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처음부터 모유수유를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현실은 기대와 달랐습니다. 모유가 충분히 나오지 않는 것 같아 불안했고, 수유할 때마다 심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주변에서는 “조금만 더 참아보라”는 말들을 했지만, 어느 날 아기가 한 시간 동안 젖을 빨고도 계속 울자 결국 분유를 타서 먹였고, 아기는 순식간에 조용해졌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안도하는 내 자신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그렇게 나쁜 일일까?’
남편과 긴 대화를 나눈 끝에 결국 모유수유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죄책감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고, 아기가 편안하게 잠드는 모습을 보면서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좋은 엄마’의 기준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모유든 분유든 중요한 것은 아기의 건강과 엄마의 행복이라는 사실을요.
이처럼 모유수유를 시작할 때는 누구나 열의를 가지고 도전하지만, 예상치 못한 여러 가지 이유로 중단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엄마들은 어떤 이유로 모유수유를 중단하게 될까요?
1. 모유량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
모유수유를 지속하기 어려운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는 모유량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아기가 젖을 물고도 계속 보채거나 체중이 늘지 않으면 엄마는 불안해집니다. 전문가들은 “모유량이 부족한 경우는 드물다”고 하지만, 실제로 수유를 하다 보면 모유가 충분한지 의심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직장 복귀를 준비하면서 유축량이 적어지거나, 스트레스와 피로로 인해 모유량이 줄어들면 결국 분유를 병행하게 되고, 점차 모유수유를 중단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유두 통증과 젖몸살
모유수유를 하면 유두에 심한 통증이 생기거나, 유선이 막혀 젖몸살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두가 갈라지거나 상처가 나면 수유 시간이 고통의 시간이 되어 버립니다. 유선염까지 진행되면 고열과 오한이 동반되기도 하며, 이런 경우 모유수유를 지속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3. 아기의 수유 거부
어느 순간 아기가 젖을 물기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유두 혼동’이라고 하는데, 젖병을 함께 사용하다 보면 아기가 젖보다 빠르게 나오는 젖병을 선호하게 되어 수유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이유식을 시작한 후 젖을 덜 찾거나, 엄마의 생리가 다시 시작되면서 모유의 맛이 바뀌어 아기가 거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4. 엄마의 건강 문제
출산 후 몸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갑상선 질환이나 호르몬 변화로 인해 모유량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엄마가 약을 복용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모유수유를 지속할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지속적인 피로와 수면 부족으로 몸이 버티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 우울감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모유수유를 유지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5. 직장 복귀와 사회적 환경
많은 엄마들이 직장 복귀와 함께 모유수유를 중단하게 됩니다. 직장 내 수유 공간이 충분하지 않거나, 유축할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 모유량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중단을 결정하게 됩니다. 또, 모유수유를 지속하고 싶어도 주변의 시선이나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유수유를 중단해도 괜찮습니다
모유가 아기에게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모유수유가 엄마에게 큰 부담이 된다면 그것이 정말 최선일까요? 중요한 것은 아기의 건강과 함께 엄마의 행복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유수유를 중단하는 것이 죄책감이 드는 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엄마도 한 명의 인간이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볼 필요가 있습니다. 모유든 분유든 아기가 잘 먹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아기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엄마, 그 자체로 충분히 좋은 엄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