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우리가족

손주들도 감동시킨 울 시어머니가 지켜온 엄마의 자리

우리밀맘마2012.01.17 07:43

 
 

전 울 시어머니 생각만 하면 정말 대단한 분이다, 입장 바꿔놓고 내가 만일 울 시어머니 입장이었으면 그렇게 살아올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어린 나이에 시집 왔을 때 그 어려움을 울 시어머니의 넉넉한 마음 때문에 잘 이겨낼 수 있었기도 하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45년 시집살이, 그 어려운 시절을 묵묵히 참아오신 것 그저 저는 감사할 수밖에 없답니다.

울 시어머니 18살에 시집 오셨다고 합니다.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 진학하고 싶은데, 당시 시골 할머니들이 여자가 배워서 어디 쓸꺼냐며 좋은 혼처 났으니 시집가라고 그렇게 등떠밀려 울 시아버님께 시집 왔는데, 지금도 그 때 어머니가 공부 좀 더 하게 두었더라면 내 팔자가 어떻게 폈을지 모른다며 많이 아쉬워 하시네요. 그도 그럴 것이 공부를 굉장히 잘하셨더라구요. 웅변도 잘하고 또 지도력도 있으셔서 군 내에서 꽤 유명세를 탔다고 하시네요.

그런 시어머님에 비해 아버님은 일단 고졸 출신으로 학력은 어머님보다 위지만 그렇게 명철하신 분은 아니신 것 같습니다. 일찍 상처하신 홀어머니 밑에 독자로 떠받들려 자라온 탓에 사람들에게 그렇게 칭찬받는 모범생은 아니었구요. 두 분이 함께 살아오시면서 여러 일들을 겪는 동안 시아버님이 하겠다고 고집 피워서 제대로 된 일은 거의 없고, 도리어 어머니가 이리 하자 했던 일들은 대부분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시아버님은 어머님에 대한 열등감 같은 것이 엿보입니다. 그리고 이때문에 젊어서는 어머님을 많이 구박하였고, 또 시할머니께서 곁에서 거드셨죠. 

그리고 아버님과 할머님 두 분 다 주벽이 심하셔서 술만 먹고 들어오시면 집안을 거의 다 때려 부수기도 하고, 어머니를 많이 구타하시기도 했다네요. 번듯한 직장 잘 다니시다가 술 드시고 절제가 되지 않아 윗사람과 대판 싸워서 퇴사하셨으니 그 성품 짐작하시겠죠? 하루는 아버님이 술드시고 와서 행패부리면 다음 날은 할머니가 또 그러시고, 두 모자가 그렇게 번갈아 가며 어머니를 괴롭히셨으니 그 고생이야 어찌 말로 다할 수 있겠습니까? 제 남편도 어릴 적 생활을 떠올리며 잊혀지지 않는 것이 그렇게 아버님이 주벽이 심해지신 날은 모두 그 아랫집으로 피신해서 혹시나 아버님이 찾아올까 싶어 가슴 졸이며 숨어있었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답니다.

하도 고생이 심해 이혼하던지 아님 야반도주를 할까 생각했던 적도 여러번이었답니다. 어머니를 아시는 주변분들이 당신 같은 사람이 왜 그런 집에서 사느냐며 차라리 혼자 살아도 지금보다는 낫겠다며 이혼하라고 부추겨도 그렇게 끝까지 그 자리를 지킨 이유가 바로 자식 때문이었다고 하네요. 어머니의 그런 희생에 울 남편 형제들 모두 지금은 나름 잘 삽니다. 대학교수도 있고, 학교 선생님도 있고, 대기업 간부도 있구요.

한번씩 저에게 울 어머니 그래도 내가 잘 참았지 하시면서 웃으시는데, 그 웃음에 참 많은 회한이 담겨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울 남편 그런 어머니를 잘 아니 어머니 명이라면 거절을 못하죠. 전 그런 효자 남편때문에 좀 많이 힘들긴 했지만요. ㅎㅎ 또 한편으로 어머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어머님이 그리 참아주신 덕에 그리고 그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식들 잘 키워주신 덕에 제가 이렇게 좋은 남편 만나 알콩달콩 살아가는 거죠.


