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우리가족

시험망친 울 아들 당당하게 위로상 달라고 한 사연

우리밀맘마2011.03.03 05:30

시험망친 아들 당당하게 위로상 달라고 하네요


저는 애가 넷입니다. 큰 애가 이제 고2이고, 막내가 초5입니다. 2년 터울로 주렁주렁 달려있죠. 덕분은 우리 집에는 에피소드가 끊이지 않습니다. 이제 개학되고, 울 아이들 오늘 학교 가며 벌써 이런 말을 합니다.

"우씨~ 한 달 후면 시험이다. "

몇 년 전 일입니다. 당시 중딩이었던 큰 딸이 시험치기전에 "우리 친구들 모두다 시험 잘 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한 이야기를 실었는데, 어제 퇴근하고 난 뒤 집에 오니 아내가 또 다른 에피소드를 준비해놓고 있네요.
참 어제 우리 딸은 하나님의 응답이 너무 정확하다며 제게 자랑을 늘어놓습니다.


그래서 "시험 잘 봤구나" 하니, "응!!" 아주 자신 있게 대답하네요.
순간 흐뭇해지는데, 딸의 말이 이어집니다. "우리 친구들은 더 잘봤어" ㅋㅋㅋ 그러면서 자기 친구 누구는 한개 틀렸다고 울고, 또 누구는 두 개 틀렸다고 통곡하고, 그러는 친구들을 바라보는 지는 3개 틀렸다네요. ㅎㅎ

"하나님은 내 기도를 어찌 이리 잘 들어주시는줄 몰라!"

불평인지 하소연이지 아리송한 말을 남겨두고 다시 시험공부에 열중하네요.
중딩은 3일동안이나 시험을 칩니다. 뭔 공부할 것이 이리 많은지.


이제 아들 이야기를 하죠. 이 녀석은 셋째입니다. 드뎌 중학교에 오늘 입학하여 명실상부한 중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들 5학년 때의 일입니다. 누나들처럼 그렇게 그 학교도 시험을 쳤다고 합니다. 그런데 좀 풀이 죽어 들어오기에 아내가 물었더니 생각보다 성적이 좀 덜 나왔답니다. 거기다가 경쟁자들은 성적이 더 잘 나왔다네요. 지 말로는 최악이랍니다. ㅎㅎ 그러면서 하는 말이

"엄마 최선을 다한 아들, 기죽지 않고 살도록 위로상 주세요"

아주 당당하게 요구하는 모습이 귀여워, 초콜릿을 네 개 사서 애들에게 하나씩 다 돌렸답니다. 
그런데, 이 장면을 본 아들 왈

"누나들, 이거 다 내 덕이니까 그런 줄 알고 맛있게 먹고, 시험 잘 쳐"

그런데, 막내가 이 말을 듣고 아주 염장을 제대로 질렀습니다
.

"흥, 나는 오늘 시험 잘 쳤으니까 내건 위로상이 아니고 특별상이다."

다음 날 아침 우리 막내 살아있더군요. ㅎㅎ

 

시험의 본래 목적은 자신의 능력을 확인해보고 이것을 바탕으로 좀 더 실력을 배양하는데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의 시험은 모든 것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사람을 규정짓는 도구가 되죠.  그래서 아이들이 시험이 힘들고, 학교 가는 것이 싫은 가장 큰 이유가 됩니다. 외국에는 평가 시험도 세 번을 치게 해준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잘 나온 것을 최종 시험점수로 삼죠.
그래서 한 번 실패해도 다음에 잘하도록 도전합니다.

실패는 더 잘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며, 실패를 그리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봅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직 한 번에 모든 것의 끝을 냅니다. 한 번 실패하면 기회는 다시 오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 번의 실패는 모든 것이 끝이라는 인식이 박혀있어서 한 번의 실패조차 용납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이들의 도전감을 빼앗아 버리고, 더 큰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입니다. 

예전에 미국의 유명 방송 중에 아이돌을 발굴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수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가지고 나와서 심사위원들 앞에서 자신의 재능을 선보이면 심사위원들이 한 명 한 명 그 평가를 내리고, 가장 우수한 사람을 뽑아서 더 큰 무대로 가는 기회를 주더군요. 아주 다양한 그룹의 아이들이 참여했는데 제가 가장 눈여겨 본 것은 마지막 평가부분입니다.

전문가들이 자신이 선보인 재능에 대해 평가할 때 그 아이들은 주눅은 커녕 아주 소신있게 이야기합니다. 때로는 전문가의 지적을 자신의 논리로 반박하는 장면을 보고, 이것이 우리와의 차이구나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우리 아이들이라면 어땠을까요? 아니 우리는 아예 심판위원과의 그런 시간도 주지 않죠. 그냥 벽보나 인터넷에 심사결과만 달랑 올려놓으면 되죠.
 
이 프로 중에 아직도 제 기억에 남아있는 아주 강한 인상을 준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한 눈에도 엄청난 비만의 아이가 고 난이도의 춤을 추었는데, 그냥 떨어졌습니다. 심사위원들의 혹평은 물론이고, 보는 제가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에게 마이크를 들이대자 별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덤덤하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실패는 저의 일상 중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 그렇다고 저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습니다. 성공할 때까지 저의 도전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말 멋지더군요. 우리 아이들이 이런 배짱과 자신감, 그리고 자존감을 살아갈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이 절로 생겨났습니다.  

 



 

 

by우리밀맘마

 

신고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