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지혜

풍문으로 들었소 '고용계약서'가 얼마나 중요한 지 일깨워줘

우리밀맘마2015.05.06 12:24

풍문으로 들었소 제21화 고용계약서의 중요성을 확인하다, 주인에 반기 든 하인들 새로 작성한 고용계약서

 

 

제가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 중 하나가 '풍문으로 들었소' 입니다.

처음에는 우리와는 너무 동떨어진 사람들의 이야기라 생각했는데

갈수록 이 드라마를 통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우리 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가고 있네요.

 

전 이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이해가 안되었던 것 중 하나가

한씨 일가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태도였습니다.

아무리 직업이라 해도 그들이 하는 행동은 조선시대 하인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변호사인 한씨 부부가 그렇게 사람을 부리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모습도 이해가 되질 않구요. 도대체 무엇이 21세기에 이런 고용구조 속에서 저리 종처럼 주인처럼 살아가게 할까?

 

 

풍문으로 들었소

 

 

한씨 부부에게는 돈으로 사람들을 종처럼 부리는 노하우를 갖고 있더군요.

떡밥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이 수모를 참으며, 

이 집 주인들이 원하는대로 종처럼 일하면 그에 상응하는 충분한 보상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가장 사람들이 기대감을 갖는 것 중 하나가 

퇴직할 때 끝자리에 0이 하나 더 붙는 퇴직금을 받을 것이고,

이것은 내가 포기할 수 없다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씨 부부는 일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타이밍에 따로 챙겨주겨주는 특별수당도 아주 유효적절하게 이용합니다. 사람들은 임금 외에 이런 특별 수당을 받게 되면 감지덕지하게 되고, 이런 것이 또 생길 것이란 기대감으로 충성을 다짐하게 되죠. 내가 주인 말을 잘 들으면 나중에 한 몫 단단히 챙길 수 있을 거라는 기대 심리를 최대한 이용하는 것입니다. 

 

또 그 집 사람들은 이만한 보수와 특별수당 그리고 0이 하나 더 붙는 퇴직금의 유혹을 포기할만큼 자기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불평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종노릇을 하는 것이구요. 내 능력으로 어디 가서 이만한 댓가를 받을 수 있겠는가?

 

이런 돈의 매카니즘을 적절히 이용하여 한씨 부부는 그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자신들의 종처럼 부려먹고 있는 것입니다.  

 

 

또 여기에 불평등한 고용계약도 크게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이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어떤 고용계약을 했는지 알고 있는 이가 없습니다.

그저 알아서 잘 챙겨주겠지 하는 그런 마음으로 고용계약서를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계약서에 사인을 했고, 그 결과 말도 안되는 노동 상황에서 일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드라마의 장면을 보면서 아직 계약서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봅니다. 

우리는 아직 정의 사회를 살고 있기 때문에 계약서를 깐깐하게 챙기는 것 자체를 부담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고용현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부실한 계약서에 사인을 한 '을'만 피해를 보는 구조가 되어버렸고, 고용인들은 이를 악용하고 있는 것이죠.

 

 

풍문_고용계약서

 

 

 

그런데 어제 21회 분에서 한 씨 일가의 하인들이 한정호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이 집의 법률 전문 가정교사인 경태(허정도)를 필두로 한 씨 일가의 비서, 집사, 요리사, 운전기사, 보모 등이 사실상 한 팀으로 노조를 결성, 불공정 계약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경태(과외선생)를 앞세워 한정호와 재계약을 추진한 것이죠. 경태는 공식적으로 새로 작성한 계약서를 내밀었습니다. 그 계약서에는 이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제공하는 노동력에 대한 상세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명시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풀먹인 모자, 나비넥타이 등은 육체노동에 적합치 않고 오직 '갑'의 취향에 인하므로 그에 대해서는 별도로 지급해야 하며, 이러한 상황들은 감정노동이고 금액으로 환산하여 임금에 반영하라는 것입니다. 특히 시간 외 근무수당은 물론, 가장 중요한 퇴직금 항목에서 화룡정점을 찍었습니다.  '퇴직금에 관하여는 하는 거 봐서 줄 수도, 안 줄 수도 있다는 답변은 단호히 거부함'이라는 항목을 적었고, 이 문구가 마침내 한정호를 분노케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노사협약은 결렬되었고, 그 집에 일하는 사람들은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이 장면에서 제 속이 다 후련하더군요. ㅎㅎ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면서 이게 남의 일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전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보육교사입니다. 그런데 우리 보육교사들 어린이집에 채용될 때 제대로 된 고용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습니다. 물론 계약서야 있죠. 하지만 요식행위에 불과한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서는 계약서대로 적고, 그보다는 원장과의 구두 합의가 우선이 되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보육교사의 임금에 대해 좀 아는 선생님들은 계약과정에서 이것을 챙기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원장이 제시하는 것이 전부인 줄 알고 원장이 주는대로 받습니다. 그래서 경력도 같고, 입사한 날도 같은데 교사 간에 임금의 차별이 생겨납니다.

 

보육교사들은 대부분 원장과 일대일로 임금 협상을 합니다. 현상을 할 때 마치 당신만은 내가 다른 선생님들보다 더 챙겨주고 있다는 늬앙스를 풍깁니다. 선생님들은 대부분 그런 줄 알고 다른 선생님에게 자신의 임금이 얼만지 공개하기를 꺼립니다. 그래서 대충 짐작은 하지만 실제 얼마를 받고 있는지는 서로 모른 채 일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다 보니 자기 것을 스스로 꼼꼼하게 챙기지 못하면 알게 모르게 떼여버리는 것이 꽤 있습니다.

 

고용계약서를 제대로 작성해야 이런 피해가 줄어들텐데 하는 아쉬움이 참 많이 남습니다. 이번 '풍문으로 들었소'가 고용계약서를 작성하기 힘들어하는 우리의 현실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되엇으면 합니다.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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