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우리가족

할머니의 마음을 한순간에 녹여버린 손주의 한 마디

우리밀맘마2010.10.20 05:30

 
 


요즘 시부모님 건강이 그리 좋지 않아 걱정입니다. 어머님은 예전에 교통사고를 크게 두번이나 당하셔서 몸에 성한 곳이 없으시거든요. 또 살이 많이 불으셔서 걷는 것도 힘드신데다, 뇌졸중에 걸린 아버님 곁에서 병수발 하려니 체력이 한 번씩 바닥이 나시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아버님께서 또 한 고집하시기 때문에 어머님 속을 많이 썩혀드립니다. 그냥 한 번 말씀하실 때 하시면 좋을텐데 꼭 고집대로 하시다가 나중에는 실수를 하시거든요. 예를 들어 " 이제 시간 상 화장실에 가실 때가 됐으니 볼 일 보고 침대로 가세요 " 하면 그냥 "응~" 하시고 가시면 될텐데, 아니라고 우기십니다. 그러다가 좀 있으면 갑자기 볼일이 급하게 되십니다. 그 때 일어나서 화장실로 가면 벌써 늦거든요. 화장실 가다가 볼 일을 보시는 경우도 있고, 또 급하게 하시다보니 옆으로 흘리게 됩니다. 그 때마다 겨우 청소해 놓은 방과 화장실 다시 청소해야 되고, 또 옷을 죄다 버리시니 뒤치닥하는 일이 여간 아닙니다.

그러니 어머니 입에서 좋은 말씀 나오기가 힘들죠. 당연히 어머니 입에서 고함이 나오고, 울 아버님 그 소리를 들으면 기도 죽을만 하실텐데, 다음에 또 그러십니다. 어머니 혈압 오르는 거 당연하죠. 울 어머니 한 주간 아버님 속썩인 일 다 가슴에 담아두고 있다가 저희가 집에 가면 계속해서 우리에게 다 일러바칩니다. 울 남편 잘 듣고 있다 아버님께 가서 한 마디 합니다.

"아빠, 욕 들을만 하네, 엄마 말씀 좀 잘 들으소. 알았지요? 약속~"

그러고 손가락 걸고 지장 찍자고 하면 아버님 순순히 잘 응하십니다. 거기다 대답은 또 잘하십니다.

"알았다, 내 잘들을께~~"

ㅋㅋ 하지만 저희가 돌아가는 그 순간 아버님의 기억은 다시 초기화되시는 것 같습니다. 또 밤에는 두 세차례 화장실 가신다고 일어나시는데, 어머님 도움이 없이 혼자서는 못가시거든요. 그러니 어머니 잠을 제대로 못주무시니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거죠.

여기다 어머님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 둘이 더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 큰 시누이, 아침에 일찍 출근해야 하는데, 회사 근처에 마땅한 식당이 없어 도시락을 가져가야 합니다. 어머니 딸을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서 정성들여 도시락을 싸시네요. 가뜩이나 밤잠 못주무신데다 딸을 위해 새벽에 일어나려니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울 어머니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큰 시누이의 아들을 봐야하거든요. 올해 유치원에 보내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시기를 놓쳤습니다. 5살짜리 우리 조카, 정말 번개입니다. 한참 뛰어다닐 나이니, 집에 가만히 있질 못하죠. 건강한 분들도 손주 몇 개월보고 나면 골병이 든다는데, 몸이 불편하신 어머니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그러다 보니 울 어머님 피곤하신 모습이 역력해서 뵐 때마다 제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런데요, 지난 주에 찾아뵈니 어머니 얼굴에 웃음 활짝 폈습니다. 그렇게 즐거워보이시던 것이 언제적일까 싶을 정도로 환하게 웃으시네요.

"어머니, 뭐 좋은 일 있으세요. 기분이 무척 좋아보이세요."

제가 그렇게 물으니 어머니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하십니다.

"윤이가 있잖냐 (윤이는 5살 먹은 조카 이름입니다. 어머니가 보고 있는 큰 시누이 아들이죠) 하루는 내가 머리 감고 빗질하고 있는데, 빤히 쳐다보고 있지 않니, 그래서 윤이보고 할머니 이뻐? 하고 물었더니 윤이가 뭐라고 했게?" 

