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인수인계 강요,
“회사를 떠났는데, 사장이 전화해서 다시 나오라고 합니다. 받아야 하나요?”
이런 황당한 사연, 드라마 속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 벌어진 일입니다.
한 여성 디자이너가 3년 동안 작은 회사에서 궂은일 마다 않고 성실히 일해왔습니다. 경력만 20년. 그런데 그녀의 고된 일상은 ‘낙하산 신입’이 들어오면서 완전히 뒤집혀 버렸습니다. 22세의 젊은 여성. 그런데 출근 첫날, 사장이 이렇게 말합니다. “사실은 내 딸이야. 봐주지 말고, 일도 팍팍 시켜.”
하지만 문제는, 이 딸이 디자인 업무는커녕 기초적인 컴퓨터 작업조차 못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과거 유튜브를 하다 실패한 후, 특별한 경력 없이 아버지의 회사에 들어온 것이죠. 결국 20년 경력의 선배 직원은 신입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일대일 과외를 해야 했습니다.
💼노력 끝에 돌아온 건 ‘연봉 차별’
고된 업무와 감정 노동을 견디며 버티던 제보자에게 또 다른 충격이 찾아옵니다. 연봉 협상 시즌, 사장은 말합니다.
“요즘 회사가 어려워서 연봉 못 올려줘. 내년엔 꼭 올릴게.”
그러던 중, 우연히 경리 부서의 문서에서 신입의 연봉을 확인하게 됩니다. 신입과 본인의 연봉이 동일하다는 사실을 알고, 처우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회사 동료들에게 알려 함께 부당함을 토로하려 했지만, 돌아온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작은 회사 중에 안 그런 데가 어딨어.” “난 애 학원비 벌어야 해서…” 그런데 이 회사에는 이 직원만 모르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한 동료가 조심스레 털어놓습니다. “여기 우리 모두, 사장의 친인척이야. 너만 예외였어.” 15명의 직원 중, 유일하게 ‘공채’로 들어온 사람이 본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충격을 받은 제보자는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제보자는 성실히 인수인계를 마치고 퇴사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일이라는 것이 쉽게 익혀지는게 아니다 보니 다음날 사장이 전화해 버럭 소리를 지르며 말합니다. “도대체 뭘 가르친 거야! 당장 나와!” 일을 못 하겠다며 도움을 청한 것도 아니고, “시간제 알바라도 나와서 다시 가르치라”는 요구. 이건 도를 넘은 행동 아닐까요?
💡 퇴사 후 ‘인수인계’ 요구, 응해야 하나요? 이렇게 퇴사 후에 회사에서 인수인계를 이유로 다시 출근하라고 요구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퇴직 후라면 법적인 인수인계 의무는 없습니다.
박지훈 변호사는 이에 대해
“인수인계는 법적 의무가 아닌, 직업적 윤리 차원의 문제입니다. 퇴직한 직원에게 법적으로 다시 나오라고 요구할 권리는 없습니다.”
그리고 양지열 변호사 역시
“디자이너 외에 포장, 청소, 식사 준비까지 했다는 것은 근로계약 범위를 명백히 넘어선 것인데, 퇴사 후 알바를 강요하는 것도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이 사례의 핵심 법률 포인트 3가지
퇴사 후 출근 강요는 불법입니다.
퇴직 후 회사로부터 나와 달라는 요청은 강요일 뿐입니다. 응할 법적 책임은 전혀 없습니다.
또한 관련 업무 능력이나 경력 없이 사장의 딸이라는 이유로 동일한 급여를 받는다면, 이는 ‘합리적 기준 없는 차별’로 불공정 임금 구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불공정한 인사·승진은 ‘직장 내 차별’ : 가족과 지인 위주의 채용과 업무 배분은 공정한 근로환경을 해치는 요소로, 심할 경우 직장 내 괴롭힘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노동청 진정 또는 상담: 퇴직 전이라면 노동청에 부당한 업무지시와 차별대우에 대해 진정을 넣을 수 있습니다.
내용증명 발송: 퇴사 후 출근 요구가 지속된다면, “퇴사로 인해 고용계약은 종료되었음을 알리고,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는 내용을 내용증명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전화·문자 차단: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도록 법적 조치를 취하되, 필요 시 연락 수단을 차단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마무리하며
이 사례는 단순한 ‘가족회사’의 문제가 아닙니다. ‘경력’을 무시당한 노동자, ‘합리적 기준 없는 보상’, ‘업무 외 다른 일 강요’, 그리고 ‘퇴사 후 갑질’. 안타까운 것은 이 모든 것들이 오늘날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실입니다.
일을 잘하고도 박수 한 번 못 받는 세상에서, 여러분의 노력은 헛되지 않도록 반드시 기록하고, 말하고, 행동하세요. 그게 우리 모두를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위 글은 JTBC 사건반장 ‘[별별상담소] 퇴사 다음날 당장 나와!”낙하산’ 뽑고 버럭, 사장은 왜?’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내용을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