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우리가족

느긋한 남편과 팔딱이는 아내 24년을 함께 살아가는 비결

우리밀맘마2016.02.16 06:48

느긋한 남편과 팔딱이는 아내 24년을 함께 살아가는 비결

 

 

혈액형과 성격은 별 관계가 없다고 하지만 제 경우를 보면 관계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전 B형이고 울 남편은 O형입니다. 울 남편은 매사가 좀 느긋한 편이고, 전 좀 다혈질적입니다.

 

결혼 전엔 그리 급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밥도 천천히 먹고, 행동도 그리 빨리 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결혼하면서 조금씩 달라진 것 같습니다.

요즘은 처녀 때의 그 조신함은 어디 간데 없고, 괄괄한 다혈질의 아줌마가 되어버렸습니다.

 

변명을 좀 하자면 이건 선천적이 아니라 결혼 24년이 가져다 준 환경의 변화가 크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아무래도 맏며느리라는 부담감도 있구요, 또 아이들 넷을 키우다 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성격이 그렇게 변해 간 것이 아닐까 싶네요.

 

이런 저의 성향이 아이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애요. 우리 애들도 은근히 급하거든요.

아마도 제가 빨리하도록 다그친 영향을 크게 받은 것 같아요.

그런 걸 생각하면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구요 그래서 이제 성격을 좀 다시 고쳐보려 노력합니다.

 

 

작은 배

 

 

하지만 저에게 있어 기다림은 정말 힘든 일 중의 하나입니다.  

달력을 볼 때 25일이 지나가면은 벌써 달력을 때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지난 달이 아직 5일이나 남았을 때에도 달력을 떼고 싶은 충동을 이기기 어려웠는데,

억지로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좀 만  기다려, 다음 달 1일이 되면 때자 !!!"

 

그리고 기다렸습니다. 

ㅎㅎ 손이 근질거리지만 그래도 참고 또 참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달 1일에 달력을 찢는 그 짜릿한 쾌감.. 별걸로 다 희열을 느낀다고 하실 지 모르겠지만 

저로서는 정말 큰 인내의 순간이었고, 인내는 달다고 한 그 결실을 맛본 것입니다.  

 

 

 

 

 

이런 저에 비하여 남편은 정말 느긋한 사람입니다.

어떨 땐 그 성격이 부럽고, 어떨 땐 정말 화가 날 정도로 답답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아마 우리 부부의 부부싸움 절반은 이 성격과 직간접적으로라도 연관된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제가 좀 기다렸다 말하면 좋게 대화로 해결될 것을

그 순간을 기다리지 못해 급하게 이야기가 튀어나오고, 남편은 좀만 기다리지 이사람아 하는 표정으로 절 봅니다. 그리고 그런 남편의 모습이 얄밉기도 하고, 또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아 속상하기도 하고, 이래저래 오해를 불러일으켜서는 결국 싸움이 됩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느긋한 아빠가 좋은데,

아빠 편들기 하면 제가 섭섭해할까봐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아빠는 아빠로서는 점수를 많이 줄 수 있는데, 내가 볼 때 남편으로서는 아닌것 같아."

 

" 왜?"

 

" 돈도 잘 못 벌지, 매일 늦게 들어오지....."

 

"그래도, 엄마를 사랑해 주고, 성격이 좋잖아."

 

"그건 그래 ~ 인정"  

 

그렇게 말하곤 웃었습니다.

사실. 전 남편에게 좋은 점수를 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매일 늦게 들어오기 때문이죠. 저를 항상 기다리게 하니까요.

 

전 어려서부터 일찍 자는 습관이 있어, 밤 10를 넘기는 것이 너무 힘이 듭니다.

하지만 남편은 10시를 넘기는 것은 기본이고 11시, 어떨 때는 12시가 다 되어야 귀가합니다. 

전 남편을 보고 자고 싶은데, 남편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려니 너무 힘이 들어서 많이 속상합니다.

남편은 그냥 일찍 자라고 하는데, 그럴 수 있나요.

남편은 저의 이런 사정을 너무 몰라주는 것 같아 더 속상하기도 하구요.

 

 

 

 

한번은 주일 예배 시간에 우리 교회 목사님이 이런 설교를 하셨습니다. 

설교 제목이 "깊은 곳에서의 기다림", 뭔가 상당히 문학적이면서 철학적이지 않습니까?

설교 제목처럼 내용은 기다림에 대해 성경적으로 풀어주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들을 구원하기 위해 그토록 오랜 세월을 포기않고 기다리시니

우리도 그런 기다림과 인내로 서로를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설교를 듣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기다림이야 말로 진정한 사랑의 표현이 아닐까?"

 

옛날 "테스"라는 소설을 읽을 적이 있습니다.

그 소설에 테스의 엄마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런 구절이 있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테스의 엄마는 황혼이 지는 저녁 아기 젖을 물리며, 아빠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그녀에게 이렇게 아기에게 젖을 빨리며 아빠를 기다리는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 때 이 구절을 읽으며 전 아주 분노했더랬습니다.

