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이야기

우리 어린이집 CCTV 설치 후에 일어난 에피소드들

우리밀맘마2015.04.29 07:21

어린이집 CCTV 설치한 후 벌어진 교사들의 에피소드

 

인천 어린집이 아동 폭행 사건이 일어난 지 5개월이 되어가네요. 처음 사건이 불거졌을 때는 625는 난리도 아닌 것처럼 온 나라가 떠들썩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이런 폭행 사건이 일어나는 원인 진단부터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각종 법안과 방법들이 언론을 통해 연일 보도되었고, 어린이집과 관련이 있는 정치인들이 방송에 나와서 마치 자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냥 떠들어댔습니다. 그런데, 조금 시간이 지난 지금 남은 것은 CCTV 의무 설치에 대한 문제 뿐입니다. 이것도 해야된다 말아야 된다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보니 국회에서 처음에는 부결되었습니다. 그러자 그래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조성되더니 다시 재추진하겠다는 식으로 언론플레이를 해대더군요. 조변석개라는 말이 정치인들에게 얼마나 잘 어울리는 말인지 정말 실감이 났습니다.

 

그런데 어린이집 CCTV법안 어떻게 되었는지 아시나요? 지난 2월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어린이집 CCTV 설치 법안’ 이 23일 국회 복지위를 다시 통과했고, 이번 4월 국회에서 다루어진다고 하더군요. 이것이 통과될 지 안될 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이번에 발의된 법안에 보면 어린이집이 CCTV는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며, 네트워크 시스템도 허용한다고 합니다. 정부는 CCTV설치에 드는 비용을 보조해주지만 네트워크 시스템은 초기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정부지원을 받을 수 없다고 합니다.

 

우리 어린이집에도 CCTV가 설치되었습니다. 원장님께서 그렇게 결정하셨고 어느 날 출근해서 보니 설치가 되어 있더군요. 모니터는 거실 한 켠에 커다란 TV로 설치되어 거실에서 모든 방들을 살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출근해서 눈썰미가 있는 선생님들은 "이런 CCTV.."  화들짝 놀라십니다.

그런데 그걸 모르는 선생님도 계시구요.

그런데 잠시 후 한 선생님이 다른 선생님 이름 부르면서 그 선생님이 계신 방으로 급히 들어갑니다. 알고 보니, CCTV가 설치된 줄 모르는 선생님이 아무 생각 없이 평소와 같이 그 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계셨던 것입니다.

이미 그 반에 아이가 하나 와 있기 때문에 아이 혼자 두고 다른 곳에서 옷을 갈아 입을 수 없어서 그런 것이죠. 선생님들 대부분 그렇게 방에서 옷을 갈아입거든요.

그런데 그 장면이 고스란히 거실에 있는 모니터로 생중계가 되고 있으니.. ㅎㅎ

 

그제서야 우리 원에 CCTV 설치된 것을 알고 선생님들 아주 신기한 눈빛으로 이런 저런 테스트를 하기 시작합니다. CCTV 앞에서 모델 포즈 취하기부터 시작해서 아이들과의 스킨쉽이 어떻게 모니터에 보이는지, 그리고 사각지대는 어디인지 확인하는 것까지 말입니다.

 

그리고 마치는 시간이 되어서는 또 서로에게 이런 말합니다.

“선생님 아까 모니터 보니 계속 핸폰 만지고 있던데 그럼 되나요?”

“선생님은 모니터에 보이지 않던데 혹시 사각지대에서..”

“선생님 내일도 스트립쇼 할거죠? 기대할께요.”

 

이렇게 우리 선생님들 CCTV 놀이를 즐기고 있습니다.

길을 가다보니 커다란 현수막으로 “CCTV 설치된 어린이집”이라 써붙인 곳도 있던데,

우리 어린이집도 그러는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CCTV설치 네이버이미지에서 퍼왔습니다.

 

 

 우리 어린이집처럼 많은 어린이집에서 자발적으로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하였습니다. 그런데 설치 후 교사들의 태도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합니다. 

