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이야기

엄마와 딸, 딸도 이해할 수 없는 어린이집 교사의 금기

우리밀맘마2014.02.27 07:54

엄마와 딸, 딸도 이해할 수 없는 어린이집 교사의 금기사항, 절대 전화하지마!


예전 제가 유치원교사를 여친으로 둔 남친의 비애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 글 중에 시도 때도 없이 여친에게 문자나 전화하지 말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왜냐면 그녀는 항상 어린아이들에게 시선이 빼앗겨 있고, 근무시간 중 쉬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그런 문자나 전화를 받을 새도 없고, 또 답장을 해줄 틈도 없기 때문입니다.
 
유치원 교사를 여친으로 둔 남자가 꼭 알아야 할 것들


근대 어린이집 교사에게는 문자는 몰라도 전화는 절대 해서는 안됩니다. 그건 정말 금기 사항이죠. 왜냐면 어린이집에서 유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충분한 잠이랍니다. 아기들은 하루의 절반 이상 잠을 자야 제대로 성장할 수 있거든요. 특히 영아들에게는 잠을 잘 재워야 능력있는 교사로 인정받습니다. 그래서 영아를 담당하는 교사들은 대부분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놓습니다. 혹 그렇게 해놓지 않았다간 겨우 재운 아기들 핸드폰 벨소리 때문에 다 깨우게 되거든요. 그땐 정말 625는 난리도 아닙니다. ㅎㅎ

울 남편 매주 두 번은 퇴근시간에 맞춰 저를 데리러 온답니다. 오늘도 절 데리러 오는 날인데, 혹시 큰딸과 부산에 갈 일이 있어 못 올 수도 있다고 하네요. 퇴근시간 되서 전화하라고 합니다. 



 

잠자는아기_유아들유아들의 적정 잠자는 시간은 평균 12-15시간이랍니다.

 



드뎌 저의 일과가 끝날 때 쯤 남편에게 전화를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받지 않고 울 큰딸이 전화를 받더군요.

“어딘데?”

“엄마 어린이집에 다 와가요.”

“응, 알았어.”

이제 퇴근해야지 하고 우리반 아기들이 어떤가 살펴보았습니다. 방금까지 한창 떼를 부린 녀석들, 겨우 재웠는데 ㅎㅎ 잠든 우리반 아기들 혹시나 깰까봐 정말 조심조심 가방과 옷을 챙기며 퇴근 준비를 했습니다. 

어린이집은 교사들 출퇴근 시간이 똑같질 않습니다. 부모님들이 아기를 맡기고 데리고 가는 시간이 다 다르기 때문에, 좀 일찍 출근해야 하는 교사도 있어야 하고, 늦게 퇴근하는 교사도 있어야 한답니다. 빨리 출근해야 하는 교사는 아무래도 일찍 퇴근하게 되고, 늦게 출근하는 교사는 늦게 퇴근하게 되죠. 그렇게 시간 균형을 맞추거든요. 저는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먼저 퇴근하는 입장이 되면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일단 우리 아기들을 남아 있는 선생님들이 돌봐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든 선생님들이 덜 힘들도록 해놓고 가야거든요. 가장 좋은 방법은 제가 퇴근할 즈음에 아기들을 재워놓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뿔사 퇴근한다고 생각해서인지 아까 통화할 때 제가 핸드폰 벨소리를 키워놓은 걸 깜빡했지 뭡니까? 때마침 전화벨이 울립니다. 우리 큰 딸 우가가 제게 전화를 한 것입니다. 겨우 재워놓은 우리 아기들 벨 소리 때문에 하나씩 일어나더니 마구 울어대기 시작합니다. 울고 있는 아기들을 보고 퇴근하려니 사실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마음이 영 편치않습니다.  

 

우는아기잘자는 아기들 이렇게 울어대기 시작하면 정말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습니다.@구글이미지에서 퍼옴

 



그렇게 차를 타니 괜시리 딸에게 화풀이를 하게 됩니다. 첨에는 내 사정이 이러니 담부터 전화하지 말라고 좋게 말하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 딸에게 제 감정이 실린 채로 한 마디 했습니다. 

