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백일잔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특히 첫아기라면 더욱 고민이 많으시겠지요. “요즘은 다 생략한다는데,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참 많이 받습니다.
함께 차근차근 풀어가보겠습니다.
백일잔치의 의미: 아기와 부모 모두를 축하하는 날
백일잔치는 단순한 파티가 아닙니다.
고대에는 신생아 사망률이 높았기에, 아기가 백일을 건강하게 넘긴 것만으로도 큰 축복으로 여겼습니다. 백일은 ‘생존’을 넘어 ‘건강한 성장’의 첫 번째 이정표였던 것이지요.
오늘날에는 의료기술이 발전하여 예전만큼 생사를 걱정하지는 않지만, 아기를 처음 키워본 부모에게 이 100일은 여전히 쉽지 않은 여정입니다. 수면 부족, 모유수유의 어려움, 아기의 작은 감기에도 긴장하는 하루하루를 보낸 끝에 맞이하는 백일은, 아기만이 아니라 부모님 자신을 격려하는 기념일이기도 합니다.
소아과 전문의 Dr. T. Berry Brazelton은 초기 애착 형성과 부모-아기 간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 초기 시기 동안 부모와 아기가 함께 만들어낸 성장은 작은 축하를 넘어서 아이의 정서적 안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백일잔치, 꼭 거창하게 해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부담을 느끼실 필요는 없습니다.
과거에는 친척과 이웃 모두를 초대해 큰 잔치를 열었지만, 요즘은 가족끼리 조용히 보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제 넷째 아이 때는 팬데믹 상황이어서, 집에서 가족들끼리만 소박하게 케이크를 자르고, 사진을 남겼습니다.
아이와 가족에게 의미가 있다면, 형식은 자유로워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할 수 있다면, 아기의 성장과 부모님의 노력을 축하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소소한 이벤트라도 마련해주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부모님께도 ‘나는 정말 잘하고 있구나’ 하는 작은 인정이 필요하니까요.
백일잔치 준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초조하게 큰 준비를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래 기본만 체크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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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 요즘은 스튜디오 촬영을 미리 예약하기도 하고, 집에서 셀프로 촬영하기도 합니다. 아기의 백일 무렵에는 아직 목을 완전히 가누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니, 아기의 상태를 봐서 무리가 되지 않는 포즈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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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차리기: 전통 백일상에는 백설기, 수수팥떡, 과일, 미역국 등이 올라갑니다. 꼭 전통 형식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백설기 하나만 있어도 마음은 충분히 전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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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 준비: 전통 한복을 입히기도 하고, 귀여운 드레스나 턱시도 컨셉 의상을 입히기도 합니다. 편안한 옷이 우선이니, 아기가 답답해하지 않는 스타일을 고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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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손님 결정: 가족 외 친척이나 친구를 초대할지 결정합니다. 이때는 아기의 컨디션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세요. 특히 RSV 바이러스나 감염 우려가 있는 계절이라면 소규모로 조정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잔치보다 중요한 것: 아이의 컨디션
간혹 백일잔치 준비에 몰두하다 보면 아기의 컨디션을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기에게 가장 좋은 백일잔치는 ‘편안함’입니다.
평소보다 울음이 많거나, 체온이 높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이면 과감히 행사를 축소하거나 미루셔도 괜찮습니다.
심리학자 존 볼비(John Bowlby)의 애착이론에 따르면, 아이는 양육자의 민감하고 일관된 반응을 통해 기본 신뢰감을 형성합니다.
결국 부모님의 ‘아이 중심’ 배려가 아이 성장에 가장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작은 백일잔치, 큰 추억이 됩니다
돌이켜보면 저 역시 첫째 때는 스튜디오 촬영에, 음식 준비에, 초대 명단 정리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넷째 아이 때는 조용히 가족끼리 웃으며 촛불을 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따뜻한 기억이 되더군요.
백일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아닙니다.
우리 아이가 건강하게 자란 감사, 그리고 부모님 스스로에게 보내는 격려입니다.
방식이 어떻든, 여러분만의 특별한 하루가 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