 

우선 선생님들이 아이들과의 신체접촉을 무척 꺼려진다는 것입니다. CCTV화면에 잘못 비쳐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조차도 자제하고 있고, 식사시간에도 아이들이 먹고 싶지 않다는 음식은 권하지 않고 바로 치운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난 작은 상처도 학대의 흔적으로 오해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아이가 친구들과 놀다가 그런 것 같다고 설명으로 끝날 일인데 요즘은 그렇게 할 수가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 말 안 듣는 아이들을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난감하다고 하네요. 아동학대법에 보면 이상행동을 하는 아이를 제지하기 위해 교사가 완력을 행사해서 아이를 억압하거나 해서 아이가 불안을 느끼게 되면 아동학대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난장을 치는 아이 손목도 제대로 잡기 어려워졌고, 아이들을 향해 큰 소리도 칠 수 없게 되었거든요. 만일 이런 장면이 CCTV에 담겨 있다면 상황이야 어떻든 간에 교사는 아동학대의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리고 혹여 'CCTV확인을 위해 학부모가 다녀간 어린이집'이라는 오명을 쓰게 될까 두려워 모든 행동을 조심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의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 느껴지시나요?

 

 

 

 

CCTV 설치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대부분 CCTV설치로 교육환경이 지나치게 경직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경직된 교육환경이 아이들을 위한 적절한 지도를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죠. 특히 아이들이 어릴수록 스킨십이 교육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한데, 신체접촉이 학대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아이들과의 상호작용마저 위축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CCTV 설치가 필요한 부분도 있습니다. 아이들의 보호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교사가 보호받기 위해서도 CCTV는 필요하다는 것이죠. 간혹 아이들이 상상의 거짓말을 해 교사가 하지 않은 행동을 부모에게 전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 CCTV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CCTV는 사후에 어떤 일이 있어났는지 확인할 때 도움은 될 수 있겠지만 사고를 예방하는 측면에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합니다.

 

그리고 기계로 선생님을 실시간 감시하는 체계는 교사들을 잠재적 범죄 집단으로 보는 것이며, 질 높은 교육을 하겠다는 보육교사의 의지를 꺾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CCTV 감시보다 중요한 것은 교사들의 보육철학과 마음가짐입니다. 이는 교사들의 개인적인 자질문제이기도 하지만 교사들의 자존감과도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보육교사들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그렇게 교육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는 것이 더 우선적으로 해야 할 방안이 아닐까요? 그런데 그건 전혀 보이질 않네요.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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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BlogIcon ㅇㅇ2015.04.29 17:00 신고 CCTV는 예방은 안되겠죠.
    하지만 CCTV가 없어서 계속 지속적으로
    아이들이 폭력으로 맞는다면 증거가 없으니깐
    방법이 없습니다.
    아이들을 잘 돌보고 사랑해준다면
    CCTV는 신경쓰지않습니다.
  • BlogIcon 쥰쥰쥰2015.04.29 17:50 신고 ㅇㅇ님말이맞아요
    저는용돈좀벌어볼까하는
    얄팍한생각으로

