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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아침 시아버님께서 어머님께 사랑고백한 사연

우리밀맘마2013.02.08 12:53

설날 추도예배 풍경, 설날 아침 시아버님께서 시어머님께 사랑 고백한 사연

 

벌써 설이네요. 뭔 시간이 이리 빨리도 가는지.. 새해가 밝았다고 했는데 벌써 개학이고 또 설입니다. 2월도 절반이 지나가네요. 설날은 누구나 바쁘겠지만 저도 역시 설날은 참 바쁩니다. 결혼하고 몇 년 동안은 정말 명절증후군으로 힘들었는데, 이젠 명절이 좀 기다려집니다. 물론 몸이 힘들긴 하지만 이렇게 가족들이 다 모여 맛난 것도 만들고, 함께 얘기를 나누며 즐겁게 지내는 것이 그리 흔한 일은 아니잖아요.

 

며칠 전에 친하게 지내는 이웃분과의 대화에서 부모님들 얘기가 나왔습니다.

 

"나는 시어머니는 돌아가신지 오래됐고, 아버님은 2년 전에 돌아가셨어요.

우리 시부모님은 너무 일찍 돌아가셔서...."

 

“일찍 돌아가시니까 안 좋죠? 몸은 덜 힘들지 몰라도 왠지 안 좋을 것 같아요.

형제들 모이기도 더 힘들어 질 것 같고..."

 

"맞아요. 나도 편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야. 살아계신 게 훨씬 좋아요."

 

 떠나봐야 그 사람의 고마움을 안다고 했던가요?

부모님을 먼저 여읜 그분은 그 빈자리가 그렇게 클 수 없다며 많이 아쉬워하더군요.  

보통 설이 되면 설되기 일주일 전쯤에 저나 동서가 어머님을 모시고 자갈치에 가서 생선장을 봅니다. 예전에 자갈치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하신 어머님은 자갈치에 아직도 친하게 지내는 분들이 많아 물을 만난 고기처럼 그렇게 즐거워하십니다. 물론 덤으로 얻어오시는 것도 많고,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다 깎아 주시는 통에 저는 원래 그렇게 싼 줄 알았습니다.

요즘은 동서가 주로 어머님을 모시고 가고, 저는 농수산물시장에서 야채와 과일, 고기장을 본답니다. 그렇게 장을 본 것으로 어머니와 저 그리고 동서가 옹기종기 모여서 음식을 만듭니다. 아직 시집가지 않은 작은 고모는 어린 조카들을 돌보구요. 어떨 때는 큰 딸 우가도 거들어주기도 하고, 요즘은 남편과 삼촌도 도와주더군요.

 

ㅎㅎ 울 어머니 명절이라고 아들들이 TV나 보며 뒹굴고 있으면 그 꼴을 못보십니다. 야단을 치시며 방청소와 여러 잡일들을 시키죠. 두 남자 어떻게 하든 빠져나가려고 눈치를 보지만 이젠 단념했는지 알아서 잘 도와줍니다. ^^ 어머니 고마워요.  

그런데 울 어머니 그러시네요.  


"아이들이 자꾸 와서 먹어줘야 음식할 맛이 나는데,

요즘은 특히 울 우가가 다이어트를 한다고 안 먹으니 음식 만들어도 재미가 없다."


빨래개는 고부명절을 앞두고 빨래를 개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요즘은 갈수록 장만하는 음식수가 줄어듭니다.

잘 먹지 않고 남기는 음식들을 하나씩 줄이는 거죠.

부모님 두 분다 교회 집사님들이지만 오래 전부터 내려온 가정 풍습을 선뜻 바꾸기는 힘드신 모양입니다. 명절이나 제삿날이 되면 이렇게 제사상을 준비해놓고, 그 앞에서 추도예배를 드립니다.

처음에는 그냥 바꾸시려면 완전히 바꾸지 생각했는데 이렇게 하는 것도 장점이 많더군요.

일단 이렇게 상차림을 해놓으니 기독교인이 아닌 가족들도 무리 없이 함께 모일 수가 있더군요. 우리 가족 중에 절반이 기독교인이거든요.

 

또 시골에서 친척 어른들이 찾아오실 때가 있는데, 교회 나가지 않는 분들에게 함께 예배드리자고 하면 굉장히 어색해하고 힘들어하시거든요. 그러니 오고는 싶은데 예배드리는 것이 부담이 되어 자연 안 오시려고 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렇게 상차림을 해놓으니 원하시는 대로 제사를 드릴 수 있고, 또 그 후에는 함께 예배도 참석해주십니다.

물론 저희는 추도예배에 필요한 내용을 인쇄물로 만들어 두어서 쉽게 참여하실 수 있도록 준비해둔답니다. 지금까지 이 문제로 가족간에 불화를 겪은 적은 없었답니다. 
 

설날 아침, 성격이 좀 급한 시어머니와 저는 새벽같이 일어납니다.

동서도 이내 일어나서는 상차림과 세배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놓습니다.

아이들도 이 날을 기다렸다는듯이 분주하게 준비를 하는 통에 설날 아침 우리집은 정말 북새통을 이룹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 사람 사는 맛이 이런 거 아닐까요?

순서대로 세배를 하고 세배돈을 받을 때면 다 큰 저희도 좀 설레기도 합니다.

울 아버님 우리 세배돈도 빠지지 않고 챙겨주시거든요. 뭐 금액은 일변단심 만원이지만요. ㅎ 물론 저희도 아버님과 어머님 따로 봉투를 준비해 드립니다. 예전에 한 봉투에 넣어 같이 드렸더니 어머니께서 다 가져가시더라구요. 아버님 억울하신지 한 말씀하시데요.  

“내 꺼는 따로 도! (내 것은 따로 챙겨주라)”

저희 집 추도예배 때 빠지지 않고 하는 중요한 행사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예배 마지막에 자녀들이 모두 일어나 부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부모님께서 우리에게 덕담을 한 마디 해주시구요.
 
작년에는 사회를 맡은 신랑이 아버님께 어머니에게 사랑한다고 말씀드려보라고 우기더군요. ㅎㅎ 우리 아버님 얼굴이 홍당무가 되시며 못한다고 하시는 걸 저희가 억지로 밀어붙였습니다.

  “사랑합니다.”

 
마침내 입을 여신 아버님, 저희는 환호성을 울렸지요.

어머님은 눈시울을 적시며, 고맙다고 하시구요. 우리들은 참 즐거운 구경을 하게 되었답니다. 결혼 45년 만에 처음 그 소리를 들어보셨답니다.

 

"사랑한다." 그말이 그리 어려울까요? 우린 매일 하는 것을....

여러분도 남편에게 혹은 아내에게 설날아침 "사랑해." 한마디 해보시지 않으실래요? 

 

살면서 한번도 해보시지 않으신 분들 용기를 내셔요. 화이팅 ^^ 

 



 

 

by우리밀맘마

 


 
기독교의 제사문제에 관한 코이네뉴스(http://koinespirit.tistory.com/88) 의 기사입니다.
기독교의 제사문제 배려와 이해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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