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대현이

제가 실습하고 있는 어린이집에 대현이라는 갓 돌을 지난 아기가 있습니다. ㅎㅎ 어제 돌잔치를 했다고 하네요. 아침에 애기 엄마가 아이를 맡기면서 어제 돌잔치를 했지만 생일축하하는 예쁜 사진을 찍지 못했다고 오늘 어린이집에서 꼭 좀 찍어주었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하더라구요. 담당 선생님은 그 말을 듣고 걱정하지 말라며, 우리가 멋진 파티를 열어주겠다며 약속했습니다. 엄마가 돌아간 후 아기는 많이 피곤한 지 오전동안 계속을 잠을 자더군요. ㅎㅎ 솔직히 고맙웠습니다. 제가 이날 6명의 아기를 봐야했거든요. 정말 뜨악이었습니다.

이윽고 점심시간, 선생님 한 분이 작은 케이크를 사오고 다른 선생님들은 꼬깔모자도 쓰고 해서 완벽한 생일축하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대현이를 앉히고는 우리 모두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었답니다.

"생일 축하 합니다. 생일.."

"으아아아앙 ~~~~~"

갑자기 대현이가 자지러질 듯이 울어버리는 것이 아닙니까? 우리 모두 놀라서 얼른 아기를 안고 달랬습니다. 제 품에 안기자 금방 울음을 멈추더군요. 그래서 다시 자리에 앉히고 또 생일 축하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랫더니 이번에는 더 큰 소리로 우는 겁니다. 으으아아앙 ... 놀래서 다시 안아주고, 진정되자 또 생일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랬더니 여지없이 또 우는 것입니다. ㅎㅎ

"선생님, 생일축하 노래만 부르면 울어버리네. 도대체 왜 그러지?"

"아이 그래도 선생님 다시 노래 불러봐요. 엄마한테 예쁘게 찍어준다고 장담했는데.."

보니 제일 당황한 선생님은 카메라 담당 선생님이네요. 사진만 찍으려 하면 울어대는 통에 선생님 이마에 땀방울이 맺혀 있습니다. 일단 사진은 찍어야겠기에 우린 다시 한 번 더 생일축하공연을 시도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또 다시 울어대는 우리 대현이.. 우린 어쩔 수 없이 생일축하 공연을 접어야만 했습니다.

제 생각에 우리 대현이 어제 돌잔치 때문에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저는 아이들 넷 중 둘째 빼고는  모두 집에서 식구들과 간소하게 돌잔치를 했습니다. 그래서 변변히 돌사진도 제대로 없습니다. 우리 남편이 아이들 찍어놓은 것이 전부인데, 요즘 새댁들 집을 보니 아이들이 완전 모델이더군요. 스듀디오에서 그렇게 돌기념 앨범과 액자를 만들어, 돌잔치 하는 부페 입구에 떡하니 놓여있는 것을 보면 참 세월이 많이 달라졌구나 하는 것을 느낍니다.

돌잔치 하는 것도 보면 온갖 이벤트를 다하잖아요. 아기도 이쁜 돌복 입고 주어진 순서에 따라 이것저것 연기를 해야하는데, 어른들이야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아기 입장에서 보면 정말 스트레스 받는 일이거든요. 일단 몸에 부자연스런 돌복 입어야 되죠, 거기다 난생 처음 보는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만 쳐다보고 있는데 얼마나 놀라겠어요? 또 아기가 견딜 수 있는 시간을 훨씬 넘겨서 이것 저것 시키니 하긴 해야겠는데 짜증나지요, 힘은 들지요, 잠은 오지요, 배도 고프지요.. ㅎㅎ 정말 스트레스 만땅일 것입니다. 아기를 위한 돌잔치이지만 어찌보면 이제껏 부모님들이 뿌린 봉투 회수하는 시간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에휴~ 우리 대현이 이제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얼굴에 피곤기에 서려 있네요. 평소같으면 어린이집을 휘집고 다닐 시간인데 이렇게 코까지 골며 잠든 모습을 보니 괜시리 마음이 짠합니다.

 

 
 

 

Posted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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