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구, 아기가 침을 많이 흘려서 걱정이 많으시군요. 넷이나 키워보니 아기가 침을 많이 흘리는 모습은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랍니다.
저도 첫째 때 아기가 침을 너무 많이 흘려서 혹시 어디 아픈 건 아닌가, 뭘 잘못 먹은 건가 걱정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기가 침을 많이 흘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의 일부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아기가 침을 많이 흘리는 이유, 혹시 이런 경우는 아닐까요?
아기가 침을 많이 흘리는 데에는 몇 가지 대표적인 이유가 있어요. 우리 아기는 어떤 경우에 해당하는지 한번 살펴보실까요?
1. 구강 발달의 자연스러운 과정
신생아 때는 침샘이 덜 발달해서 침 분비량이 적어요. 그런데 생후 3~6개월 정도가 되면 침샘이 활발하게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침 분비량이 급격히 늘어나게 된답니다. 이때 아기들은 아직 침을 삼키는 근육 발달이 미숙해서 침이 입 밖으로 흘러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손이나 장난감을 입에 가져가는 구강기가 시작되면서 침 분비가 더욱 촉진되기도 합니다. 입안에 이물감이 느껴지면 침샘이 더 활발하게 움직이거든요.
2. 이앓이의 신호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앓이예요. 빠르면 생후 4개월부터, 보통은 6개월 전후로 아기에게 첫 이가 나기 시작하는데요. 이가 잇몸을 뚫고 올라올 때 잇몸에 자극이 가해지면서 침 분비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잇몸이 간지럽고 불편해서 손이나 주변 사물을 입에 넣고 빨기 때문에 침을 더 많이 흘리기도 하고, 열이 나거나 잠투정을 하기도 해요. 이 시기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침을 흘리는 것이 일반적이니 이앓이 시기인지 확인해 보세요. 아기의 잇몸이 붉게 부어오르거나 하얗게 이가 비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3. 감기나 구내염 등 구강 내 염증
아기가 감기에 걸렸을 때도 침을 많이 흘릴 수 있어요. 콧물이나 가래가 목으로 넘어가면서 삼키는 것이 불편해져서 침을 흘리기도 하고, 목 안이 부어서 침을 삼키기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구내염이나 수족구병처럼 입안에 염증이나 물집이 생겼을 때도 통증 때문에 침을 삼키지 못하고 흘리게 됩니다. 이럴 때는 아기가 평소보다 보채거나 잘 먹지 못하는 등의 다른 증상을 동반하니 주의 깊게 살펴보셔야 해요.
4. 알레르기 또는 역류성 식도염
드물지만 특정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침을 많이 흘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새로운 음식을 먹기 시작한 후 침 흘림이 유독 심해졌다면 알레르기를 의심해 볼 수 있어요. 또한, 위식도 역류가 있는 아기들도 침을 많이 흘릴 수 있습니다. 위산이 역류하면서 식도를 자극하여 침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인데요. 이런 경우에는 수유 후 토를 자주 하거나 수유를 거부하는 등의 증상도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아기의 침 흘림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할까요?
영유아 발달 전문가들은 아기의 침 흘림이 대부분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미국 소아과 학회(AAP)에서는 “유아기 침 흘림은 정상적인 발달 단계이며, 특히 이가 나는 시기에 두드러진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침은 단순히 입 밖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입안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소화를 돕는 효소를 포함하며, 구강 내 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거든요.
발달 심리학자 장 피아제(Jean Piaget)의 인지 발달 이론에 따르면, 영유아기는 감각 운동기로, 아기들은 입을 통해 주변 세계를 탐색하고 학습하는 시기입니다. 손이나 장난감을 입에 가져가는 행동은 이 시기의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며, 이러한 과정에서 침 분비가 활발해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존 보울비(John Bowlby)의 애착 이론 관점에서도, 아기가 침을 흘리는 것에 대한 부모의 따뜻하고 안정적인 반응은 아기의 정서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아기의 불편함을 해소해주고 위생을 관리해주는 부모의 보살핌은 아기가 세상을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곳으로 인식하는 데 기여합니다.
우리 아기가 침을 많이 흘릴 때,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걱정만 하고 있을 수는 없죠! 넷째까지 키우면서 제가 터득한 노하우와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몇 가지 관리법을 알려드릴게요.