“엄마가 전화했을 때 어린이집에 다 와 간다고 했고, 엄마가 알겠다고 했으면 기다려야지 왜 전화를 하니? 시간되면 나올텐데 니 전화 때문에 잘 자는 아기들 다 깼잖아.”

저를 보고 활짝 웃으며 마미 방가방가를 외치던 울 딸, 저의 일격에 멘붕에 빠졌습니다. 그리고는 당황한 듯 이렇게 항변합니다.

“엄마, 내가 엄마 상황이 그런 줄 알 수 있나?”

딸의 그 말이 제 불붙는 마음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습니다.

“그래, 기다리지 왜 전화를 했냐고?”

처음보다 제 언성이 높아지자 울 큰 딸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으로 자기도 짜증난다며 목소리를 높입니다. 그런데 이 때 제 기분을 더 상하게 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울 남편이 딸 편을 드는 겁니다. 네 엄마가 때로 저러니까 너도 잘알고 대처해야한다는 식으로 말을 하네요. 그러자 울 딸 엄마랑 아빠가 싸울 때, 아빠가 왜 그리 기분나빠하는지 알겠답니다. 이 말을 들으니 정말 속이 상하더군요. 그래도 다행히 딸과의 언쟁은 이것으로 끝이 났습니다.

집에 돌아와 저녁 준비를 하는데 아까 일이 생각이 납니다. 마음이 영 산란하니 뒤숭숭하고, 기분은 영 편치 않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이 교차하고 있는데, 울 큰 딸 제게 가까이 옵니다. 흠칫~ ㅎㅎ 그런데 울 큰딸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평소처럼 밝은 목소리로 저에게 이럽니다. 

“엄마, 이것봐~ 내가 만든 파우치야.”

자기가 만든 파우치라며 제게 자랑하듯 보여주네요. 넉살도 좋죠?

“이쁘네~”

어느 새 제 얼굴에도 미소가 번집니다. 마음도 편해지구요.

 

엄마와 딸 이 그림 꼭 우리 모녀를 모델로 그린 것 같네요. ㅎㅎ

 



사실 울 딸, 어린이집 교사를 엄마로 두었지만, 그 엄마가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어찌 알겠습니까? 제 퇴근 시간 맞춰 이제 다왔다고 제게 알리기 위해 전화하는 것인데, 그게 어떤 결과를 낳을지 어린이집에 근무해보지 않은 이상 모르는 거죠. 그래도 그 정도야 알겠지 싶은 건 제 생각일 뿐이구요.

울 딸의 입장에선 도착했다고 당연히 전화를 한 건데, 도리어 그랬다고 짜증내며 말하는 엄마 때문에 속이 많이 상했을 겁니다. 그런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가와 말을 건네는 울 큰 딸이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하네요. 

쩝 어쩌겠습니까? 아무리 부모라도 잘못할 때도 종종 있잖아요. 아이들 사정은 모른 채 그저 부모라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함부로 말하고, 소리 지르고.... 그런 부모이지만 부모이기에 사랑하는 아이들, 어떨 땐 아이들이 부모인 어른보다 더 마음이 넓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가야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속상했지?"

울 딸 제 말을 듣고 이러네요.

"생큐 마더~~"

 



 

 

by우리밀맘마

 

신고

댓글

댓글쓰기 폼

알콩달콩우리가족

부산사투리 안쓴다고 생각하는 부산아가씨 녹음을 해서 들어보니

우리밀맘마2013.02.25 12:21

부산사투리, 부산사투리로 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부산아가씨, 그녀의 말을 녹음해 들어봤더니

 


부산 사람들이 아주 잘하는 착각 중에 하나가 나는 부산사투리를 쓰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TV에서 부산거리에서 인터뷰할 때 말하는 부산 사람들 보면 왜 저리 말하는가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하죠. 부산사투리 우린 안쓴다고 생각하는 부산 아가씨들 우리 집에도 있더군요.