"뭐라고 했는데요 어머니?"

"글쎄 그녀석이 날보고 할머니는 장미꽃처럼 이뻐~ 그러잖아 ㅎㅎㅎ "

5살 꼬마가 이런 말을 하니 얼마나 신통하게 여겼는지, 거기다 할머니보고 장미꽃처럼 이쁘다고 하니, 그 한마디에 지금까지의 피로가 싹 사라지더라는 것입니다. ㅋ 울 윤이 나중에 여자들에게 아주 사랑받을 것 같네요. 지금도 이렇게 여자마음 잘 아니 말입니다.

ㅎㅎ 그나저나 여성본능은 어쩔 수 없나봐요. 울 어머니도 손주에게 이쁘다는 말 한 마디에 이렇듯 기분이 좋아지시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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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가진 엄마들의 최고의 적은 아영이?

우리밀맘마2010.10.14 05:30

 
 


요즘 TV 광고 중에 아주 재밌는 것이 있더군요. 울 남편 이 광고 보면 거의 쓰러집니다. 캬캬캬 배를 잡고 딩굴죠. 뭐가 그리 재밌냐고 하면, 이 광고에 나오는 아역 배우의 표정, 그리고 그 아들의 말 한마디가 그리 재밌답니다. 뭐냐고요? 그 광고에 보면 엄마가 맛있는 밥을 해서 아이에게 떠먹여 주며 묻죠.

" 울 아들은 누구꺼?"

그러자 그 아들, 아주 묘한 웃음을 지으며 수줍은 표정으로 한 마디 합니다.

"아영이꺼~"


아영이

다음이미지에서 퍼왔습니다.




ㅎㅎㅎ 글을 쓰다가 저도 웃음이 나네요. 아영이꺼랍니다. ㅎㅎ
그저껜가요? 저도 울 아들 밥 떠먹여주면서 슬쩍 물었습니다.

"아들아~ 아들은 누구꺼?"

그러자 이 녀석 밥 먹다 말고 씨익~ 웃으며 그럽니다.

"아영이꺼~"

순간 제 눈에 힘이 들어갔죠. 그리고 음성에 감정을 실어서 물었습니다.

"아들, 다시 말해봐, 울 아들 누구꺼?"

순간 울 아들 움찔하더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난 울 엄마꺼~,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ㅎㅎ 아들, 그 한 마디가 널 살렸다. 항상 그 마음을 잊지 말도록, 알았찌?"

퇴근하고 들어온 남편에게 저녁 상을 차려주며 다시 물었습니다.

"여봉~ 당신은 누구꺼?"

그러자 울 남편 피식 하며 비웃듯 말합니다.

"아영이꺼~"

헉, 이 남편 마저도.. 그래서 정신 교육을 그 밤에 단단히 시켰습니다. 다시는 아영이 이름이 나오지 않고, 제 이름이 나오도록 말입니다. 오늘 아침 출근할 때 다시 물었죠? 당신 누구꺼?

"응, 난 우리 마눌꺼.. 당신이 최고로 이뻐~"

흠 흐뭇하더군요. ㅎㅎ 하여간 아들이나 남편이나 지속적으로 교육과 훈련을 시켜야합니다. 그래야 아영이라는 이름 쏙 들어가죠. 그런데 이 "아영이" 때 아니게 엄마들의 공적이 되어버렸습니다.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엄마들 모이면 죄다 아영이 타령입니다. 울 아들이 그럴 수 있냐며, 저거 키워나봐야 다 아영이꺼라고 하는데 잘해줄 필요가 뭐 있냐고 침을 튀깁니다. 그러면 그 옆에 있는 엄마들 모두 그렇다고 너도 나도 한 마디씩 하네요. 모두 아들에게 겪은 배신감을 아주 적나라하게 표현합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울 남편에게 했더니 울 남편 딱 한 마디로 할 말 없게 만들어버리네요. 뭐라고 했냐고요?

"지들도 다 아영이면서.. 당신도 울 엄마에게서 날 뺐어가놓고는 그러냐?"

뭐, 그건 그렇죠. ㅎㅎ 아니다, 내가 뺏은 건 아닌데, 제발로 와놓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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