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시렁 낙서장

부산대 나온 남편 서울에서 겪은 아주 씁쓸한 경험들

우리밀맘마2011.12.29 06:00

 울 남편 오늘 인터넷 검색하다 좀 흥분하네요.

"이런 말도 안되는..뭐 이 따위가 있냐? 에잇"

평소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무엇이 울 남편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을까요? 궁금해서 모니터로 눈을 옮겼더니, 글 제목이 '한 눈에 보는 우리나라 대학의 서열'입니다. 보니 우리나라 유명 대학의 로고들이 쭉 나열되어 있더군요. 남편이 부산대학교 로고를 손으로 가리키며, 이게 말이 되냐고 그럽니다. 보니 가운데 정도에 위치해 있네요.

아래 내용을 보니 서울에 있는 대학들이 대부분 상위권에 위치해 있고, 그 이후는 대부분 지방대학인데, 이 글을 올린 이의 의견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은 서울에 있으면 일단 상위권 지방에 있으면 모두 하위권이라는 식입니다.

 

어쩌면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이기도 하겠죠. 인구의 1/4이 몰려 있고, 대학 수 역시 그러니 말입니다. 거기다 성적이 안되면 서울에 있는 낮은 대학이라도 가려고 하지, 지방에 있는 우수대학 지원하려고 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지방에서 공부 좀 하고, 경제력이 되면 서울 가려고 하지 지방에 남으려고 하지 않으니 일단 서울에 있어야 인재로 대접받는다는 공식이 나오는 겁니다.

 

좀 씁쓸하네요. 우리나라를 두고 서울공화국이라고 하는 이유를 새삼 느끼겠더군요.

울 남편 80년대에 대학을 다녔는데, 그 당시에 서울, 연고대 다음으로 부산대 경북대 순이었다고 하더군요. 서울대 갈 성적이면 서울로 갔고, 연고대 갈 성적인데 경제적인 능력이 안되면 부산대나 경북대에 남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은근히 자기가 나온 대학에 대한 자부심이 있습니다. 그런 남편이 이전 서울에서 10여년 살았습니다. 대학원 공부하면서 동네 아이들에게 과외 알바도 하고 그랬는데 그 때 한 아이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하더랍니다.

"선생님, 대학 어디 나왔어요?"

"응, 부산대학교 나왔지."

"에이 선생님, 공부 좀 열심히 해서 동아대학교 가지 그랬어요."

헐~ 남편이 그 아이의 말을 듣고 순간 멍해졌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게, 동아대학교에는 운동부가 강해서 메스콤을 많이 탔거든요. 그리고 유도에 하형주 선수같이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도 있어서 서울에서는 부산하면 동아대학이 생각나는데, 부산대학은 별로 알려진게 없으니까 그냥 부산에 있는 대학이구나 생각한 것이죠.


부산대학교부산대학교 인문대학 건물,이전에는 본관건물이었답니다.건축대상을 받았다네요.

 




또 한 번은 남편이랑 함께 시장에 갔는데 물건을 파시는 아주머니가 이렇게 묻더군요.

"말씨가 경상도 사람 같은데 어디서 왔수?"

그래서 부산에서 왔다고 말씀드렸죠. 그랬더니 아주머니 왈~

"에구 촌에서 왔네."

그러는 겁니다. 순간 좀 울컥 하더군요. 그런데 저보다 울 남편이 더 울컥해서는

"아주머니 인구 4백만이나 되는 촌 보셨어요?"

남편의 갑작스런 말에 아주머니 무안해지셔서는 이럽니다.

"서울 아니면 다 촌이지 뭐.."

서울 아니면 모두 촌이 되는 세상, 바로 우리나라의 자화상이라 생각하니 많이 씁쓸해집니다. 뭐 촌도 좋죠. 전 진짜 촌에서 지금 생활하는데 얼마나 좋다구요.

 

그런데 촌에 살던 대도시에 살던 서울에 살던 왜 사는 것으로 서로 차별하려고 할까요? 그게 많이 속상합니다.

 

남편 말이 참 이상한 것이 지방자치제 하기 전에는 도리어 부산대나 경북대 등의 지방대학이 대우를 받았는데, 지방자치제 이후에 더 괄시를 당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그게 참 이상하다고 합니다.

 

