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초보 엄마 아빠들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만드는 주제, 바로 아기 엉덩이에 보이는 멍 자국 같은 푸른 반점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려고 해요.
얼마 전, 제게 상담을 요청하신 한 어머님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합니다. “블로거님, 저희 아기 엉덩이에 시퍼런 멍이 들어 있어요. 기저귀 갈 때마다 보이는데, 어디서 부딪힌 건지, 제가 잘못 돌본 건지 너무 속상하고 무서워요.”
어머님의 떨리는 목소리에 제 첫째 아이를 낳았던 날이 떠올랐습니다. 저 역시 아이의 엉덩이와 등허리에 걸쳐 넓게 퍼져있는 푸른 자국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행여나 아픈 건 아닐까,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밤새 잠을 설쳤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답니다.
하지만 넷을 키우고 나니 이제는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네요. 어머님, 그리고 비슷한 걱정을 하고 계실 많은 부모님. 너무 걱정 마세요. 아기 엉덩이의 그 푸른 자국은 대부분 아주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몽고반점’이랍니다.
우리 아기만의 특별한 표식, 몽고반점 이야기
우리나라 아기들의 97% 이상이 태어날 때 이 몽고반점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해요. 정말 흔하죠? 마치 우리 민족의 DNA에 새겨진 약속처럼요.
이 몽고반점의 정체는 사실 ‘색소 세포’입니다. 아기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멜라닌 색소 세포가 피부 표피층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일부가 미처 다 올라가지 못하고 피부 깊은 곳, 진피층에 머무르면서 푸르스름한 반점처럼 보이는 것이죠. 피부 속 깊은 곳에 색소가 있다 보니 우리 눈에는 파란색, 회색, 혹은 짙은 갈색으로 보이게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이 몽고반점을 삼신할머니가 아기를 세상에 내보내기 위해 “얼른 나가거라!”하고 엉덩이를 찰싹 때린 자국이라고 믿었대요.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아기에게 보내는 사랑의 손자국이라니, 정말 정겹고 따뜻한 이야기가 아닌가요?
전문가가 말하는 몽고반점,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요?
물론, 부모의 마음은 늘 노심초사하기 마련이죠. 저 역시 ‘정말 괜찮은 걸까?’ 하는 마음에 소아청소년과 의사 선생님께 몇 번이고 여쭤봤던 기억이 납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은 몽고반점에 대해 “대부분의 몽고반점은 아기의 성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양성 색소 질환”이라고 설명합니다. 보통 엉덩이나 등허리 부분에 생긴 전형적인 몽고반점은 아이가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옅어지기 시작해, 만 4~5세 무렵에는 거의 사라지고 늦어도 13세 이전에는 완전히 없어진다고 해요.
실제로 제 아이들도 돌이 지나면서부터 눈에 띄게 옅어지더니, 유치원에 들어갈 무렵에는 언제 있었냐는 듯 뽀얀 엉덩이가 되었답니다.
다만, 부모님께서 한 가지 기억해두시면 좋을 점이 있어요. 바로 ‘이소성 몽고반점’입니다.
엉덩이가 아닌 다른 곳에 생긴 푸른 반점, ‘이소성 몽고반점’
만약 아기의 푸른 반점이 엉덩이나 등이 아닌 팔, 다리, 손등, 발등, 심지어 얼굴에 있다면 이는 ‘이소성 몽고반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소성’이라는 말은 ‘제자리가 아니다’라는 뜻이에요.
이소성 몽고반점은 일반적인 몽고반점과 달리, 성인이 되어서도 사라지지 않고 평생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색이 진하거나, 경계가 뚜렷하거나, 여러 개가 뭉쳐서 나타나는 경우라면 자연적으로 사라질 확률이 더 낮아진다고 해요.
피부과 전문의들은 “이소성 몽고반점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콤플렉스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눈에 잘 띄는 부위에 있거나 색이 매우 짙다면 조기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특히 아기 때는 피부가 얇고 색소의 깊이가 얕아 성인보다 훨씬 적은 횟수의 레이저 치료로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보통 생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으니, 만약 아이의 반점이 이소성 몽고반점으로 생각된다면 소아청소년과나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치료 계획을 세워보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멍과 몽고반점, 어떻게 구분할까요?
그래도 ‘혹시 진짜 멍은 아닐까?’ 걱정되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구분법을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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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의 변화를 관찰하세요: 멍은 시간이 지나면서 붉은색, 보라색, 파란색, 녹색, 노란색으로 색이 변하며 점차 옅어집니다. 하지만 몽고반점은 시간이 지나도 색의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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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러보세요: 멍든 곳은 누르면 아기가 아파하거나 불편한 기색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몽고반점은 아기가 전혀 통증을 느끼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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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확인하세요: 멍은 대부분 경계가 불분명하게 퍼져있는 모양이지만, 몽고반점은 비교적 경계가 명확한 편입니다.
이 세 가지만 기억하셔도 멍과 몽고반점을 구분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으실 거예요. 하지만 반점의 크기가 갑자기 커지거나, 여러 부위에 동시다발적으로 생기거나, 아이가 유난히 보채고 아파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랑스러운 우리 아기,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느 한 곳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지요. 엉덩이의 푸른 반점은 대부분 우리 아기가 건강하게 세상에 태어났다는 사랑스러운 증표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의 따뜻한 눈길과 사랑 속에서 아이의 몸과 마음이 자라나듯, 그 반점도 시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질 테니까요.
오늘 저의 이야기가 어머님들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렸기를 바랍니다. 네 아이를 키운 엄마의 마음으로, 세상의 모든 부모님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