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도 어린이날이 있다?
– National Children’s Day의 의미와 유래,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한국에서 5월 5일은 어린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특별한 날입니다. 그런데 종종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미국에는 어린이날이 없대요.” 과연 사실일까요?
팩트체크를 해보면, 미국에도 분명히 어린이날이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존재할 뿐입니다.
1. 미국 어린이날의 기원: 목사 한 사람의 따뜻한 시도에서 시작되다
미국에서 어린이날(National Children’s Day)의 기원은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856년, 매사추세츠주 첼시(Chelsea)에 있던 한 목사 찰스 레너드(Rev. Charles Leonard)는 어린이를 위한 특별한 주일 예배를 드리기로 결심했습니다.
당시 그는 이 날을 “로즈 데이(Rose Day)”라고 불렀으며, 이후 “플라워 선데이(Flower Sunday)”로 불리다가 점차 “Children’s Day”라는 이름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날은 초기에는 교회 중심의 행사에 불과했고, 연방 정부 차원에서 정해진 공식 기념일은 아니었습니다.
2. 지금의 미국 어린이날: 매년 6월 둘째 주 일요일
오늘날 미국에서 National Children’s Day는 매년 6월 둘째 일요일에 기념됩니다.
이 날은 연방 공휴일은 아니지만, 많은 가정과 지역 공동체, 교회, 학교, 비영리단체 등에서 어린이의 소중함과 권리를 되새기는 다양한 활동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 가족 중심의 나들이나 특별 식사
- 교회나 커뮤니티 센터에서 열리는 축제와 놀이마당
- 아동 복지를 위한 자선 행사나 기부 캠페인
- 도서관에서의 어린이 독서 캠페인
- 학교 차원의 특별 수업이나 편지쓰기 이벤트 등
하지만 이 날은 국가 전체가 하나로 모여서 기념하는 ‘전국적인 축제일’의 형태는 아닙니다. 그래서 종종 한국인에게는 미국에는 어린이날이 없다고 오해되기도 합니다.
3. 법정 공휴일이 아닌 이유는?
그렇다면 왜 미국의 어린이날은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았을까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배경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 기념일이 너무 많다: 미국은 ‘Mother’s Day(어머니의 날)’, ‘Father’s Day(아버지의 날)’, ‘Grandparents’ Day(조부모의 날)’ 등 가족 중심의 기념일이 매우 많습니다. 따라서 어린이날도 그 중 하나로 문화적 의미는 있지만, 반드시 공휴일로 지정하지는 않았습니다.
- 지역 분권적 성향: 미국은 연방제 국가이기 때문에 공휴일의 지정도 주 단위로 분산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일부 주나 커뮤니티에서 자율적으로 어린이날을 기념할 수는 있어도, 전국적인 연방 공휴일로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역사적으로 지정된 우선순위: 미국의 공휴일은 주로 역사적 사건(독립기념일, 추수감사절 등)이나 군인 추모, 노동 관련 이슈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어린이날은 비교적 후순위로 밀린 셈입니다.
4. 세계 어린이날도 따로 있다
흥미롭게도 미국에서는 ‘World Children’s Day(세계 어린이날)’도 일부 단체에서 기념합니다.
이 날은 유엔(UN)이 제정한 날로, 11월 20일이며 아동 권리 선언과 유엔아동권리협약을 기념하는 국제적인 날입니다.
미국에서도 일부 학교나 비영리단체에서는 이 날을 기념하며, 아동의 권리와 복지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합니다.
결론: 어린이날은 존재하지만, 다르게 존재한다
미국에도 분명히 어린이날은 존재합니다. 단지 공휴일이 아니고, 중앙 정부가 주도하지 않을 뿐입니다.
한국처럼 온 국민이 쉬고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날은 아니지만, 미국의 어린이날은 가정과 지역 중심의 따뜻한 기념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만약 미국에 사는 누군가가 “여긴 어린이날이 없어”라고 말한다면, 이렇게 말해보세요.
“있어요. 6월 둘째 주 일요일이에요. 다만 우리가 아는 방식은 아니지만요.”
참고 사이트
- National Children’s Day – CDA Council
- Calendarr.com – National Children’s Day in the U.S.
- United Nations – World Children’s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