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우리가족

결혼 15주년 남편과 떠난 밀월여행 그리고 함께 본 일출

우리밀맘마2016.02.17 16:59

결혼 15주년 울 남편과 떠난 밀월여행 


 

우리 부부 결혼한 지 이제 24년이 됩니다.

예전 울 남편에 저를 광안리 바닷가 그 노을이 지는 해변으로 데려가 프로포즈 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결혼하고 애 낳고 또 낳고 또 낳고 또 낳고, 그리고 애들 키우다 보니 이렇게 시간이 지나가 버렸네요. 그래도 그저 무심하게 시간이 지나간 것은 아니랍니다.

결혼 후 우리 부부 그래도 아이들 남겨두고 외박도 하고, 함께 일출도 보고 그런 적도 있었습니다.

 

 

 

 

결혼 한 지 한 15년 쯤 되었을 때였을 겁니다.

한 날은 울 남편 점심 때 제게 전화해서는 

 

"사모님 오늘 어떻습니까?"

 

그러면서 절 꼬시더군요. ㅎㅎ

겨울 방학이라 우리 아이들 집에서 저랑 같이 점심으로 무얼 먹을까 궁리하고 있던 차에

아빠가 난데 없이 전화해서 제게 이런 말을 하는 걸 우연히 곁에서 들은 울 딸들..

우리들의 애정행각을 눈치 챈 울 딸들이 아빠 편을 들면서 절 집에서 밀어냈습니다.

요것들이 아마 우리 부부가 없는 틈에 집에 친구들 데려와 놀려고 그러는 게 보입니다.

솔직히 그리 따라갈 맘이 없었답니다. 그런데 울 딸들이 적극 밀어줍니다.

 

"엄마, 그래요 즐겁게 다녀와요. 우리는 걱정하지 말고..."

 

"엄마, 같다와요. 알았죠."

 

"엄마, 아예 가는 김에 외박도 하고와요. 우리가 집을 잘 볼테니까.괜찮아 우리 걱정하지 말고.. "

 

이 녀석들이 종달새처럼 차례로 제 곁에 와서는 오늘 아빠랑 즐거운 시간 가지랍니다.

거기다 외박까지 ㅎㅎ

 

"예가 외박은 무슨 ~."

 

울 남편 저와 아이들의 수다를 다 들었는지

저보고 갈 맘이 있으면 5시까지 사무실로 전화를 하라고 하네요. 흠 5 시라 ~

근대 오늘따라 뭔 시간이 이리 빨리 가는지, 5시가 다되갑니다.

울 큰 딸 학원 갈 준비를 마치고 잔소리 공격을 개시하네요.

 

"엄마, 오랫만에 데이트인데 좀 이쁘게 꾸미고 가요. 알았죠? 이쁘게 입고, 화장도 좀 하고..."

 

"얘는~."

 

 

 

 

 

울 큰 딸 말처럼 화장도 할까? 생각했지만 귀찮아서 그저 대충준비를 마치고 남편에게 갔습니다.


"어디 가고 싶어?"

 

"응, 아무때나."

 

"뭐 먹고 싶어? "

 

"먹고 싶은게 없는데요. 그저 밥먹으러 가요."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 분위기 있는 집으로 썰로 갈까(양식레스토랑 갈까?)? 아님 맛있는 보쌈 먹을까?"

 

저는 오랜만에 썰고 싶은 마음도 있어 그도 좋겠다고 했는데, 또 보쌈이란 말에 식욕이 동하네요.

제가 둘 다 좋다며 선택을 망설이자 해운대를 향해 운전을 하던 남편, 근처에 좋은 곳이 있다며 베비장 보쌈집이라는 곳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식당 실내 인테리어가 깔끔하니 참 괜찮습니다. 식전에 음료같은 와인도 한 잔 주네요. 오랜만의 데이트, 보쌈집이지만 레스토랑 분위기도 나는게 좋은 선택을 한 것 같습니다. 남편과 이렇게 나오니 머리도 덜 아프고, 기분이 좋구요. 음식도 맛나구요. 그런데 식사를 하면서 남편이 자꾸 절 보며 웃습니다. 


"왜 웃어요?"

 

"오늘따라 울 아내가 너무 이뻐보여서..."

 

"왜? 조명이 잘 바쳐주나보네."

 

"아니, 정말 이쁘다 울 마누라~ 정말 이뻐."

 

남편의 이쁘다는 말, 기분이 좋으면서도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뭐랄까? 부끄러움? ㅎㅎ 이렇게 오래 같이 산 남편인데도 절 이쁘다고 자꾸 쳐다 보니 좀 쑥스럽네요.

 

 

 

 

 

그렇게 맛난 식사를 마치고 송정 해변으로 갔습니다.

울 남편은 바다가 참 좋답니다. 바다처럼 넓은 예수님의 마음을 닮고 싶다나요?

 

송정 해수욕장 노변에는 길카페가 이어져 있습니다. 커피를 제일 맛나게 타줄 것 같은 가게에서 카페라떼를 하나 시켜 들고는 팔짱을 끼고 해변을 걸었습니다. 밤이라 그런지 날씨가 꽤 추운데, 남편 외투를 벗어 제게 입혀줍니다. 완전 연애 기분 나구요.. 그런데 저는 이렇게 설레는데, 울 남편의 표정은 무덤덤해 보입니다. 제가 또 시비를 걸었죠.

