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엄마들이 가슴 한구석에 늘 품고 있지만, 정작 돌볼 여유는 없었던 ‘엄마의 자존감‘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요.
넷째까지 낳아 키우면서 제가 깨달은 건, 육아의 기술보다 중요한 건 결국 ‘엄마의 마음 상태’라는 점이었어요.
오늘 이 글이 육아에 지친 여러분의 마음에 따뜻한 위로와 단단한 이정표가 되길 바랍니다.

엄마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진짜 나’를 마주하기
완벽주의라는 이름의 덫에서 벗어나기
아이 넷을 키우다 보니 초기에는 ‘모든 아이에게 공평하고 완벽한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정말 심했어요. 하지만 완벽하려는 마음이 커질수록 제 자존감은 바닥을 쳤죠. 작은 실수에도 자책하게 되고, 남들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깎아내리기 일쑤였습니다.
심리학자 도널드 위니콧(Donald Winnicott)은 ‘완벽한 어머니(Perfect Mother)’보다 ‘적절한 어머니(Good enough Mother)’가 아이에게 훨씬 유익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엄마가 모든 욕구를 즉각적으로 해결해주는 완벽함보다는, 가끔은 실수도 하고 부족함도 보이며 아이가 세상의 좌절을 적절히 경험하게 돕는 것이 아이의 독립심을 키워준다는 것이죠.
비교는 자존감의 가장 큰 적입니다
요즘은 SNS를 통해 다른 엄마들의 화려한 일상을 너무나 쉽게 접하게 됩니다. 정갈하게 차려진 유아식, 깨끗한 집안, 교구가 가득한 아이 방을 보며 ‘나는 왜 이럴까’라는 자괴감에 빠지기 쉽죠. 하지만 기억하세요. 화면 너머의 모습은 그들의 인생 중 가장 빛나는 1초일 뿐입니다.
심리학의 거장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인간의 열등감이 성장의 동력이 될 수도 있지만, 그것이 타인과의 비교에 매몰될 때 ‘열등감 콤플렉스’로 변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자존감은 타인과의 비교가 아닌, ‘어제의 나’보다 얼마나 더 성숙해졌는지를 살필 때 비로소 단단해집니다.
엄마의 자존감이 아이에게 미치는 심리적 유산
정서적 전염: 엄마가 웃어야 아이도 웃습니다
제가 셋째를 낳고 극심한 육아 권태기에 빠졌을 때, 신기하게도 아이들이 유독 예민하게 굴고 자주 울더라고요. 처음에는 아이들이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제 불안과 낮은 자존감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고 있었던 거예요.
발달심리학자 에릭 에릭슨(Erik Erikson)에 따르면, 영유아기 아이들은 주 양육자와의 관계를 통해 세상에 대한 ‘기본적 신뢰감’을 형성합니다. 엄마가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고 불안해하면, 아이는 세상을 불안한 곳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즉, 엄마의 자존감은 아이의 정서적 토양과도 같습니다.
자존감 높은 엄마가 독립적인 아이를 만듭니다
자존감이 낮은 엄마는 종종 아이의 성취를 자신의 가치와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거나 칭찬을 받으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는 것 같고, 아이가 말썽을 피우면 마치 자신이 실패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것이죠. 상담 전문가들은 이를 ‘심리적 융합’이라고 부릅니다.
자존감이 건강한 엄마는 아이와 자신을 분리할 줄 압니다. 아이의 실패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지지해줄 수 있는 여유는 오직 엄마의 단단한 자존감에서 나옵니다.
실생활에서 실천하는 엄마 자존감 회복 프로젝트
‘나’만을 위한 최소한의 시간 확보하기
넷째를 키우며 제가 사수한 원칙 하나는 ‘하루 30분은 오로지 나로 살기’입니다. 아이들이 잠든 후나 이른 새벽,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일기를 쓰거나 좋아하는 책을 읽는 시간이죠. 이 시간만큼은 ‘누구의 엄마’가 아닌 ‘본래의 나’로 머뭅니다.
이는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과도 맥을 같이 합니다. 현재의 감정을 온전히 수용하고 자신을 다독이는 시간은 뇌의 전두엽을 활성화해 감정 조절 능력을 높여줍니다.
긍정적인 자기 암시와 확언 활용하기
거울을 볼 때마다 “오늘도 고생 많았어”, “너는 충분히 좋은 엄마야”라고 소리 내어 말해보세요. 처음에는 어색할지 몰라도, 우리 뇌는 반복되는 정보를 진실로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습니다.
인지치료의 창시자 아론 벡(Aaron Beck)은 부정적인 자동 사고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자존감 회복의 핵심이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아이를 제대로 못 키워”라는 생각을 “나는 매일 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있어”라는 문장으로 바꿔보세요.
당신은 이미 충분히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육아는 마라톤과 같습니다. 나 자신을 돌보지 않고 끝까지 달릴 수 있는 선수는 아무도 없어요. 아이에게 좋은 간식을 챙겨주는 것보다, 오늘 하루 당신의 마음이 어떤지 먼저 물어봐 주세요. 당신이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의 길을 배울 수 있습니다.
저도 여전히 흔들릴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흔들려도 금방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힘이 생겼어요. 그 힘은 바로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밤, 잠들기 전 스스로의 어깨를 토닥이며 “정말 잘하고 있어”라고 꼭 말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