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와 보육정책

장기노인요양보험 담당자에게서 들은 숨겨진 복지비밀

우리밀맘마2010.07.25 21:30



 

 


엄마가 인지검사를 다시 받았습니다. 인지검사결과를 알기위해 엄마와 제가 병원에 찾았었지요. 의사선생님은 인지검사결과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으시고, 엄마의 치매약을 그전보다 두배로 늘였습니다. 장기노인요양보험을 신청할 거라고 했더니, 신청을 하라고 하시더군요.

장기노인요양보험을 신청한 후 며칠 뒤에 담당자의 전화가 왔습니다. 내일 방문할 예정인데, 보호자인 제가 엄마집에 올 수 있는지, 그리고 엄마가 전화를 받지 않는데 내일 오전 11시까지 집에 있어달라고 하네요. 바쁜 일이 있었지만, 엄마의 일이 먼저인 것 같아 그렇게 하겠다고 하고는 엄마에게는 제가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않은 일이 생겼네요. 저희 외삼촌이 위독하셔서 병원에 입원 중인데 울엄니 그 몸으로 작은 오빠를 재촉하셔서는 광주까지 가셨다네요. 워낙 친했던 손 아래 동생이라 꼭 가고 싶으셨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런 사정을 다시 담당자에게 전화로  말씀드렸습니다.

"엄마가, 오빠와 함께 광주에 갔다고 하는데, 혹시 내일 말고 다른 날은 안될까요?"


"약속이 잡혀 있어서 안됩니다."

"금요일은 어떠세요?"

"사무실을 지켜야 됩니다."

"그럼 다음 주 월요일은요?"

"신청후 14일까지 방문을 해야 하는데, 그럼 14일이 지나네요. 그렇다면 다시 신청을 하세요."

"그럼 이번 주에 다른 날은 시간이 없으시나요?"

그러자 담당자께서 어머니에 관해 좀 더 구체적인 질문을 하면서, 어떻게 하든 방문을 하지 않으려는 인상을 주시네요.

 
 

 
"엄마가 화장실에는 혼자가시나요? 그리고 혼자 일어나서 걸으실 수 있나요? 집에서 혼자 생활할 수 있지요?"

"예. 그렇지만 치매가 있으셔서, 밖에서는 혼자서 활동하시기가 힘들어요. 집에서도 걱정이 되구요."

"그럼, 등급을 받기는 힘듭니다. 집에서도 혼자서 생활이 안되서 사람이 계속 있어야 될 상황에만 3급을 받을 수 있어요."

순간 좀 멍해지더군요. 시간 약속을 하다가 갑자기 이런 질문은 왜 하실까?

"그럼, 우선 엄마가 언제 오시는지 오빠에게 다시 전화를 해보고  전화를 드릴께요."

그렇게 하고는 오빠에게 연락을 해보니 다행히 지금 내려오고 있다네요. 그래서 내일 11시에 담당자와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기분이 영 찝찝합니다. 혼자 살면서  혼자 생활이 안될 정도가 되어야 3급이 된다니.... 그럼 2급, 1급은 도대체 왜 있는 걸까요? 그리고 그런 분들이라면 보호시설로 계셔야지 단지 몇 시간 돌보아주는 돌보미가 그리 필요한 분들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집에서 자녀들이 그런 병든 부모를 모시고 있는 경우라면야 그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다음날 담당자를 만났답니다. 어제 통화할 때는 너무 딱딱하게 대하셔서 좀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다 친절하시고 인상도 좋아보였습니다. 저보다 먼저 와서는 엄마에게이런 저런 질문도 하셨더군요. 그리고 저와도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대화 속에서 어제 엄마가 왜 대상이 안된다고 했는지 그 비밀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저도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있기에 그 분과 통하는 부분도 있구요. 제가 정곡을 찔렀습니다.

"사회복지자금이 좀 많이 부족하지요?"

그 분 얼굴에 쓴 미소를 지으면서 그제서야 이렇게 말씀하시네요.

"사실 지금 자금이 동이 났어요. 그래서 더 심하신 분도 해드릴 수가 없는 상황이예요."

