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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태몽을 꾸고 태어난 우리 아들의 출산 이야기

우리밀맘마2010.05.24 05:00

 
 


우리밀맘마의 태몽이야기

둘째를 낳고 저와 남편은 세번째 아이를 가질 것인지에 대해 의논을 했습니다. 아버님이 독자이시고 시할머니가 계셨기 때문에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들을 낳기 위해 세번째 아기를 가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저희 수입이 그리 넉넉지는 않아지만 우리 둘 모두 애기를 워낙 좋아해서 셋까지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서로 고민하는 중에 셋째가 덜컥 들어서버렸습니다. 사실 우리 둘은 그 때 이미 딸이든 아들이든 하나만 더 낳자는 무언의 합의를 한 후였기에 셋째가 들어서자 많이 반가웠습니다. 내심 이왕이면 어른들이 다 원하시는 아들을 낳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도 했었구요.

태몽도 꾸었습니다. 아주 커다란 호랑이 한 마리가 제게 오는 꿈을 꾸기도 하고, 커다란 호랑이가 갑자기 늙은 할아버지로 변화는 꿈도 꾸었습니다. 큰 언니에게 태몽 이야기를 했더니 언니도 큰아들을 낳을 때 저와 같은 꿈을 꾸었다며 이번엔 아들일 것이라 장담을 하더군요. 그런데, 저는 그 때 유산기가 심하게 있었습니다. 정말 어렵게 임신 초기를 견뎌낸 후 임신중기가 되니 조금 편하게 지낼수가 있었습니다.

세번째 임신이다 보니 병원에도 뜸하게 가게 되더군요. 그런데 병원에 갈때마다 의사선생님은 초음파상에 나타난 아기의 생식기를 보여주며 분명 아들이라며 마치 제 일인 것처럼 기뻐하십니다. 아~ 그런데 7개월이 되면서 부터 조산기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8개월이 지나면서부터는 계속 10분간격으로 진통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조산을 막기 위해 덜 움직이고, 약도 먹었습니다. 다행이 만달이 되었는데, 이미 1달전부터 10분간격의 진통은 계속되고 있었고, 이렇게 한달을 넘기니, 사람이 진이 다 빠지더군요. 참 아기 낳기 힘들어요.

그런데, 예정일을 며칠 앞두고 새벽기도를 마치고 온 남편이 기쁜 소식이라며 하는 말이 오늘 아기가 태어난다는 응답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10분 간격으로 매일 진통을 겪으며 힘들어 하는 아내가 많이 안스러워 기도를 열심히 했던 모양입니다. 

"오늘 아기가 태어난데, 미리 준비하고 있어."

"정말?"


남편의 말이 조금 신경이 쓰였지만, 오후가 지나도 별 다른 변화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걱정이 되었는지 간간히 어떻냐는 전화를 합니다. 하지만 저녁이 되어도 그전과 다른 변화가 전혀 없었기에 저는 그저 헛웃음이 나왔지요. 그런데요~ 남편이 밤 늦게 있는 중요한 약속을 포기하고 10시경에 퇴근해 오는 것이 아닙니까?

"여보.어때?"

"별 이상이 없는데, 그런데 왜 벌써 왔어요. 오늘은 11시 넘어야 온다며?"

"걱정이 되어 안되겠더라구, 그래서 그냥 왔어."

"에이~ 오늘은 아닌 것 같은데?"


제가 "아닌 것 같다"는 말을 마치고 돌아서려는 순간 그전과 다른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시간 간격을 재어봤더니 10분간격이던 진통이 9분,8분,7분,5분으로 팍팍 줄어드는 것이 아닙니까? 남편이 들어오고 30분도 안되어 5분간격의 진통이 오고 있었습니다. 너무 빨리 진통 간격이 줄자, 갑자기 제 마음이 다급해지기 시작하며 남편을 급하게 불렀습니다.

"여보, 갑자기 진통 간격이 급속도로 줄고 있어. 어서 빨리 병원에 가야 겠어. 이러다가는 병원 가기 전에 아기가 나오겠어."


첫째를 관장실에서 낳고, 둘째를 화장실에 빠뜨릴 뻔 했던 저는 마음이 정말 다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에 가려면 차로 20-30분은 가야 하는데.. 저는 하나님께 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님, 제발 진통간격이 더이상 앞당겨지지 않게 해주세요.' 차를 타고 가면서 계속기도를 했더니 다행이 2분 간격까지 갔던 진통간격이 다시 3분,4분,5분으로 늦추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이러다 다시 10분이 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될 정도로요.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첫째와 둘째를 부산에 있는 큰병원에서 낳으며 정말 맘 고생을 심하게 했던 저는 셋째는 서울에서 낳고자 결심했습니다. 이미 그 때 서울에서는 전문산부인과 병원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상당히 친절하고 체계있게 산모를 돌봐주고 있었습니다. 제가 간 곳은 망우리에 있는 장중환 산부인과였는데, 많은 분들이 이곳을 추천해주셔서 다니게 되었습니다.
병원에 도착하자, 진통 간격이 조금씩 다시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간호사는 저를 유심히 관찰을 하더니 분만실로 가자고 하네요. 분만실에 가자는 말이 왜 이리 기쁘던지요. 그리고 의사를 모시고 왔지요. 그런데 이 말은 어디선가 들었던 말인데...의사가 이렇게 말을 하네요.


"어~ 아직 멀었는데..."


헉 이말은 둘째를 낳을 때 대기실에서 의사선생님이 했던 말이 아닙니까? 이 말 한 마디에 우리 둘째 화장실에서 낳을 뻔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른 게 있었습니다. 그건 간호사였지요. 간호사는 야무지고 단호하게 말을 했습니다.

"아닙니다. 한 번 해보시죠. 곧 나올 것 같습니다."


의사는 그 간호사를 많이 신임하는 모양입니다. 간호사의 말대로 분만작업을 하기 시작하고는 제게 힘을 주라고 하더군요. 얼마만에 낳은지 아세요? 두번 쎄게 힘을 줬을 뿐인데, 아기는 "응애~'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세상에 나왔지요. 


지금도  잘 자라고 있는 우리 아들을 보면 그 간호사가 생각이 납니다. 얼마나 고마운지요.
의사보다 더 뛰어난 간호사(?) 덕분에 세번째 아이를 무사히 출산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분만실에서 편안하게 아기를 낳을 수 있었답니다. 그때가 벌써 12년이 되었네요.


올해가 호랑이띠 해잖아요. 울 아들도 호랑이띠에 이렇게 태어났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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