그런데 이제 조금씩 그 구절에 공감이 느껴지네요.

 

 

 

 

 

 

울 남편의 못된 취미 생활이 하나 있습니다.

제 성격을 넘 잘 아니 한번씩 살짝 살짝 건드려봅니다. 그러면 전 여지없이 팔딱이게 되구요.

그러면 울 남편이 이러죠.

 

"어떻게 24년을 그리 한결같이 반응하냐? 정말 신비다."

 

제가 그런 남편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이렇게 성격 급하고 팔딱이며, 소리부터 지르는 여자랑 사는 거 힘들지 않아?"

 

그러자 울 남편 이렇게 말하네요.

 

"첨에는 당신 성격 한 번 바꾸어 보려고 했는데 살짝 시도해보니 그건 미친 짓이더라구.

그래서 당신 성격을 그대로 인정해버렸지. 울 마눌은 이렇게 팔딱이는 매력적인 여자다.

그러다보니 당신의 성격에 익숙해지고, 그러려니 해지고, 요즘은 갈수록 더 귀여워지고..

아무래도 내가 좀 미쳤나봐. 왜 갈수록 울 마눌이 이뻐지지?"

 

 

불가사리_하트

 

 

 

아무래도 울 남편 정말 미쳤나봅니다.  

전 아직도 울 남편이 절 위해 변해주길 바랍니다.

하지만 울 남편 쉬 변화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생활환경이 바껴지지 않으니 어쩔 수 없겠죠.

늦게 오고 싶어 그러겠습니까? 우리 가족 먹여살리기 위해 그리 하지 않으면 안되니 그런 것이겠죠.

그래서 저의 기다림의 사랑은 오래도록 계속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그리 힘이 들지는 않습니다.

간혹은 정말 얄미울 때도 있지만요..

 

 



 

 

by우리밀맘마

 

 

신고

댓글

댓글쓰기 폼

알콩달콩우리가족

발뺌하는 남편,붙들고 늘어지는 아내의 한판 대결

우리밀맘마2011.06.01 05:30

부부싸움의 기술, 부부싸움의 이유, 내가 참지 못하고 싸우게 되는 울 남편의 태도들


<부부싸움엔 이유가 있다>


요즘 울 남편과 자꾸 티격태격 싸움이 좀 많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일단 제가 목소리가 높아지고, 살짝 넘어가주는 센스를 발휘하지 않고 불독처럼 물고 늘어지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죠. 요즘 제 성격이 원래 이랬는가 싶기도 하고.. ㅎㅎ 이렇게 안 맞는 우리 부부 어떻게 20년을 잘 지내왔는지 새삼 신기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지난 번에 울 남편 제게 고함치는 여자랑 살기 싫다고 했다가 아주 큰 싸움으로 번질뻔한 것을 울 아들의 기지 넘치는 말로 넘어간 일이 있습니다. 혹 모르시면 아래 글을 읽어주세요. 

- 부부싸움 하다 아들의 한 마디에 완전 쓰러진 사연


사실 저도 고함치기 싫거든요. 고함치고 나면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가 되기도 하구요. 당하는 남편도 화가 나지만 저도 기분이 좋은 건 아니랍니다.

그런데 제가 언제 그렇게 화를 내는가 제 자신을 좀 살펴보았습니다. 화가나는 포인트가 있더군요. 저는 일단 울 남편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우기거나, 구렁이 담넘어가듯이 슬며시 문제를 무마하려고 할 때, 여지없이 고함이 나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상하게 어떻게 이런 상황이 되면 저는 대충 넘어가질 못하네요. 성격 탓인지..요즘은 남성 호르몬이 슬슬 더 많이 분비되어서 그런지 이전보다 참는 비율이 더 적어진 것 같습니다. 하여간 원인을 알았으니 이런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한 호흡 늘여서 반응하려고 진짜 무진장 노력 중입니다.




 
 



어제 저녁 제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저녁 늦게 회의가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남편에게 차 좀 태워달라고 부탁하는데, 회의 장소가 "거기"냐고 물어보네요. 이전에 회식한 식당이 있었는데 아마 남편은 그곳에서 회의하나 보다 그렇게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니요, 어린이집에서 해요"라고 분명하고 또록하게 대답했답니다. 저녁이 되어 집을 나서는 남편, 이상하게 어린이집 반대쪽으로 가는 겁니다.

"여보! 지금 어딜 가는 거예요?"

"지난 번 거기서 회의한다며?"

헉, 순간 뚜껑이 열리려고 합니다. 이 양반 제 말을 또 잘못 알아들은 것입니다. 순간적으로 최대한 자제하면서 남편에게 말했죠?

"아까 제가 분명히 어린이집에서 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러자 남편, 무슨 말 하냐는 표정으로

"아까 거기서 회의한다며? 난 그 식당인 줄 알았지"

그래서 제가 아까 통화내용을 다시 정확하게 리바이벌 해주었습니다.