울 셋째와 넷째는 9시면 잠자리에 든답니다. 블로그에 쓸 글을 적고 나니 셋째와 넷째는 잠이 들었고, 첫째와 둘째가 아주 정답게 대화를 나누고 있네요. 하도 재밌게 얘기를 해서 저도 살짝 끼어들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부산말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언니야. 있잖나? 우리는 TV에서 얘기하는 거하고 똑같이 얘기 한다 아이가. 맞제~. 똑같다 아이가~."

히야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조금은 흥분된 표정으로 말합니다. 그런데 우가가 의외의 이야기를 하네요.  

"그런데 사실은 다르다."

저희 가족은 6년정도 서울에서 살았습니다. 큰 딸 우가는 4살까지 서울에서 자랐죠. 그래서 지금도 서울말을 잘 따라 한답니다. 울 둘째는 2살 때 부산으로 내려왔지요.

"희야. 그런데 우리는 똑같이 말하는 것 같아도, 녹음에서 들으면 우리가 이렇게 말하나? 할 정도로 달라서 놀란데~."

"그래 맞다 희야. 니 핸드폰 녹음되지. 같고 와봐. 녹음해 보자."




그런데 히야의 핸드폰이 녹음 기능이 제대로 되지 않네요. 그래서 우가의 핸드폰으로 녹음을 시작했습니다.


"있다 아이가. 내가 합창단에 있을 때 전국에 있는 합창단 아이들이 모였는데 , 우리 조가 내만 부산 사람이고 나머지는 다 서울, 경기도 사람이었다 아이가. 그런데 그 아이들이 내보고, 자꾸 말을 해보란다 안카나. 내가 볼 땐 저그들하고 똑같은데. 꼭 나를 동물원 동물 보듯이 신기하게 보는거라."

"ㅎㅎ 동물원에 원숭이?"

"진짜 기분 나쁘더라."

"이제 보니 울 희야가 사투리를 언니보다 많이 쓰네."

" 나는 4살까지 서울에 있었잖아요. 희야는 말을 배울 때 부산에 왔고."

"그래서 그런가 보네. ㅎㅎㅎ. 이제 꺼봐라."

녹음을 끝내고 울 희야에게 들려주었습니다. 울 희야 자신의 녹음한 목소리를 듣더니 막 웃으며 말을 합니다.

"이거, 나 아이다. 진짜데이~ 이거 나 아이다. 내가 이렇게 말 할리가 없다."

"ㅎㅎㅎㅎ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

그냥 우리끼리 말할 때는 모르겠는데, 이렇게 녹음을 해보니 부산말로 아주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고 있네요. 울 둘째 자신이 쓰는 억양과 사투리를 처음 듣고는 너무 놀라운 모양입니다. 때로 스스로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늦은 밤 녹음까지 해가며 실험하는 실험정신, 우리 모녀들의 수다는 이렇게 이어집니다. 

"어쩌고, 저쩌고.... ㅎㅎㅎㅎ..."

"ㅎㅎㅎ......"

재미난 수다를 하다보니 시간이 이렇게 가는지 몰랐네요. 에구 그러고 보니 설거지도 다 끝나지 않았는데... 그래도요 아이들과 오랫만에 이렇게 수다를 떨었더니 정말 즐겁습니다. 딸들과 함께 하는 수다가 이렇게 맛나네요. 아이들이 커가니 이야기의 범위도 넓어졌습니다. 그저 아직 어린아이 같았는데, 이야기를 하다보니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아이들과 웃으며 대화를 했더니 더 친근해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오늘 주말, 가족들과 함께 모여 오손도손 재밌는 수다로 정을 쌓아보세요. 그런데, 한 밤의 수다에는 수다를 더욱 맛나게 하는 간식이 있어야 하는데, 뭐가 좋을까요~^^

 

 



 

 

by우리밀맘마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