    4년째
    영어방문수업을하고있구요
    전엔초등생들다니는학원에도
    잠시있었는데요
    저는단한차례도
    소리치거나
    야단친적이없습니다
    사춘기아이들도아니구요
    몇달이고
    사랑으로품어주니
    모두
    멋진아이들이되더군요
    진정한선생님이라면
    씨씨티비
    신경안씁니다
  • BlogIcon 김선태2015.04.29 18:21 신고 그래도 전 cctv 찬성입니다..
  • BlogIcon 동네맘2015.04.29 18:35 신고 애상태보면 달라지는걸 알겠던데 cctv보다 애표정이 더정확하다
  • BlogIcon 2015.04.29 21:10 신고 보육교사의 역할을 보육이 아닌 보호 방임으로 한정하는게 CCTV죠. 아이를 잘 보려하지말고 대충 안전하게 보호하는선에서 끝내는걸로 대부분 교사들이 방향을 전환하게 될겁니다. 그 폐해가 드러나면 또 말이 달라지겠죠. 뭐든건 장단점이 있는법...
  • BlogIcon 히히히2015.04.29 21:11 신고 iptv로 실시간 2시간씩만 볼수있는 어린이집 교사입니다. 원이 꽤 큰편인데도 딱 3명 신청해서 보시더군요. 교사 입장에서 나쁜점보다 좋은점이 더 많더군요. 교사도 시대를 앞서나가서 이조차 이겨내지 못하면 버틸수 없는 직업이 되어버렸어요. 전 잘해내고 있습니다. 토닥토닥
  • BlogIcon 애초에잘하자2015.04.29 22:33 신고 참 엄살이 심하시네요. 뭐든 초반엔 적응단계란게 필요합니다. 더 큰걸 지키기 위해 작은 불편 감수하는게 그리도 억울할까요?
    결국엔 학부모들의 신뢰도 자리잡고 더 큰 것을 얻게 될 테니 조급해 마세요.
    그리고 cctv 설치된 다른 직장들도 많습니다.
    피해의식이나 유난은 그만..
  • BlogIcon 김지원2015.04.29 22:48 신고 교사의 사생활보다 아이의 안전이 더 우선돼야한다고 생각함.
  • BlogIcon 므네2015.04.29 23:53 신고 햐... 자신들이 하루종일 cctv 밑에서 일해봐야 우리 스트레스를 알지. 죽었다깨어나도 보육교사는 을이네요.
  • BlogIcon 정의사도2015.04.30 03:32 신고 일단 어린이집 말고, 대다수 사업장에 CCTV 예전부터 설치 돼있습니다. 마트, 미용실, 식당, 은행....유독 어린이집만 엄살이 심한 이유가 뭔가요? CCTV 때문에 애들 스킨십 조차 꺼려진다는 말에 실소가 나옵니다. 맞벌이로 바빠서 어린이집 보내는 학부모가 한가하게 CCTV 돌려봅니까? 아동에게 상처나 이상 행동이 보일 때 확인하죠. 폭행 없으면 CCTV 넘쳐도 아무 문제 발생되지 않습니다.
  • BlogIcon :D2015.04.30 07:24 신고 초등학교에도 설치해주세요.
  • BlogIcon ㅎㅇ2015.05.06 23:46 신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있어야 합니다...힘드시겠지만..그것또한 교사의 사명으로 생각해주시길...앞으로 유아교육과 학생 또는 간단히 자격증 취득하는 분들도 다시한번 생각하고 진로를 정하게 되길바랍나다..교사는 사명감 있는분들로 채워지길 바랍니다..
  • BlogIcon 디비디비2015.05.07 00:48 신고 교사의 인권이 우선이냐 아이들의 안전이 우선이냐의문제같군요 그렇다면 스스로통제가가능한 선생님과 혼자서 힘든 보호가필요해서 온 어린아이들을 견줄만할까요 선생님들말처럼 세네살아이들이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면 cctv가없을때 아이들의증언이 100로 받아들여지지않을수있지요 cctv로매순간을 학부모들이 공유하는것도 아니고 필요한순간에만 요청을 통해서 보는것이고 원장선생님과 보육교사간에는 합의점을찾을수있지않을까요
