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우리가족

인강보며 딴짓하는 딸 야단쳤더니 엄마를 더 좋아하게 된 사연

우리밀맘마2012.10.09 06:00


 
 


이제 고등학생이 된 울 둘째 히야, 늦은 밤에도 혼자 공부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괜시리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내심 흐뭇하기도 합니다. 학원 다니지 않고, 부족한 것은 인강을 찾아 보며, 저렇게 스스로 공부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거든요.   

울 둘째 히야는 노래에 소질이 많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4학 때부터 부산시립소년소녀합창단원으로 활동하였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성적이 그래도 상위권이었는데, 중학교에 들어가니 사정이 많이 달라지더군요. 첫번째시험을 쳤는데, 기대보다는 성적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합창단 활동을 하며 힘들게 공부한 것이라 그 정도면 잘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자기 스스로 공부하겠다고 해서 원하는대로 공부하도록 두었죠. 대신 두번째 시험 때에는 성적이 더 떨어지면 엄마가 조금 간섭을 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공부는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성적은 이전보다 더 떨어졌더군요.

저는 스스로하는 공부가 진짜 공부라고 생각하여 웬만하면 별 다른 간섭을 하지않으려는 편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다보니 조금 문제점이 있더군요. 혼자서 공부하는 것은 좋은데, 공부하는 요령이나, 공부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되고, 이것이 쌓이다보면 다음 과정에도 영향을 미쳐 나중에는 학습의욕을 떨어뜨리게 되고, 마침내 공부를 포기하게 되기도 하더라구요. 

제가 보기에 우리 히야도 그런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런 약속을 한 것입니다. 그렇게 1학기를 마치고, 2학기에 접어들어, 중간고사를 쳤습니다. 이런~ 등수는 조금 올랐는데, 평균성적은 더 떨어졌습니다. 이를 어쩌나? 저도 좀 고민이 되더군요. 그런데 다행히 울 딸 조금은 힘이 빠진 얼굴과 목소리로 이러네요. 


"엄마, 이제 엄마가 좀 도와주세요."

그래서 옆에서 공부하는 것을 도와주었습니다. 학습지를 풀고 제가 검사를 하고, 또 공부 내용 중 잘 모르겠다 싶은 것은 표시를 하게 해서 그 부분을 설명해주었습니다. 또 사회 같은 과목은 언니의 도움을 받도록 했구요. 그런데 그 정도의 관리를 했는데 기말고사 성적이 많이 올랐습니다. 기말고사를 치고 나서 조금 자신감이 생겼는지 겨울 방학 때 선행학습을 해보겠다는 겁니다. 

"엄마, 이번 겨울방학 때는 2학년 책도 읽고 예습도 해야 겠어요. 예습을 안하니,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몰라서 그냥 잠이 오더라구요."


인강

다음이미지에서 퍼왔습니다.




 
 


정말 기특하죠? 그래서 어떻게 선행학습을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다 EBS로 공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잘해보겠다고 다짐을 하니 얼마나 고마운지요. 그런데 그 고마움도 잠시, 한 번씩 EBS 방송 듣는 모습을 보니 이건 아니다 싶네요. 저도 디지털 대학을 다녀보았기 때문에 온라인 수업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거든요. 교실 강의 수업을 받는 것보다 더 많은 집중을 해야 공부가 됩니다. 그런데 스스로 공부하겠다는 우리 딸, 그림을 그리면서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순간 넘 화가 나서 야단을 쳤습니다.

" 히야, 수업을 들으면서 그림을 그리면 어떻하니? 수업만 들어도 잘모르는데.. 너 스스로 공부를 해야 겠다고 EBS과목들을 사달라고 했잖아. 그런데 왜 그렇게 공부를 하니? 공부 한다고 힘든 것은 알지만, 그렇게 하면 안되지......  "

제가 조목조목 우리 딸의 학습 태도에 대해 지적하면서 엄마가 실망하고 걱정스런 마음을 이야기했습니다.

"엄마, 죄송해요."