시어버니와 며느리

저희 시어머니십니다. 그 옆에 있는 것이 저구요.




울 남편요~ 자기 생일날이 되면 아침 일찍 어머님께 전화를 겁니다.


"엄마요? ㅎㅎ 장남이지. 어머니 오늘 제 생일입니다. 절 낳아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그러면 수화기 너머로 넉넉한 어머님의 음성이 들려옵니다.

"그래 우리 장남 생일 축하한다. 나도 사랑한다."

그런데 그 말씀이 끝나기가 무섭게 울 아이들 줄서서 할머니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할머니 울 아버지 낳아주셔서 감사해요. 사랑해요."

그렇게 큰 애가 말하고 나면, 둘째는 잘 길러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셋째, 넷째, 모두 차례로 수화기를 돌려가며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어머님에 대한 감사가 끝나면 아버님이 받으시죠. ㅋㅋ 아버님은 항상 두번째입니다. 울 남편 아버님에게도 같은 인사를 드리고, 울 아이들 역시 할어버지에게도 같은 인사를 하죠.

엄마의 자리, 엄마의 길을 포기하지 않은 시어머님...

"어머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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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Favicon of http://blog.daum.net/kangdante BlogIcon kangdante2012.01.17 07:57 신고 요즘 며느님들...
    고생을 많이 한다한다 하지만
    옛날의 우리 어머님들..
    정말 고생이 많았죠?..
  • 벼리2012.01.17 08:22 신고 맞아요, 생일날은 낳아준 부모님께 감사드리라고 저도 아이들한테 교육..
    우리 사위가 잘 실천하고 있어요..ㅎ, 참 훌륭하신 시어머님이시네요.
  • Favicon of http://koreatakraw.com BlogIcon 모피우스2012.01.17 08:36 신고 엄마의 역할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windlov2.tistory.com BlogIcon 돌이아빠2012.01.17 08:58 신고 제 생일이 머지 않았는데 제 아들 녀석에게도 감사 인사를 함께 할 수 있도록 해 봐야겠습니다~
  • 강춘2012.01.17 09:09 신고 가정의 행복한 모습이 보입니다.
    늘 행복이 함께 하시길...^^*
  • Favicon of http://www.supark.co.kr BlogIcon 연한수박2012.01.17 17:57 신고 저희 시어머니 생각이 나는군요.
    생일날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사랑한다고 전화 드리는 거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아이들도 그런 걸 보면서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을 절로 배우는 것 같네요.
  • Favicon of http://mindme.net BlogIcon 마음노트2012.01.18 13:01 신고 차암 읽찍 시집오셔서 고생이 많으셨네요..
    건강하게 오래 오래 장수하셨음 합니다.
  • Favicon of http://yypbd.tistory.com BlogIcon 와이군2012.01.18 13:13 신고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빌겠습니다.
  • Favicon of http://ulsanmalgum.tistory.com BlogIcon 수에르떼2012.01.19 02:06 신고 어머 진정 아름다운 동화같은 가족상이시네요.
    근데 며늘이 인터넷에 이렇게 글쓰시는거 시아버지도 아시나요?
    보시면 은근히 서운해 하실듯하네요...
    뭐 틀린말 하나 없겠지만요 ㅋㅋㅋ
    그세월 다 지내오신분들 그것만으로도 존경받아 마땅하다 생각듭니다.
    시어머니의 건강을 빌어드릴께요^^
  • 정관장사2012.01.20 15:22 신고 시부모님의 입장을 잘~이해해주시는 님 께서 더 대단하십니다.
    요즘 주부님들 시 자만 들어있어도 싷다하는 세상인데..... 이렇게 현명한 부모 밑에서 자라는 자식들역시 심성이 올곧은 사람으로 성장하리라 믿습니다
    행복해보여 좋습니다..님의 가족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빕니다.
  • BlogIcon 바보냄새솔솔2012.01.20 22:26 신고 시어머니 보다 더 훌륭하신 분이 바로 님이신 듯...
    맏며느리가 훌륭해서 그 집안이 두루 행복하신 겁니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셔서...
    오래오래 행복한 가정 이루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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