  • BlogIcon ccc2015.05.12 14:46 신고 cctv가 대안이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참 어이없고 문제네요. 교사의 인권문제보다는 어떤 문제가 생겼든 cctv를 통해 보여지는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모든걸 판단하려는게 문제 아닐까요!! 제발... 문제의 원인을 잘 좀 파악하시길.
  • BlogIcon ccc2015.05.12 14:46 신고 cctv가 대안이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참 어이없고 문제네요. 교사의 인권문제보다는 어떤 문제가 생겼든 cctv를 통해 보여지는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모든걸 판단하려는게 문제 아닐까요!! 제발... 문제의 원인을 잘 좀 파악하시길.
  • BlogIcon 키미마루2015.09.14 12:08 신고 저희 아이보내는 얼집은 청부터 cctv가 잇엇는데 가끔 아이가 머하나 확인만하지 맬들여다 보지 안아요 선생님들인권 이런부분 전 잘 이해가 안가서요 잠깐 쉬는거 핸폰 하는거 별로 전 신경안쓰여서그런가 어느 싸이트보니 지랄 맘 지랄교사 하는데 것도 웃기고 감시라고하시는분도 잇지만 초반에 믿음이생기기전에야 그럴수 잇다지만 의무화 시행 초반이라 그렇치 쫌지나면 선생님들도 신경안쓰고 일하지 안을까요 어느엄마가 아이 마끼고 내아이가 도착해서 집에올때까지 감시하시는분들이 잇을까요 저도 첨 얼집 보낸곳에서 아이가 일주일만에 맞고 오구 다른아이가 남긴밥 먹이고 등등 여러가지 격고 그얼집 개박살 내고싶엇던 사람이지만 그뒤 다른 얼집 보내고 길게 일주일정도 하루 종일눈빠져라 cctv보긴햇지만요 그뒤엔
    Cctv 안봐도 얼집 가고싶다고하고 밝아지는 아이를 보구 얼집 선생님들께 넘 감사 하더라구요
    Cctv신경쓰느라 제대로 아이를 보지 안는분이 얼 마나계실까요 좋은선생님들도 분명히 만고 미달인 분들도 계시겟져 아이보시면서 물론 행동에 제약이 되겟져 헌데 오해가생겨서 설명을 해야하는 부분도 잇겟지만 정말 체벌같은경우 아닌이상 오해엿다면 그리고 제대로된설명을 한다면 어느 부모가 이해못하고 넘어갈까요
    결국엔 아이 부모님들이 믿음을 가지고 내아이를 보내겟죠 그믿음이 생기기 까지 작은 중돌이 잇겟지만 시간이 흘러서 까지 그믿음을 아이부모한테 갖지 못하게 하는 선생님들이 잇다면 정말진심으로 아이들 선생님으로써에 자질이 의심되네요
    저혼자 아이를 봐도 이쁠때도 잇고 머리 꼭지가 돌만큼 화가날 때도잇어요 선생님들또한 부모님들 이랑 똑같은 감정으로 일하시는거구요 어떠케 매일 이쁘겠 습니까 전 저희 아이가 가끔 혼낫다고 와서 이름 얼마나 저한테 하는것처럼 또 꼭지 돌게 만들엇을까 싶다가도 부모다보니 나아닌 다른사람한테 혼나는거에 속두상하지만 담임선생님깨 전화하지 안습니다 담임선생님을 믿으니까요
    그선생님은 그런부분 제가 가끔 화가 날정도루 알림장에 적나라하게 적어 보내주시네요 ㅜㅜ
    안봐두 비디오 이랄만큼요 좋은말만 하시는분이 아니거든요 선생님에 데한 믿음이 생긴뒤로 그리 되더라구요 세살아이 맘 생각은 이렇네요 두서 없이 쓴거같아 정신이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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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와 보육정책

