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엄마 모시기, 치매 엄마와 살면서 찾아온 두번째 위기, 경찰이 엄마를 모시고 교회에 찾아온 사연

 

치매에 걸린 엄마와 함께 살아가며, 함께 살면서 느끼는 저의 체험을 이렇게 글로 적어가고 있습니다. 여기 처음 오신 분은 앞서 적었던 첫번째 위기글도 읽어주세요. (☞ 치매엄마 모시면서 찾아온 첫번째 고비, 엄마는 왜 자꾸 짐을 쌀까?)

저는 오남매의 막내입니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남아선호사상 울 엄마도 고스란히 갖고 있구요, 그런 속에서 그래도 막내 딸인 저를 엄마는 좀 특별하게 대해주었습니다. 내리 사랑이라고 딸이지만 막내라 이뻤던 모양입니다.

엄마는 그래서 저에 대한 기대치가 좀 높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 치매에 걸려 함께 살면서도 제가 당신을 좀 더 특별하게 대해주길 바라는 것 같습니다. 딸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만큼 그 기대가 차지 않으면 딸을 너무 힘들게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많이 힘듭니다.

또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산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닌가봅니다. 혼자서 17년을 살던 엄마가 누구와 마음을 맞추고 산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거죠. 거기다 
누구에게나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보니 남이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실제보다 훨씬 많이 부정적으로 느끼는 것 같습니다.그래서 과잉행동, 돌출행동을 해서 사람을 참 당혹스럽게 만듭니다.  

엄마가 어떤 행동을 해도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만 잃지 않으면 엄마와 잘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내가 좀 더 잘 하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나만 견디면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루는 일을 마치고 집에 가려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학교에서 마친 아이들이 집에 들어가지 않고 제가 퇴근하는 시간을 기다려 제 일터근처로 온 것입니다.

“집에 가지 왜 여기러 왔어.”

아이들이 의외의 말을 합니다.

“할머니랑 있는게 너무 힘들어요. 이상한 행동을 하고 하지 말라고 말을 하면 더 하고. 할머니랑 부딪히기 싫어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어요.”

내가 힘든 건 괜찮은데 우리 아이들이 많이 힘들어 하고 있구나..마음이 안좋습니다. 그렇게 그날은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며칠 후 주일입니다. 아동부교사인 저는 아침 일찍 아동부예배를 드리러 교회에 갔습니다. 엄마는 큰 애들과 함께 집에 있었구요. 한참 예배를 드리고 있는 중에 갑자기 교회로 경찰이 찾아왔습니다. 얼마나 놀랐는지... 자초지정을 알아보니 제가 교회에 간 사이 울 엄마 또 짐을 싸서는 무작정 집을 나선 것입니다. 그렇게 무작정 땀을 뻘뻘 흘리며 길을 걸어가는 것을 우리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경찰이 엄마를 알아보고 교회로 모시고 온 겁니다. 

정말 말이 안나오더군요. 경찰아저씨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엄마와 함께 어린이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날 문제는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배를 드리고 난 뒤 아이들과 잠시 이야기를 하는 사이 또 엄마가 보이질 않습니다. 놀래서 찾아보았지만 교회에는 없네요. 

이럴 땐 저희 남편이 우리 엄마를 잘 찾아냅니다.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남편은 차를 끌고 한참을 찾아 나섭니다. 그러고 있는 사이 이번에는 우리 교회 집사님 한 분이이 교회로 쫓아와서는 엄마를 본 곳을 가르쳐 주고 가십니다. 거기에 가보니 울 엄마 또 개나리 봇짐을 양손에 들고 길에 주저앉아 있네요.

치매와 건망증의 차이치매와 건망증은 이렇게 다릅니다.

 



순간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를 합니다. 나만 힘든 것은 괜찮은데 나의 욕심이 다른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있구나...어떻게 하면 좋을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 기도하자. 내 생각보다도 기도해서 하나님께 어떻하면 좋을지 물어보자.


"주님, 제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엄마를 이제는 요양병원으로 모셔야 할 것 같습니다. 주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제 생각이 아니라면 주님께서 저의 생각을 바꾸어 주십시오."

제가 엄마를 좀 닮았습니다. 솔직히 부정하고 싶지만 ㅎㅎ 특히 엄마랑 가장 많이 닮은 점은 일단  한번 결정한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하고야 마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의 생각을 바꾸어 달라고 기도한 것입니다.

예배가 끝나자 남편에게 저의 생각을 모두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러자 울 남편 이렇게 말해주네요.

“아직은 괜찮다.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어머니 상태로 요양병원에 가면 많이 힘들어 하실꺼다. 어머니 치매가 좀 더 진행되어 가족도 모르고 자신도 모를 때 그때 보내드리자.”

남편의 그 말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기도하면서 엄마를 요양병원에 보내려고 마음먹을 때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요. 제 살을 오려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남편의 그 말은 남편의 말이기도 하지만, 꼭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시는 응답으로 들렸고, 그래서 제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남편도 장모님을 모시기 많이 힘이 들텐데요. 남편은 장모님을 위해서 이기도 하지만 아마 딸인 저를 위해서 그렇게 말을 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도 그런 저의 마음을 아셨겠지요. 남편의 말에 저의 근심이 다 사라진 듯 마음이 가볍고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기도로 인해 제 마음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그 전엔 엄마를 위해 제가 엄마를 모시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가 저를 위해 제 옆에 있어 주시는 거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 마음으로 옆에 계신 울 엄마 바라보니 감사하기까지 합니다.

속이 깊은 울 큰딸 이렇게 말을 합니다.

“엄마 아빠는 마음이 하얀사람이여서 아마 외할머니를 보내지 않고 잘 모실 것 같아요.”

그렇게 말하면서 저희 결정에 찬성표를 던져주내요. 이렇게 엄마 모신지 6개월이 되어 맞이한 두 번째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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