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는 우리 첫째가 동생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그 과정에서 겪을 혼란을 어떻게 감싸안아야 할지 고민이 많으시지요?
저 역시 연년생부터 터울 있는 아이들까지 줄줄이 동생을 맞이하게 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특히 아이가 동생을 질투하며 퇴행현상을 보일 때는 난감하더군요. 오늘은 제 경험과 아동 심리 전문가들의 견해를 바탕으로, 우리 아이의 마음을 다독이며 아이의 질투를 극복하는 방법, 질투 대처법을 차근차근 이야기해 드릴게요.

1. 동생이 생긴 첫째 아이의 심리 이해하기
1) 폐위된 왕의 비애
혹시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라는 심리학자를 들어보셨나요? 개인심리학의 창시자인 그는 첫째 아이가 동생을 볼 때 느끼는 감정을 ‘폐위된 왕(Dethroned King)’에 비유했습니다.
가. 상실감의 크기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왕좌에서 내려와, 그 사랑을 나누거나 빼앗겼다고 느끼는 상실감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입니다. 어떤 전문가는 이 스트레스가 마치 ‘배우자가 바람을 피워 첩을 데리고 들어왔을 때의 충격’과 맞먹는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아이가 떼를 쓰거나 갑자기 안 하던 행동을 하는 것은 단순히 심술이 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존과 사랑을 확인받기 위한 절박한 몸부림이라는 점을 먼저 이해해 주셔야 합니다.
나. 어린이집 등원과 유기 불안 특히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섬세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자칫하면 아이는 “엄마가 아기를 보려고 나를 어린이집으로 내쫓는다”라고 오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출산 전후, 엄마가 꼭 해야 할 준비
1) 등원 시기 조절과 환경의 변화 최소화
가. 등원 타이밍의 중요성 만약 첫째가 아직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는데 출산에 맞춰 보내려 하신다면, 시기를 조절하셔야 합니다. 동생이 태어나는 시점과 입소 시점이 겹치면 아이는 100% ‘유기감’을 느낍니다. 출산 최소 2~3달 전에 미리 보내 적응을 마치게 하거나, 상황이 허락한다면 출산 후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뒤에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나. 일상의 루틴 유지하기 이미 어린이집을 잘 다니고 있는 아이라면, 동생이 태어난 후에도 등하원 루틴을 최대한 유지해주세요. “아기 때문에 엄마가 못 데려다줘”보다는, 할머니나 아빠의 도움을 받더라도 기존의 생활 패턴을 지켜주는 것이 아이에게 안정감을 줍니다.
2) 아기 존재 알리기와 기대감 심어주기
가. 태담 함께 나누기 저는 넷째를 임신했을 때, 셋째 아이의 손을 배에 얹고 자주 태담을 했습니다. “동생이 형아 목소리 듣고 싶대,” “형아처럼 멋진 어린이가 되고 싶대”라며 첫째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말을 해주세요. 이는 동생을 경쟁자가 아닌 ‘내가 돌봐줘야 할 존재’로 인식하게 돕습니다.
3. 동생이 태어난 후 실전 대처법 (아기 넷 엄마의 노하우)
1) 퇴행 행동에 대한 현명한 대처
가. 퇴행은 자연스러운 방어기제 동생이 생긴 후 갑자기 대소변을 못 가리거나, 젖병을 다시 빨려고 하거나, 혀 짧은 소리를 내는 ‘퇴행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저의 둘째도 셋째가 태어나자 멀쩡히 가리던 기저귀를 다시 찾았답니다. 이때 절대 야단치시면 안 됩니다.
나. 충분한 욕구 충족시켜주기 “너는 형아니까 그러면 안 돼”라는 말 대신,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세요. “우리 OO이도 아기가 되고 싶었구나? 그래, 엄마가 한번 안아줄게.”라며 잠시 아기 취급을 해주며 욕구를 채워주면, 아이는 금세 충족감을 느끼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2) 첫째와의 1:1 데이트 시간 확보 (Qualitiy Time)
가. 하루 10분의 기적 아기가 잠든 사이, 혹은 아빠가 아기를 보는 짧은 시간 동안 첫째에게 온전히 집중해 주세요. 저는 아이가 넷이다 보니 이 시간이 정말 부족했지만, 하루 15분이라도 첫째와 눈을 맞추고 “엄마는 여전히 너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라고 말하며 스킨십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나. 어린이집 하원 후의 의식 어린이집에서 돌아왔을 때가 가장 중요합니다. 아기가 울고 있더라도 잠시 내려놓고, 하원한 첫째를 가장 먼저, 아주 격하게 반겨주세요. “우리 큰아들 왔어! 엄마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라고 안아주는 그 짧은 순간이 아이의 하루 불안을 잠재웁니다.
3) 육아의 파트너로 인정해주기
가. 작은 심부름으로 소속감 부여 아이에게 기저귀를 가져오게 하거나, 로션을 바를 때 도와달라고 부탁해 보세요. 그리고 “와, 형아가 도와줘서 동생이 정말 기분이 좋은가 봐. 역시 형밖에 없네!”라고 칭찬해 주세요. 아동 심리학자 위니코트가 강조한 ‘충분히 좋은 엄마’는 아이의 자율성을 지지해 주는 엄마입니다. 아이가 동생을 돌보는 데 기여했다고 느끼면 질투심은 자부심으로 바뀝니다.
4. 어린이집 선생님과의 협력
1) 가정의 변화 알리기
가. 키즈노트나 알림장 활용 어린이집 선생님께 동생이 태어나서 아이가 심리적으로 불안할 수 있음을 미리 알리세요. 집에서 동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원에서 친구를 밀치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선생님이 이 상황을 이해하고 아이를 좀 더 따뜻하게 격려해 줄 수 있도록 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 원에서의 칭찬 유도 선생님께 부탁드려 “집에서 동생을 잘 돌봐준다면서? 정말 멋지다”라는 칭찬을 원에서도 들을 수 있게 해주세요. 가정과 원의 일관된 지지와 칭찬은 아이의 자존감을 지키는 가장 큰 방패가 됩니다.
어머니, 지금 겪고 계신 이 혼란스러운 시기는 영원하지 않습니다. 첫째가 동생을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이 넷을 키워보니, 처음에 그렇게 질투하고 꼬집던 아이들도 어느새 서로가 없으면 못 사는 가장 친한 친구가 되더군요.
지금 아이가 보여주는 질투와 투정은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 간절한 신호입니다. 그 신호를 외면하지 마시고, 따뜻한 눈맞춤 한번 더, 따뜻한 포옹 한번 더 해주세요. 엄마의 사랑이 변함없다는 확신만 있다면, 우리 아이는 멋진 형님, 누나로 성장할 것입니다.
힘든 육아지만, 두 아이가 나란히 잠든 모습을 보면 그 어떤 보석보다 빛나는 행복을 느끼실 거예요. 오늘도 치열한 육아 현장에 계신 어머니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혹시 첫째 아이가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보여서 걱정이신지, 댓글로 남겨주시면 더 자세한 대처법을 함께 고민해 드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