이번에도 어린이집은 정치적인 이용물에 불과했다

우리밀맘마2015.04.08 07:07

어린이집을 정치적으로 이용만 하는 정부와 국회 이대로 괜찮은가?


인천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아동폭행사건으로 인해 어린이집이 매일 언론의 도마에 올랐고, 이것이 정치권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다뤄졌습니다. 그리고 어린이집 아동폭행에 대해 다각도로 문제 제기가 되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때가 올해(2015) 1월입니다. 사건이 발생한 후 우리나라는 거의 벌집을 쑤셔놓은 듯 난리 아닌 난리가 일어났습니다. 그 덕에 대부분의 어린이집 교사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견뎌야 했고, 수많은 선생님들이 어린이집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매일 같이 어린이집의 문제와 폭행방지에 대한 대책들이 언론을 도배하였고, 정치권에서도 이 때다 싶었는지 여기에 대한 수많은 대안들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결론에 도달한 것은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어린이집CCTV


 

수많은 대안들이 오갔습니다. 왜 이런 폭행사태가 일어났을까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과 대책 들, 예를 들어, 어린이집 교사들의 처우개선과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각종 재정적인 지원, 어린이집 교사들의 질적인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사양성대책 등, 그런데 이런 것은 어디 갔는지 흔적도 보이지 않고 겨우 마지막에 귀착된 것은 어린이집에 CCTV를 달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도 CCTV 때문에 알게 되었으니, 이렇게 어린이집에 감시카메라를 더 많이 설치하면 교사들이 행동거지를 조심하게 될 것이고, 아동학대가 근절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2월 9일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어린이집 아동학대 근절대책' 관련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인천 송도 어린이집 폭행 사건 등으로 충격을 받은 국민 여론이 관련 법안의 통과를 강하게 요구한 데 따라, 소관 상임위원회인 복지위가 사회 각계의 의견을 묻기 위해 추진한 겁니다. 참석자는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 등 어린이집 관계자 5명, 학계 2명, 학부모 2명 등 9명으로 구성했습니다. 그런데 공청회는 회의 시작 30분만에 싱겁게 끝났고, 어린이집 관계자는 물론이고 학부모 대표까지 나서서 "CCTV의무화법은 대안이 될 수 없으니 보육의 질을 높이려면 보육교사의 처우부터 개선하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언론에서 이를 이상히 여겨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조사를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학부모 대표로 참석한 2명 중 한명은 어린이집 보육교사 출신이었고, 또 한 명은 정당인 출신으로 경기도 한 어린이집 운영위원회 대표였습니다. 학계로 참석한 이들 모두 어린이집과 직간접적인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어떻게 된 건지 공청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학부모 대표와 학계 대표를 모두 어린이집 관계자들로 채운 겁니다.


국회사무처 담당자는 학부모 진술인을 포함해 공청회 일정까지 어린이집연합회 등 다양한 이익단체로부터 추천 받았다고 했다가, 공청회 일정이 워낙 급하게 잡혔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국회 공청회는 법 제정에 앞서 국민의 여론과 전문가의 의견 등을 듣기 위해 법으로 정한 제도인데, 미흡한 준비과정으로 인해 실제 학부모를 배제한 편향적인 공청회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3월 국회에서 어린이집 CCTV설치가 부결되자 또 언론이 들끓었습니다. 그리고 4월 국회에서 다시 이 법안에 대해 재상정한다는 이야기도 있구요. 국회가 여론에 끌려가는 형국입니다.

 


어린이집_국회



저는 현직 보육교사로서 어린이집 내에 CCTV 설치를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왜 반대하는지에 대한 이전에 포스팅한 글입니다.(☞어린이집 CCTV설치의무화 부결,일선 교사가 권하는 더 좋은 방법)


그런데 설치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정말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고, 또 아이를 맡고 있는 어린이집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는 심도 있고, 책임감 있는 법안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꼭 CCTV를 설치해야 한다면 설치한 것이 유용할 수 있도록 어떻게 설치하고 운영되어야 할지, 그리고 교사의 인권과 여러 부작용들을 어떻게 보완할지에 대해서도 설득력있는 방안들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정부와 국회 등 정치권은 그저 현 어린이집 상황을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에서 이용하려고만 하지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 이번 인천의 어린이집 사태가 일어났을 때 여론이 하도 들끓는 것을 보고, 그래도 뭔가 현실적인 문제를 조금이라도 제대로 인식하고, 책임있는 대안이 하나라도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도루묵입니다.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고, 아니 변할 것도 없어보입니다. 그저 CCTV 하나만 달랑 붙들고 이런 저런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이죠. 그것도 앞서 국회 사무처에서 하는 것처럼 시간에 쫓겨서 그저 형식적으로 뭔가 하는 듯한 보여주기 위한 쇼만 진행하고 있네요.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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