"여보, 당신이 오늘 회의 거기서 하냐고 해서 제가 아니요, 어린이집 이라고 분명히 말했잖아요. 이상하게 왜 제 말은 그렇게 잘 까먹으세요? 어제도 냉장고에 생닭가슴살은 냉장고에 냉동은 냉장실에 넣어달라고 했는데 몽땅 냉동실에 넣어두고.. 왜 그러세요?"


"어제 그거야 혼동이 되서 그런거지. 오늘도 내가 잘못 들은 거야? 이상하다. 왜 난 당신 말만 제대로 알아듣질 못하는 거지? 그것도 참 신기하네."


울 남편 표정을 보니 언짢아 하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저도 이미 말 소리에 짜증이 섞여 있구요. 그렇게 우리는 아무 말 않고 갔습니다.


부부싸움_사자

사자의 부부싸움,우리 부부도 저렇게 살벌할까요?


 
오늘 퇴근하고 보니 남편이 있네요. 보일러가 고장이 나서 수리공을 불렀는데 방금 수리를 마쳤다고 합니다. 이거 주인에게 청구해야하겠는데 순순히 주실 지 또 고민이 되네요. 그리고 저녁을 먹으며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오늘 점심은 어떻게 드셨어요?"

"오늘은 사무실에서 라면 끓여 먹었지. 라면에 만두 넣고 파랑 양파랑 갖가지 채소넣고 그렇게 맛있게 먹었지."

"왜 라면 드세요? 몸에도 안좋은데, 집에 오셔서 밥 차려 드시면 될텐데, 밥통에 밥도 해놨구요."

제가 걱정이 되서 그렇게 말했더니 울 남편 아침은 밥을 먹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밥통의 밥은 그대로고, 또 아까 이야기 중에 아침은 식탁에 있는 떡 두덩이로 떼웠다고 했거든요.

"밥통에 밥이 그대론데 무슨 밥을 드셨다고 그래요?"

"냉장고에 있는 얼려논 밥 있잖아 그거 녹여서 국에 밥말아 먹었어"

"점심은 라면 드셨다면서요, 라면에 밥말아 드신 거예요?"

"아니 아침 식사로 먹은 거라니까?"

"아침은 떡으로 떼웠다면서요."

"아니 떡도 먹고, 밥도 먹었어. 걱정하지마.."

울 남편 귀찮다는 듯이 그리고 별거 아닌 걸로 이제 그만하자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여기서 그만 둬야되는데..그만둬야 되는 줄 알면서도 저의 추궁은 끊이질 않습니다. 제가 다시 다그쳐 물으려고 하니 그 옆에 있는 울 이삐가 한 마디 합니다.

부부싸움_화해_사자

사자도 화해할 줄 아는가 봅니다.




"엄마는 그냥 아빠가 밥 먹었다면 그런 줄 알면 되지. 아빠도 좀 엄마가 믿을 수 있도록 정직하게 대답하세요. 아빠가 자꾸 그러니까 엄마가 더 그러는 거 아네요."

울 이삐 아니었음 아마 저는 좀 더 물고 늘어지고, 귀찮은 울 남편은 그만하자며 고함질렀을 것입니다. 이삐야 고마워~ 이삐가 제 맘을 잘 알아주네요. ㅎㅎ

"이삐야, 엄마는 정직한 거 좋아하잖아. 아빠가 자꾸 저렇게 구렁이 담넘어가듯이 슬며시 발뺌하는 거 정말 싫다. 했으면 했고, 안했으면 안했고, 좀 정직하면 엄마도 그냥 그만둘텐데.."

그러자 울 이삐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제게 묻습니다.

"정직한 걸 좋아하신다구요? 정말~~~정말 정직하게 말하면 다 이해해 주는 거야?"

"그럼 엄마는 정직한 걸 좋아해. 진짜야."
 
그런데 이삐의 그 말 듣고 나니 좀 심통이 나네요. 이 녀석 날 어떻게 보고.. 그래서 한 마디 했죠.

"너 학교 갔다 와서 숙제부터 했니?"

그러자 울 이삐 아주 장난스런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울 어머니는 정직한 걸 좋아하시니까 정직하게 대답해드리죠. 안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방으로 쏙 도망가 버립니다. 그런 그 녀석의 뒤통수에 대고 바로 잔소리 공격을 하려고 했는데, 방금 제가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정직하게 말하면 이해해준다고요.

헐~ 턱밑에까지 올라온 잔소리 .. 침 한 번 삼키며 저 밑으로 내려보냈습니다. 에구 한 마디 해야되는데 안하고 삼킬려니 힘드네요. ㅎㅎ 이해한다고 했지 잔소리 안한다고는 안했는데.. 그래서 울 남편 자꾸 발뺌하는건가 ㅎㅎ

그래도 여보~ 제가 사랑하는 거 알죠? 삐치지 마세요. 지난 번엔 제가 먼저 사과했잖아요. 사랑해요~~~





 
 

*이글은 2014.1.26.10:44pm에 수정update 되었습니다.

신고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