사춘기라고 제가 많이 봐주었지요. 그리고 제가 사실 공부에 대한 결과를 가지고는 말을 하지 않거든요. 항상 "수고 했다. 잘했다." 라고 말을 하거든요. 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열심은 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오늘은 넘 실망스러워서 아이에게 좀  심하게 야단을 쳤더랬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사춘기라 '건들지마 모드'였던 울 히가 다시 저를 보고 웃고 상냥하게 대하네요. 참 이상합니다. 장난도 치고, 더 살갑게 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EBS도 얼마나 열심히 듣는지요. 그렇다고 제 눈치를 살피거나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뭐랄까요? 기분 좋은 변화? ㅎㅎ

책에서 읽었는데, 자녀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것을 두고 제대로 야단을 치면, 아이는 도리어 이를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건지.. 뭐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여간 좀 많이 부드러워진 우리 딸, 진짜 이쁩니다. 화를 낼 만 할때는 내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를 했더니 교육학을 전공한 우리 남편 야단칠 때도 공식이 있다며 훈수를 둡니다. 어떤 훈수냐구요?
 
"야단을 칠 때 인격을 건들지 않고, 잘못한 행위를 구체적으로 지적해서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고 합니다.

이번 일로 우리 히야 사랑스런 우리 둘째 딸로 돌아온 것을 보니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또 변할까봐 좀 무섭긴 하네요. ㅎ ^^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댓글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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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눈이 와도 기쁘지 않은 아이들

우리밀맘마2010.03.25 14:12

아침에 새벽기도를 갔다 아직 돌아오지 않은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여보, 문자가 왔는데 아이들 10시 등교를 하라네. 오늘 눈이 오거든...."

이게 무슨 말이죠. 부산에서 눈이 와서 등교를 늦게 한다니..

"고등학생은요?"

"553-....면 초등학교인가?"

"그러네."

저의 핸드폰을 보니 저에게도 초등학교로부터 문자가 왔네요.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습니다.

"와~ 눈이다. 눈."

올해 처음으로 쌓인 눈을 보았기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군요. 저의 말에 울 뚱이와 막내가 눈을 비비며 일어납니다. 그리고 밖을 바라보더니 좋아서 어쩔줄을 모릅니다.

"얘들아, 초등학교 등교가 10시래. 눈이 와서 놀다가 오라나봐."

제 수준을 알겠지요. 전 처음에 초등학교라 아이들이 1년에 한번 쌓인 눈과 놀다가 오라는줄 알았습니다. ㅎㅎ 나중에 뉴스를 보니 폭설이라며 출근길이 어수선하더군요. 그런데 사실 눈은 함박눈이 아니라 싸래기정도 되어 보였는데, 그래도 부산이라 그것을 폭설이라고 표현하나 봅니다. 전 사실 조금 웃겼습니다. ㅎㅎ 울 아이들 신이 났습니다. 이제 겨우 7시인데 여기 저기 친구들집에 전화를 합니다.

"준아 눈오는데 밖에서 놀자. 몇시에 만날까?"

"은아 눈오는데 밖에서 놀자. 언제 놀래?"

울 뚱이와 삐가 신이 났습니다. 학교에 갈 준비를 다 마친 울 중학생... 뉴스를 보니 중학생까지 휴교입니다. 울 중학생 비록 갈 준비를 다한 상태이지만 넘 기뻐하네요. 다시 방안에 드러눕습니다. ㅎㅎ

1차로 울 뚱이가 밥을 대충먹고 8시가 되자 밖에 나갑니다. 춥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아이들이 논다고 신이나면 별로 추운줄도 모르잖아요. 울 이삐도 오빠따라 가고 싶었지만, 오빠가 오빠친구들과 놀면 재미없다고 끼어주지 않네요. 이삐친구들은 그동안 못잔 늦잠을 자나봅니다. 모두들 잔다고 아직 못노네요. 애가 탄 울 이삐 벌써 장갑도 끼고 있는데 나가고 싶어 서 있습니다. 드뎌 9시가 넘자 한 친구와 놀기로 했다며 나가네요. 그런데 에게~ 10분도 되지 않아 다시 들어옵니다.