그러면서 이런 저런 설명을 해주시더군요. 어제 일만 생각하면 담당자가 좀 얄미웠지만 이야기를 듣고 보니 도리어 안스러운 생각이 들더군요. 이미 자금은 동이나 더이상 신규 신청자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인데, 그런 속도 모르고 사람들은 끊임없이 신청하니 죽을 맛이라는 거죠. 그래서 차선책을 택한 것이 현재 받고 있는 사람들 중 상대적으로 경미하거나 허위 대상자들을 골라 퇴출시키고, 그 빈자리에 신규 신청자를 넣는 것 밖에는 현재 다른 대책이 없다고 하네요.

저녁에 돌아온 남편에게 얘기를 했더니, 남편은 복지예산이 줄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하네요. 뭐 정부에서 금액이 더 늘었다고 선전하지만 그 내용을 자세히 보면 복지예산이라고 할 수 없는 명목들이 복지예산에 들어와 있어 늘어난 것처럼 보였지만, 이전부터 해오던 복지 사업에 드는 예산은 동결되던지 아니면 삭감되었다고 하네요. 전 잘 모르지만 종부세로 거둔 세금들이 이전에는 모두 지방자치의 복지자금이었는데, 지금 그것이 없어지다 보니 따로 예산을 들여올 방법을 모색하지 않은 결과라고도 하구요. 그리고 이런 제도도 만들어진지 얼마되지 않기에 시행착오가 많을 수밖에 없고, 그런 차에 자금까지 동이 나니 이런 결과가 생긴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4대강 사업 때문에 이런 예산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된 것이라도 합니다. 참 이래 저래 우리 서민들을 힘들게 하네요. 좀 웃고 마음 편히 사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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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건강

친정엄마, 장기노인요양보험을 신청해야 겠어요.

우리밀맘마2010.07.21 06:00

 
 


요즘은 한주에 한번정도는 친정엄마를 만나고 있지만, 허리가 많이 아팠던 몇달은 한달에 한번정도도 찾아보지 못했지요. 그래서인지 부쩍 엄마의 치매가 눈에 띄게 나빠진 것 같았습니다.
금방한 말을 잊어버리고 반복하는 것은 예사이구요. 엄마가 평소에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어디에 둔지를 모르시구요. 하루는 이런 일도 있었네요.

"어! 엄마 냉장고 얼마 주고 샀어요."

"중고가게에서 샀는데, 천오백만원을 주고 샀다."

" 하하하 엄마, 중고인데 왜 천오백만원이예요. 십오만원아니예요?"

"아니다. 천오백만원이 맞아. 천오백만원 주고 샀다니까."

"엄마 천오백만원이 있기는 해요?"

"아니."

"그럼 어떻게 천오백만원을 주고 사요?"

"그래? 그럼 내가 얼마주고 샀는데?"

"그거야. 나도 모르죠."

그리고 어느날은 식당에서 엄마가 밥값을 냈습니다. 밥값을 내고 돌아오니 엄마는 또 돈을 꺼내시는 것이였어요.

"자, 밥값내라."

"엄마, 조금전에 돈 줘서 냈잖아요."

"그래? 내가 돈을 줬어?"

요즘은 대화를 하면 반이상은 틀린말을 하시지요. 제가 아는 내용은 틀린말인지 알지만, 모르는 내용은 맞는말인지 아닌지 알수가 없답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말이 무슨뜻인지, 그전에 알던 단어도 무슨뜻인지 잊어버리더군요. 며칠전에는 또 그러시네요.

"맘마야, 작은오빠가 내게 빌린돈을 갚아주었는데, 돈이 하나도 없어. 어디갔는지 돈이 하나도 없어."

그리고, 치매약을 잘 드셔야 될텐데, 약이 계속 밀려서 한달치가 넘게 남아 있답니다.

"엄마, 약을 잘 드셔야 되요. 그래야 건강하게 사시죠."

"약은 꼭 챙겨먹는다. 한번도 빼먹지 않았어."

"그럼 왜 약이 이렇게 많이 남아있어요?"

"나도 몰라."

누구라도 곁에 있어야 하는데, 그리 혼자 계시니 맘이 놓이지가 않습니다. 약이라도 챙겨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으련만. 고민한 끝에 장기노인요양보험을 한번 신청해 보기로 했습니다. 엄마는 낯선사람이 싫다고 하지만, 매일 4시간이라도 힘든일도 도와드리고, 말벗도 되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기네요. 그래서 지금처럼만 건강하셔서, 아니 지금보다는 더 건강해지셔서 엄마가 원하는대로 사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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