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이야기

휼륭한 선생님 어린이집 교사인 제 아내를 추천합니다

우리밀맘마2015.05.15 07:18

오늘은 우리밀파파가 씁니다.

 

어제 서울에 출장을 갔습니다.

제가 돈되지 않은 일에 참 바쁜 사람입니다. 덕분에 아내가 고생이 많습니다.

볼 일을 다보고 시외버스를 타고 양산으로 내려오고 있는데 아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애교 섞인 목소리로 잘 내려오고 있는지 묻더니 갑자기 제게 미안하다고 합니다.

뭐가 미안하냐고 하니 모기만한 소리로

 

"오늘 또 허리 뻑했어!"

 

 

아내가 어린이집 선생님 시작한 지 5년 차인데, 제 기억으로 허리를 다쳐 세번을 입원했습니다. 이번까지 하면 네번째이네요. 그렇게 조심해서 요령껏 일하고, 절대 아이들 안아주거나 업어주지 말라고 일러도 대답만 하지 일단 출근하면 그런 생각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저녁에 데리러 가면 차안에서 녹초가 되어 중늙은이처럼 "아이고 죽겠다"며 퍼져버립니다. 정말 얼마나 고생했는지 얼굴에 다나와 있습니다. 그런 아내를 보면 짠하기도 하고, 남편 잘못 만나 이 고생을 하는구나 뭐 그런 생각이 들면 너무 미안하기도 하구요.

 

늦은 밤 집에 도착해서 보니 아내는 잠들어 있습니다.

행여 깰까봐 아주 조심스럽게 샤워하고 옷 갈아 입고 조용히 곁에 누워 잤습니다.

그런데 새벽같이 아내가 깼네요.

뭘 하는가 봤더니 이 새벽에 문자를 보냅니다.

더 자지 뭐하는 짓이냐고 좀 야단 아닌 야단을 쳤더니

 

"응~ 오늘 아무래도 차량 운행은 안될 것 같아서 다른 선생님에게 부탁했어."

 

"뭐? 오늘 그몸으로 출근하려고?"

 

"출근해야지, 내가 출근하지 않으면 다른 선생님들이 더 힘들어지는데.. 어제 다른 선생님들도 퇴근할 때 다 아파하던데, 내가 안가면 다 쓰러질지도 몰라"

 

하~~~ 순간 한숨이 나오면서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제가 걱정하는 걸 아는 아내 절 안심시키려고 이렇게 말합니다.

 

"괜찮아 어제 한의원에서 침맞았더니 좀 견딜만해, 오늘 아주 조심해서 일할께 걱정하지마~"

 

아내는 어제 아이들 생일잔치를 준비하면서 많이 긴장했다고 합니다.

이번에 옮긴 어린이집에서 갖는 첫번째 생일잔치라 준비할 것도 많고 챙길 것도 많다보니

평소와는 달리 몸을 생각하지 않고 급하게 움직였다고 하네요.

무거운 것도 들어서 움직여야 하는데, 보통은 무릎을 내린 후에 물건을 드는데 어제는 허리를 숙여서 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리 무거운 물건은 아닌데, 허리를 숙여 드는 순간 '뚝'하는 느낌이 와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퇴근시간까지 견디다가 마친 후에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집에 겨우 왔다고 하네요.

 

아내가 어린이집 교사로 첫 출근한 후 일년만에 허리를 삐었습니다. 

한달을 입원해서 겨우 치료하였는데, 그 후로 일년 주기로 허리를 다쳐 입원하기를 반복했습니다. 이번이 제 기억으로 네 번째네요. 아직은 움직일 수 있다고 하지만 여기서 쉬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아내는 다른 선생님들 걱정하며 꼭 출근해야한다고 우깁니다.

제가 아직 아내의 고집을 이겨본 적이 없어서 고민입니다. 

 

 

어린이집 선생님

 

 

이왕 시작한 글 제 아내 자랑 좀 하고 마치렵니다.

아내는 정말 아이들을 잘 키웁니다. 아내의 모든 것이 아이들을 잘 키우는데 특화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웬만한 아이들 아내와 2분만 있으면 다 꼬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넷인데 넷 다 정말 잘키웠구요. 아이들 키우면서 자기의 재능이 육아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뒤늦게 아동보육학과에 진학해서 정말 공부 열심히했습니다. 그 덕에 졸업할 때는 총장상도 탔습니다

 

아이들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어린이집 교사를 이제는 천직으로 알고 일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어떤 아이들은 제 부모보다 제 아내를 더 따르기도 하고, 또 아내랑 놀려고 집에 안갈려고 하는 녀석들도 종종 있습니다. 이렇게 너무 열심히 하다보니 한 어린이집에 근무한 지 일년이 되면 체력이 완전 바닥에 이르게 되고, 이렇게 허리를 다치거나 몸이 상하게 되어 그 어린이집을 그만두게 되죠.

 

그렇게 이뻐해주고 사랑으로 돌본 녀석들 조금만 지나면 완전히 잊어버립니다. 아이들 특징이죠. 네가 그렇게 고생해서 키워놔도 좀만 있으면 다 잊어버릴 녀석들인데 뭘 그리 공을 들이냐고 종종 물어봅니다. 그러면 아내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이쁜 걸 어떡해?"

 

내참, 이런 아내의 대답을 들으면 헛웃음만 나옵니다.

그나저나 걱정이네요. 어떻게 해야 오늘 출근하지 않게 할 수 있을까요?

오늘이 스승의 날인데 어린이집 하루 휴원하면 안될까요?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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