"왜 벌써 와~"

"응, 친구엄마가 춥다고 점심먹고 놀재."

친구두명은 아직 자고, 한명은 춥다고 안놀고... 울 이삐 좀 안됐네요. 울 아들 신나게 한바탕놀고 들어옵니다. ㅎㅎ 춥긴 추웠나 봅니다. 손과 얼굴이 빨갛네요. 하지만 얼굴은 참 좋아보입니다.

 

 

드뎌 11시가 넘자 울 이삐친구도 전화가 왔습니다. 사실 울 이삐도 감기로 약을 먹고 있거든요. 그리고 다른 친구와 점심먹고 놀기로 했잖아요. 아침도 대충먹은 이삐. 점심 먹고 같이 놀아라고 했네요. 울 이삐 12시가 되자 점심을 먹고 바쁘게 나갑니다. 중간에 한번 들어오긴 했지만 거의 5시가 되어 들어오네요. 점심을 먹고나자, 울 아들과 히(둘째)도 함께 2차로 놀러 밖으러 나갑니다.   거의 4시가 되어 들어왔습니다.


"이삐야, 은이는 같이 안놀았어?"

"응, 은이는 학습지 해야 한다고 엄마가 안된데요."

1년에 한번 이렇게 올까말까하는 부산에서의 눈, 어른에게는 귀찮은 존재일 수도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참 좋은 친구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제 초4학년인 아이들 피곤해서 잔다고 못놀고, 춥다고 못놀고, 이미 따뜻한 12시가 다 되니 눈은 녹아 없어지고 있는데, 어떤 아이는 학습지때문에 못논다니.... 요즘 아이들 넘 불쌍합니다.

아이들에게 있어 놀이는 삶이요, 기쁨이요, 공부이지 않습니까?  책에 보면 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단순한 지식과는 다른 무궁한 것들을 배운다고 합니다. 놀이를 통해 신체적발달, 정서적발달, 인지적발달, 사회적발달등이 이루어지며 건강해지는 것이지요. 

몇년전 어떤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그 범죄자들에게서 공통된 것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은 어려서 신나게 논 경험이 없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여러 정서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놀이치료가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지 않습니까? 놀이는 결코 그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닌데, 놀이를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군요. 아직 뛰어 놀아야 할 때인데 말입니다. 


울 고등학생 우가가 10시가 넘자 학원에서 들어왔습니다. 3명은 휴교인데, 고등학생이라 그런지 혼자 등교를 했다 생각하니 아무리 고등학생이라도 맘이 좀 그러네요. 

"우가야, 중학생도 휴교했데이. 고등학생이라고 너무 하는거 아니가?"

"엄마, 안그래도 오늘 나 죽을뻔 했어요."

"왜?"

"우리 학교가 산이잖아요. 가파른데다가 눈이 녹아서 더 미끄러운거예요. 3번이나 뒤로 넘어질뻔했는데, 한번은 정말 위험했어요. 제가 유연해서 그렇지, 죽는줄 알았다니까요."

"그래도 안넘어져서 다행이다. 오늘은 늦어도 선도선생님께서 안잡았겠네?"

"오늘 선생님들 넘 재밌었어요. 다들 나와서 어~ 조심해라. 조심해. 하면서 눈도 치우고, 아이들 챙긴다고 정신이 없으셨어요. ㅎㅎㅎ 재밌었어요. 그래서 오늘 모이고사인데 2교시부터 쳤잖아요. ㅎㅎ 모이고사만 아니면 우리도 휴교 했을텐데 아쉽네요."

자주 오면 귀찮은 손님이겠지만 1년에 한번 오는 눈이니 귀찮아도 반겨줘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울 아이들 기뻐하는 것을 보니 저도 오늘 하루 기쁘더군요. 아직 제가 철이 없어서 인지 오늘 나무사이에 눈이 조금씩 있는 것만 봐도 그저 즐겁더라구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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