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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밀양'을 본 기독교인들의 수다

우리밀맘마2010.05.25 05:00

 
 


이창동 감독의 "밀양"을 보고

이번 칸 영화제에서 우리 이창동 감독님의 "시"라는 영화가 극본상을 받았네요. 이전 정부에서는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냈던 이창동 감독에 대해 제 남편은 "장관 퇴임 후에 다시 영화감독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사람"이라며 상당히 존경심을 나타내더군요. 저랑은 그리 친한 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전 전도연 송강호 주연의 "밀양"이란 영화를 본 후 개인적으로 좀 친숙해졌구요, 그래서인지 이번 칸 영화제 수상소식은 더 큰 기쁨으로 다가오네요.

이창동 감독님의 수상소식을 접했을 때 제일 먼저 제 머리에 떠오른 것은 영화 "밀양"이었습니다. 이 영화가 한창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을 때, 우리 교회 목사님과 30여명의 성도들이 단체관람을 했답니다. 목사님께서 이거 꼭 봐야한다며 성경공부 시간에 공부 대신 영화관으로 직행했거든요. 얼떨결에 따라가 봤는데, 보고 난 뒤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더군요.






영화관람 후 점심을 먹으면서 목사님과 함께 영화에 대한 수다가 이어졌습니다. 우리 목사님, 그냥 참 편하게 이야기를 잘 이끄시거든요. 내심 답도 좀 시원스럽게 내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는데, 그냥 우리들이 편히 이야기하도록 당신은 슬쩍 화두를 던져놓고 그냥 내버려 두신답니다.
목사님께서 먼저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극 중에 보면 기독교인들의 모습들이 보이는데, 여러분 보기에는 어떠세요?"

사실 저도 영화를 보면서 좀 맘에 걸렸던 부분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기독교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뭔가 우릴 좀 비꼬는듯한 그런 느낌이 들어 영 불편했거든요. 하지만 딱 꼬집어서 이건 아니다 싶은 그런 장면을 찾는 것도 좀 어려웠구요. 우리들의 모습이 맞긴 한데 뭔가 좀 그렇다고 하기에는 찜찜한 ..ㅎㅎ 그런데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목사님, 영화를 보니 믿지 않는 사람들이 우릴 보면 너희끼리 잘들 논다..이럴 것 같아요"

순간 좌중이 완전 "빵" 터졌습니다. 여기저기서 "맞다 맞다" 그렇게 맞장구를 치는 분도 있고, 순간적으로 아주 시끌시끌해졌습니다. 또 한 분이 그 말을 이어 이렇게 말씀하였습니다.

"네, 사실 우리는 아주 자연스런 행동이고, 너무 습관적인 모습이라 이상한 것을 잘 모르겠는데 오늘 영화를 보니 정말 그동안 우리끼리 너무 잘 놀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 문화가 세상과 상당히 이질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말씀을 듣고 있던 목사님 싱긋이 웃으시며 또 다른 화두를 던지십니다.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한 번씩 말씀해보시지요."

이 질문에 많은 분들이 영화의 가장 마지막 장면을 꼽더군요. 머리를 자르려고 거울을 앞에 두고 앉은 마당에 햇볕이 비치면서 "뻥"이라고 쓰인 세제통을 살짝 클로즈업하며 지나가는 장면을 두고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인가 하고 묻기도 하면서요. 한 분은 그 뻥이라는 말에 뜻이 있다며 아마 전도연과 송강호는 앞으로 잘 살거다고 예언하기도 하구요. 그 햇살이 참 따뜻하고 좋다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전도연이 아들의 주검을 보고 밤에 미친듯이 거리를 헤메며 꺽꺽 대며 울던 그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아니 인상 깊은 정도가 아니라 정말 소름이 돋더군요. 그 절망감, 말할 수 없는 그 슬픔..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제가 주먹이 쥐어지고, 이를 꽉 악문채 바들바들 떨며 울고 있었거든요. 그 때 정말 전도연은 천상 배우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끼리 한참 열을 올리며 이야기 하고 있는 중에 목사님께서 마지막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극 중에 누가 가장 예수님 닮았습니까?"





헉, 우리가 허를 찔렸습니다. 선뜻 이 질문에 대답을 못하겠더라구요. 왜냐면 극중 전도연을 짝사랑하며 좇아 다닌 택시기사 송강호가 제일 예수님 닮은 인물로 보여졌는데, 그 사람은 극중에서 보면 이제 겨우 초신자에 불과하지 않습니까? 저뿐만 아니라 함께 영화를 본 다른 분들의 불만도 거기에 있었습니다. 이 영화가 기독교인들에게 불편한 이유인 것이죠. 왜 하필이면 가장 예수님 닮은 캐릭터로 초신자를 택했느냐 하는 것입니다. 얼마든지 신앙심이 깊은 인물을 들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또 우리 바람대로 했다가는 이 영화는 기독교 선전용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고, 대중들에게 그 큰 감동을 안겨주지 않았겠지요. 이때문에 이창동 감독님이 기독교인들에게 미움을 싸긴 했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그 덕에 우리는 좀 더 객관적인 안목으로 우리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었고, 또 그렇게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이죠.





이창동 감독님, 감독님은 절 모르시겠지만 축하드려요.
직접 만나면 축하 꽃다발이라도 한 아름 안겨드릴텐데 좀 아쉽네요.
이번에 만드신 영화 "시" 꼭 보겠습니다.
저만 보지 않고, 지난 번 밀양처럼 단체관람을 하던지, 아님 앞집 뒷집 다 꼬드겨 함께 보도록 해보겠습니다. 다음 작품도 기대하고 있을께요.  


이창동 감독님의 영화 "시"가 천만 관객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추천이 필요합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제 글을 추천해주시고, 댓글도 많이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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