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아들을 배려하는 담임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한 사연
제가 부산에서 살다 경상남도의 중소도시인 양산으로 이사하면서 가장 크게 걱정한 것이 바로 아이들의 교육 문제였습니다. 아무래도 부산이라는 대도시와 지방의 작은 중소도시는 교육환경도 그렇지만 아이들의 진학에 대한 열의 등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정작 와서 보니 중학교까지는 그리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도리어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학업에 대한 부담이 덜어서 그런지 울 아이들 학교 생활을 좀 즐기고 있는 편입니다. 물론 공부는 조금 덜합니다마는 학교 가는 것을 재밌어하는 점에서는 도리어 더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산보다 훨씬 나은 것이 있는데 바로 급식입니다. 급식이 그리 잘 나온답니다. 저녁에 함께 가족이 모여 식사할 때 울 막내와 아내 여지없이 반찬 투정을 하네요. 그러면서 오늘 급식은 돈까스가 나왔느니, 오리불고기가 나와서 행복했다느니, 소고기 국에 소고기가 얼마나 많이 들었는데, 그래서 세 그릇을 먹었다는 둥..그렇게 제 비위를 긁어댑니다.
오늘은 거의 먹으러 학교 가는 우리 아들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울 아들, 정말 담임선생님 복이 없는 아이입니다. 부산에 있을 때 6년 동안 그 학교에서 가장 빡세게 공부시키는 선생님, 가장 무서운 선생님, 제발 담임이 안되었으면 하는 선생님만을 담임선생님이 되었답니다. 그러니 학교가 그리 재밌질 못했죠. 워낙 범생이라 선생님 눈밖에 나는 행동을 하지는 않지만 선생님 성향과 맞지 않아서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답니다.
그런데 여기 중학교에 오니 드뎌 마음에 맞는 담임선생님을 만났습니다. 1학년 때도 참 자상한 분이었는데, 2학년 때는 더 자상한 정말 친절한 담임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이번에 울 아들 수학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여기 양산시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수학여행 경비를 모두 지원해준답니다. 저도 이야기는 들었지만 설마 했거든요. 그런데 울 아들 선생님에게 불려가더니 아빠의 직업과 이런 저런 사정을 다 듣고는 수학여행 경비를 지원해주겠다고 제게 알려왔습니다. 그 말을 듣고는 솔직히 고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걱정도 되더군요. 울 아들 한창 사춘기인데 혹시 상처받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그런데 며칠 뒤 선생님에게 단체 문자가 왔습니다. 수학여행이 다가오니 내일까지 수학여행 경비를 입금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당황스럽더군요. 혹시 사정이 바뀌었나 싶구요. 갑자기 돈을 마련하려니 한숨도 나오구요. 선생님께 전화로 확인해볼까 고민도 되구요. 그런데 갑자기 아이 담임선생님이 직접 전화를 주셨습니다.
“뚱이 어머니, 많이 놀라셨죠. 사실은 학급 아이들 모두에게 보내는 문자인데, 괜시리 누구에게는 가고 누구에게는 안가고 하면 아이들이 상처 받을까봐 일단 모든 부모님들께 다 문자를 드렸어요. 그리고 뚱이 어머님께서 또 놀라실까봐 따로 전화드리는 겁니다. 뚱이 수학여행비는 이미 학교에서 다 지원이 되어 처리가 되었으니까 염려하지 마세요. 놀라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얼마나 놀랐는지요.. 다행이다 싶기도 하구요. 그런데 정말 우리 아들 담임선생님 친절하시죠? 아이가 혹시나 상처 입을까봐 이렇게 세심하게 마음을 쓰십니다. 저녁에 아들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울 아들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엄마, 우리 선생님 여기 오시기 전에 다른 지역에 계셨거든. 그런데 그 학교에서 맡은 아이 중에 정말 어려운 아이가 있어 가정방문을 했는데 정말 여기서 어떻게 사나 싶더래. 그래서 손수 종량제 봉투 사와서 청소를 했는데 20리터로 10봉투가 나오더래. 우리 선생님 정말 대단하지? 이거 이번에 전학온 애가 우리 선생님이랑 이전에 같은 학교에 있었는데, 우리에게 이야기해주더라.”
울 아들 이렇게 선생님의 세심한 배려 덕에 수학여행 잘 마치고 돌아왔답니다. 수학여행 다녀와서 울 아들 우리 가족들에게 몰매 맞기는 했지만요. 이유가 궁금하시다구요? 그럼 아래 링크 글 읽어보세요.
by 우리밀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