1. 위생 관리에 신경 써주세요.
아기가 침을 많이 흘리면 턱이나 목 주변 피부가 축축해져서 피부 발진이 생기기 쉬워요. 그래서 항상 깨끗하게 유지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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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받이(침받이) 사용: 부드러운 면 소재의 턱받이를 여러 개 준비해두고 수시로 갈아주세요. 침이 옷에 스며들지 않도록 도와주고, 피부에 직접 닿는 면적을 줄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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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닦아주기: 아기의 턱과 목 주변을 부드러운 가제수건이나 손수건으로 자주 닦아주세요. 이때 너무 세게 문지르지 마시고, 톡톡 두드리듯이 닦아주는 것이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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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습제 바르기: 침독이 오르기 전에 미리 보습 크림이나 로션을 발라주면 피부 보호에 도움이 됩니다. 침독이 이미 올라왔다면 아기 피부에 순한 침독 크림을 발라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2. 구강 위생 관리도 잊지 마세요.
침을 많이 흘리는 시기에는 아기가 손이나 장난감을 입에 가져가는 일이 잦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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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자주 씻기기: 아기의 손을 자주 씻겨주세요. 아기가 손을 빨면서 입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세균을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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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소독: 아기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은 수시로 소독하거나 깨끗하게 닦아주세요. 특히 아기가 입에 넣기 쉬운 치발기 같은 장난감은 더욱 신경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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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몸 마사지: 이앓이 때문에 침을 흘리는 경우, 깨끗한 손가락이나 실리콘 칫솔로 아기 잇몸을 부드럽게 마사지해주면 아기의 불편함을 덜어줄 수 있어요. 시원한 치발기를 물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3. 충분한 수분 섭취를 도와주세요.
침을 많이 흘리면 아기가 탈수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침 분비는 신체 내부의 수분 부족과 직접적인 관련이 적습니다. 오히려 감기 등으로 인해 침을 흘리는 경우라면 발열 등으로 인한 탈수 위험이 있을 수 있으니, 평소처럼 충분한 수유나 수분 섭취를 통해 아기의 컨디션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중요해요.
4. 아기에게 관심을 표현하고 놀아주세요.
아기가 침을 흘린다고 해서 너무 닦기만 하려고 하지 마시고, 아기의 불편함을 공감해주고 안심시켜 주세요. 아기와 눈을 맞추고 웃어주거나, 아기가 좋아하는 놀이를 함께 해주면서 아기의 정서적 안정감을 높여주는 것이 중요해요. 침 흘림으로 인해 신경이 예민해질 수 있는 아기에게 따뜻한 스킨십과 보살핌은 큰 위로가 된답니다.
이런 경우에는 꼭 병원에 가보셔야 해요!
대부분의 침 흘림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간혹 특정 질병의 신호일 수도 있으니 다음의 경우에는 병원에 방문하여 전문가의 진찰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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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침을 흘리는 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을 때: 평소와 다르게 갑자기 너무 많은 양의 침을 흘린다면 다른 원인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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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열, 구토, 설사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될 때: 침 흘림과 함께 아기가 평소와 다르게 아파 보이거나, 열이 나고, 구토나 설사를 하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감기나 다른 감염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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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를 거부하거나 먹는 것에 어려움을 보일 때: 입안에 통증이 있거나 삼키는 것이 어려워서 수유를 거부하는 경우, 구내염 등 구강 내 염증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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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색깔이 변했을 때: 침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거나 평소와 다른 색깔을 보인다면 감염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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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흘림으로 인해 피부 발진이 심해지거나 진물이 날 때: 단순한 침독을 넘어 피부 상태가 심하게 악화된다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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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월수에 비해 침 흘림이 지나치게 오래 지속될 때: 대개 돌 전후로 침 흘림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과도하게 침을 흘린다면 전문가와 상담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랑스러운 우리 아기가 건강하게 자라나는 과정에서 겪는 수많은 변화 중 하나가 바로 침 흘림이에요. 너무 걱정하고 불안해하기보다는, 아기의 성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이해하고 잘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혹시라도 궁금한 점이 있거나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소아과 의사 선생님과 상담하시는 것을 주저하지 마세요. 엄마의 따뜻한 관심과 보살핌 속에서 우리 아기는 오늘도 한 뼘 더 자라고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