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되면 왜 게을러질까?

저희 집에는 중학생이 둘, 고등학생 하나, 초등학생 하나가 있습니다. 모두 성격도 다르고 취미도 다르고 성향도 아주 다릅니다. 그런데 판박이처럼 공통적인 것이 하나 있더군요. 이상하게 중학생만 되면 엄청 게을러진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게을러졌는가 하면요,

1. 일단 주변 청소를 안한다.
정말 이 녀석들 방에 들어가보면 기겁을 합니다. 온데 어질러진 책들이며 옷가지들, 이 속에서 어떻게 저리 태연히 앉아 공부하고 딩굴고 있는지 정말 기가 찹니다.

2. 잘 씻지도 않는다.
우리 딸들 정말 이쁘거든요. 그런데 어떨 때는 며칠간 머리도 감지 않고, 세수도 하지 않은 채 학교갈려고도 하더군요. 왜 그러냐고 물으면 답은 간단합니다. “귀찮아” 또 하는 말은 “여중에 가면 다 그래” 정말 그런가요?

3. 운동하기도 싫어합니다.
초딩 때는 절 끌고 운동하자며 그리 귀찮게 하더니 다이어트 기간 외에는 밖에서 운동하는 꼴을 못봅니다. 하지만 몸매 관리가 필요할 때가 되면 기를 쓰고 운동하더군요.

4. 어떨 때는 밥 먹는 것도 귀찮아 합니다.
그래서 “이구 이쁜 아기 밥먹어야지, 아빠가 떠먹여줄까?” 그러면 입만 쩍 벌린 채 넙죽 넙죽 잘 받아 먹습니다. 그래서 제가 묻죠. “우리 이쁜 아기 몇살?” 그러면 정말 세살박이 아이의 웃음을 지으며 “세 살” 그럽니다.

더 이야기했다간 제 목숨이 위태로운 관계로 여기서 접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생활 태도를 보며 제가 그 친구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니들도 그렇냐? 그 녀석들 엄청 솔직하더군요. 아주 당당하게 “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리곤 제 어릴 적 어떠했는가를 생각해보니 비슷하기는 했어도 저 정도는 아니었다 싶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어릴 때 우리 아이들처럼 부모님께  응석부리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고, 또 이 정도면 거의 쫓겨났지 살아있겠습니까?

 

중학생이 되면 왜 게을러질까?

그래서 관련서적을 찾아보았습니다. 청소년기의 아이들의 특징 하면 우리는  대부분 질풍노도의 시기, 제2의 반항기 등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질풍노도의 시기에 있는 아이들의 내면 속에는 다시금 어린아이로 돌아가고픈 심리적인 충동이 있다고 합니다.

사람은 성장하면서 점점 홀로서기를 해야하는데 이것은 심리적인 불안과 고통을 수반합니다. 그래서 어릴 때 부모님이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던 그 때로 돌아가고 싶은 심리적 충동으로 게을러진다는 것입니다. 게을러서 게으른 것이 아니라 이전 보호받는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서 게을러진다는 것입니다. 일종의 인생에 있어서 과도기를 겪는 것이죠.

이 때 부모님의 태도가 중요하답니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이런 게으름에 경악을 하면서 아이들이 원하는대로 게으름을 대신해줍니다. 어릴 때와 다른 것이 있다면 엄청난 잔소리와 심리적인 압박감을 주면서 대행해준다는 것이죠. 이런 경우 세 가지의 악영향이 미칩니다.

첫째는 아이가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에 아이가 해야할 일을 대행해 줌으로써 홀로서기를 훈련하는 시점을 놓쳐버린다는 것,

둘째는 엄청난 잔소리와 심리적인 압박감을 줌으로써 아이들로 하여금 낮은 자존감을 갖게 하고, 부모와의 불화를 겪게 되는 점

셋째는 이 때문에 아이들이 집에 들어오는 것을 싫어하고 외부로 방황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이들은 사실 자기들이 왜 그러는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저 심리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모든 것이 귀찮고, 이유 없이 하기 싫어지는 것이기에 자신도 스스로 좀 더 부지런해지고 싶고 그러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몸과 마음이 안따라 주는 것이죠. 그래서 부모님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첫째, 절대 대신해주지 말라

앞서도 이야기 했듯이 이것은 아이들이 홀로서기를 해나가는 과정입니다. 그 스스로 이 게으름을 이기도록 도와주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보고 있으면 속에서 천불이 일어나겠지만 이성을 차리고 그저 못본 채 하며 스스로 하도록 내버려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대신해 주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다시 세 살로 급히 돌아가서 더 게을러질 것입니다. 이후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죠.

둘째, 습관을 키울 수 있는 규칙을 정하라

여기는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사용해야 합니다. 일단은 아이와 함께 대화를 해서 지금 아이의 게으름이 갖고 있는 문제를 이야기 한 후 규칙을 정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잘 했을 때에는 용돈을 인상한다든가 하는 식의 당근을 못했을 때에는 패널티를 정해서 실행하는 것입니다. 너무 엄격하게 기계적으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좀 유연하게 융통성을 가지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로 서로 이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는 선에서 하다보면 아이가 부모님이 대신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조금씩 스스로 해나가기 시작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규칙을 정할 때 아이의 동의를 얻는 것입니다. 일방적으로 하면 부작용도 커서 안하니 못한만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셋째, 지속적인 대화를 하며, 사랑을 표현하라

청소년기 아이들의 게으름은 다시 말씀드리지만 홀로서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가져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은 그런 아이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계속해서 대화로 관계를 이어가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또한 “네가 홀로 서더라도 나는 너를 변함없이 사랑한다, 홀로서는 네가 자랑스럽다”는 내용으로 사랑의 표현을 해주게 되면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회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휴~ 아이들이 어릴 때는 이 녀석들 언제나 커서 제 몫을 해줄까 했는데, 이제 다 자랐다 싶은데 또 이런 난관이 있네요. 일단 요즘 저는 부동심을 훈련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어질러진 방을 보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슬쩍 넘겨버릴 수 있는 마음, 잔소리가 목구멍까지 차올라와도 “주여~” 한 번 외치고 외면해 보려는 그런 마음 말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그렇더라도 부드러운 마음으로 네 할일은 네가 해야지 하며, 내가 널 사랑한다는 진심을 보여주는 마음 말입니다. 솔직히 도저히 제 힘으로는 안되기에 오늘도 기도합니다. 하나님 저 좀 도와주세요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