니다. 이후에는 두개골이 점점 단단해지면서 변화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헬멧 치료, 꼭 해야 하나요?
“헬멧을 써야 하나요?”라는 질문도 자주 받습니다.
헬멧 치료(두개 성형 헬멧)는 생후 5~6개월부터 1세 전후까지 적용 가능한 비수술적 치료입니다. 아이의 머리 성장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기를 이용해, 헬멧 안의 공간으로 머리가 자라도록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모든 아기에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는 중등도 이상의 사두증이면서 자세 교정에도 호전이 없을 때 고려합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의 연구에 따르면, 헬멧 치료가 심한 사두증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경미한 경우에는 자연 회복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즉, 조기에 발견하고 자세 교정으로 반응이 있다면 굳이 헬멧을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장에 영향은 없을까요?
사두증 자체는 두뇌 발달이나 인지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심한 경우, 외형적 문제로 자존감이나 사회적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기에 관리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사두증이 지속될 경우 부모님께서 아이의 자세나 목 운동에도 관심을 더 가져주시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마무리하며
사두증은 대부분 자세와 관련된 후천적 문제이며, 조기 발견과 교정으로 충분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머리 모양만 보지 마시고, 아기의 전반적인 움직임과 자세를 함께 살펴봐 주세요.
혹시라도 걱정되신다면 소아과에서 자세 평가와 함께 필요한 경우 물리치료나 헬멧 치료 여부를 상담받아 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