뭐 우리 남한 땅덩어리 다 해봐야 미국의 한 주도 채 되지 않는데, 그냥 전 국토를 서울시라고 하면 어떨까요? 대한민국 서울시 부산구 ...뭐 이렇게 주소를 만들면 이런 지역 차별이 좀 없어지려나요? 그냥 갑갑한 마음에 한 번 적어봤습니다.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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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Favicon of http://blog.daum.net/moga2641 BlogIcon 모과2011.12.29 06:26 신고 저는 대전에 사는데 대전에서 교장선생님을 한 아버님도 서울대 연고대 다음에는 충남대 라고 하시데요.
    제가 1981년부터 부산에 살았는데 그때도 부산 에서 공부잘하는 여학생들은 거의 다 부산대나 교대 갔구요. 남자들은 공대는 아주 성적이 좋았지만 .....
    대체적으로 남자들은 서울로 많이 갔어요.
    제 막내가 충남대를 나왔는데 ,대전에서는 먹히지만 서울에 가서는 그냥 그렇습니다 .
    우리 큰아들 97년도에 부산에서 졸업했는데 서울대 법대 간 학생은 아직 사법고시 안됐고 부산대 법대 간 학생중에 빨리 사법고시 합격한 사람이 있어요.^^
    서울사람들은 서울 말고는 다 시골이라고 하지요
    70년대도 그랬습니다 ^^
  • Favicon of http://semiye.com BlogIcon 세미예2011.12.29 06:40 신고 에궁, 이래서 지방분권이 하루속히 이뤄져야 합니다.
    모든 게 서울에 집중돼 있다보니 교통, 인구, 생활 등이 서울은 포화상태랍니다.
    지방과 서울이 골고루 잘 살아야 하는데.
  • Favicon of http://yahoe.tistory.com BlogIcon 금정산2011.12.29 06:40 신고 슬픈현실이지요.
    서울공화국아닙니까....
    잘 읽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blog.daum.net/loveniriming BlogIcon 예원예나맘2011.12.29 07:48 신고 전 인천 촌에서 산답니다. ㅎㅎㅎㅎ

    회사 다닐때...직원이...자기는 죽어라 돈벌어서 서울에 꼭 집을 사서 들어갈거라고 하더라구요....반드시 서울에 입성을 하겠다고...-_-
    괜한 말은 아닌가봅니다.

  • Favicon of http://blog.daum.net/kangdante BlogIcon kangdante2011.12.29 08:39 신고 아무리 지방대라도
    그 대학만의 특성을 살리면
    서울소재 대학이 부러울 필요가 없겠죠?..
  • 강춘2011.12.29 08:57 신고 이란 걸 보고 우물안 개구리라고 합니다.
    서울도 지구에선 촌입니다.
    지구는 우주에서 본다면 촌이구요.ㅎㅎㅎ
  • Favicon of http://centurm.tistory.com BlogIcon 연리지2011.12.29 09:52 신고 너무씁쓸해 안하셨으면 합니다.
    서울대 나오고도 부산에 사는 사람많고요.
    부산대 나오고 서울서 떵떵그리고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 남한사람2011.12.29 13:28 신고 좁은땅덩어리에서 살아서 그런지 수많은 열등감에 빠져서 사시는분들이 많죠

    이런 사회를 만든 이들이 누군가 잠시 생각해봅시다
  • Favicon of http://mindme.net BlogIcon 마음노트2011.12.29 13:35 신고 부산대, 멋진 대학이에요.
    부산에서 최고. 대학앞도 번화가더라구요.
  • Favicon of http://blog.daum.net/parkah99 BlogIcon 주리니2011.12.29 16:16 신고 제가 그 말 때문에 정말 언짢았습니다.
    친정인 부산엘 간다니까 '촌에 가요?'
    '부산은 도시지 시골이 아닌데요?' 그랬더니
    '에이, 서울 아니면 다 시골이지 뭘 그래~' 그러더라구요.
    정말 화났어요, 저는.
  • Favicon of http://kimstreasure.tistory.com BlogIcon Zoom-in2011.12.30 16:52 신고 올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임진년에는 더욱 뜻깊은 한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 Favicon of http://yypbd.tistory.com BlogIcon 와이군2011.12.31 01:37 신고 헉... 부산을 촌이라뇨.
    황당하신 분이네요~
  • 2011.12.31 21:22 비밀댓글입니다
  • 벼리2011.12.31 23:52 신고 우리 아이들이 영국의 브리스톨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끝냈는데
    다들 엄청 후진 대학인 줄 알아요,
    사실 브리스톨 대학이 작년인가 보니 세게대학랭킹 34위던데, 한국사람들은 런던에만 있어야 좋은 대학으로 인정해요...마찬가지지요 뭐,,,서울아닌 부산을 무시하는 것이나..
    참 웃기지도 않아요, 우리 때는 지방대, 국립대들이 얼마나 경쟁률이 높았는데....
  • 2012.01.01 15:56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www.jimmychoo-shoes-outlet.net/ BlogIcon Jimmy Choo Shoes2012.02.11 15:42 신고 오늘도 좋은하루되시길^^
  • 한국에서태어나서2013.11.10 22:46 신고 땅이 진짜 너무 작다..
  • BlogIcon 성준2015.01.25 19:05 신고 부산대가 부산을 대표하는 국립대면
    동아대는 부산을 대표하는 사학입니다. 동아대도 연혁이 오래된 학교여서 사회 각계에 진출한 재원들이 상당합니다. 현재는 부산대 보다 더 몰락했지만 과거에는 건국, 단국, 동국, 홍익, 숙명여대와 비슷하거나 약간 높았고, 중앙대, 경희대보다 약간 낮았습니다.
  • BlogIcon 성준2015.01.25 19:08 신고 추가로 대구를 대표하는 국립대가 경북대이며, 대구를 대표하는 사학은 영남대 입니다. 광주를 대표하는 국립대는 전남대, 대표 사립대는 조선대고요
  • BlogIcon 헛슨2015.02.10 20:58 신고 말로만 듣던 서울'촌놈'들이네요 서울 외엔 세상을 잘 모르는...그냥 무시가 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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