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분위기가 긴장해 있다면 대화는 형식에 흐를 염려가 없지 않습니다. 대화는 피차 허심탄회한 가운데 전개되어야 비로소 실질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조직.단체 등에서 회의의 분위기가 긴장의 연속이라든지, 회의 참석자가 죄를 짓지 않은 죄인 같은 기분이 든다면, 회의의 대화 분위기는 수준 이하에 머물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회의를 할 때 회의를 하는 목적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회의는 생산적이고 능률적이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회의를 하는 목적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참석자 전원에게 어떤 형태로든 진지한 토의 토론의장이 되어야 합니다. 대화의 분위기가 명랑하며 화기까지 감돈다면 금상첨화라 할 것입니다. 참석자라면 누구나 솔직하게 제 뜻과 느낌 또는 의견을 여러 사람 앞에 자유자재로 개진할 수 있어야 하고, 때로는 신랄한 이론적 공방도 있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새로 알게 된 사실을 토대로 자기 주장에 수정을 가할 수 있고, 또 잘못이 드러나면 제 주장을 기꺼이 철회하는 것, 이것이 멋스런 회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집불통보다는 융통성 있는 양보가,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적인 의견 제시가, 반대를 위한 반대보다는 논리 정연한 반론이, 찬성을 위한 찬성보다는 냉철한 문제 분석이, 자신을 지나치게 과신하기보다는 남의 의견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포용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흥분된 감정으로 치닫기보다 차분히 자제한다면, 그만큼 우리는 회의 분위기에 화기를 불어넣고 화합과 전진을 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이해보다 오해가, 이성보다 감정이, 신념보다 의혹이, 선의보다 악의가 더 앞서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나와 남이 만나 우리를 이루니 우리는 언제든 선의에 기반을 두고 허심탄회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통해 모든 문제를 합리적으로 원만하게 해결 처리해 나갈 수 있습니다.
대화는 결과적으로 의사 일치이든 의사 불일치이든 공감을 얻기 위한 수단이요, 나와 남의 의견을 토대로 하여 새로운 의견을 창출하는 과정입니다. 이같은 대화를 합목적으로 이끌기 위해 우리는 우선 대화 분위기 조성에서부터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긴장을 풀어주는 일, 상대편에게 자신감을 주는 일, 공통분모를 찾아 공통기반을 다지는 일, 격의 없는 분위기가 감돌게 하는 일, 각 멤버가 겸허한 자세를 견지하는 일, 때로는 유머와 위트가 깔리고 서로를 너그럽게 감싸는 일 등은 대화 분위기를 확실히 고조시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