 

"난 기분 좋은데, 당신 표정은 왜그래요? 제가 팔짱껴도 아무 느낌도 없나보죠? 젊은 여자 애들과 찍은 사진을 보니 입이 찢어지더만..."

 

"ㅎㅎㅎㅎ"

 

남편이 어이가 없어 막 웃습니다. 제가 샘을 내고 질투하는게 싫지 않은 모양입니다.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절 보던 남편 갑자기 노래를 부르네요.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이거 이 사람에게서 언젠가 들었던 노래인데.. ㅎㅎ 예전에 제게 청혼할 때 그 땐 광안리 바닷가였는데, 이 노래를 불러주었죠. 와~ 그날이 어저께 같은데 벌써 20년이 다 되었네요. 그 날의 생각이 아련히 떠올라 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질즈음 노래는 막바지에 이릅니다. 그러자 남편 갑자기 아주 큰 소리로 노래를 부릅니다.

 

"사랑해 ~ 사랑해 너를 너를 사랑해 ~"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니, 다행히 다른 사람들은 들리지 않는지 우릴 쳐다보지는 않네요.

그런데 울 남편 이 후렴구를 계속 반복합니다. 어이도 없고, 좋기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모습을 봤는지  남편 다른 노래를 연이어 불러댑니다.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잠든 너를 볼 수 있다면...물안개 피는 언덕에 서서 ..우우우....."

 

잘나가다가 가사가 생각이 나지 않는지 계속 우~만 합니다.

 

"에이~ 작사를 해서 부르면 되잖아요."

 

"내~맘에는 오직 당신~만 있네..ㅎㅎㅎㅎ.."

 

"왜 그만 불러요. 계속하지 않구?"

 

"곡조도 생각이 안나."

 

다른 곡을 불러주겠다며, 송창식의 "우리는"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부릅니다.

뭐 가사를 끝까지 아는 건 없지만요, 가사 생각 안나면 알아서 작사해서 부르고, 그렇게 불러도 전 모르죠. 저도 가사를 다 모르니.ㅎㅎ 그런데 노래 부르다 사랑이란 가사만 나오면 소리를 내어 크게 부릅니다. 좀 부끄럽긴 하지만 기분은 짱입니다.

 

남편은 이왕 왔으니 내일 아침 일출을 보고 가자고 통 사정입니다.

뭐 요즘 너무 사진을 안찍어 카메라에 곰팡이가 폈다나요? 이제껏 절 기쁘게 해준 남편의 정성이 가상하여 져주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남편과 함께 보는 일출 정말 환상적이더군요.

남편은 수평선에 구름이 끼어 오늘도 꽝이라며 입이 한 발은 나왔는데,

저는 구름 속에서 살짝기 쏫아나는 햇님과 아침 노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저는 바다를 보며 감상에 젖어 있는데, 울 남편 그래도 어떻게 하든 한 장이라도 건지려고 갖은 애를 씁니다. 이제 가자니까 5분만 더 참아달랍니다.

 

아침 노올에 물든 바다, 그 위를 고깃배가 지나가는 모습 담아야 한다나요?

그 위로 갈매기 서너 마리 날아주면 금상첨화라는데, 갈매기 모델료를 안줘서 그런지 눈에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 갈매기 날아올 때까지 시린 손 호호 불며 노을을 감상했죠.

 

 

 

 

오늘 정말 많이 참아 주었습니다.

그래도 남편 이렇게 좋아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제 마음이 흐뭇합니다.

앞으론 남편 말 좀 더 들어주고 져줘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동안 남편이 제게 그렇게 해주었거든요. ㅎ 

 

 



 

 

by우리밀맘마

 

 

 

신고

댓글

댓글쓰기 폼

좋은가정만들기

해남 땅끝마을 수많은 식당을 두고 김밥을 먹은 사연

우리밀맘마2010.06.08 12:22

 
 


오랜만에 가지는 남편과의 밀월여행
 
ㅎㅎ 지금이 꼭 신혼같아 밀월여행이라 했으니 시비걸지 마세요. ㅎㅎ 원래 순천만으로 갈려고 했는데, 언제 다시 해남에 오겠냐며 일정을 바꾸어 저희는 땅끝마을에서 여러 곳을 다니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침도 먹지 않은터라 12시가 넘어가자 정말 배가 고프네요. 어제 고모집에서 너무 맛난 음식을 먹었기에 아침을 먹지 않고도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지만 한계에 달했습니다. 


땅끝마을 전망대

해남 땅끝마을에 있는 전망대입니다.



어디서 먹을까 고민하다가 주차하기 편한 식당이 눈에 띄어 그곳에 주차를 하고 들어갔습니다.
횟집 안에 들어서니 그리 입맛이 슬그머니 사라집니다. 상을 어떻게 닦았는지 때 얼룩에 진뜩진뜩 하구요, 손을 닦은 수건으로 제가 더 닦았는데도 영 찝찝한 느낌입니다. 주문을 하려는데, 일하시는 분, 누구랑 한바탕 싸운 표정입니다. 이윽고 음식이 나왔는데, 그릇에도 때얼룩이 끼어 있습니다. 가스버너도 너무 낡아 코팅이 벗겨진 곳에 녹이 많이 보이구요.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네요. 그래도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음식점에 음식만 맛있으면 되지. 음식만 맛있으면 다 용서해준다.'


너무 시장한 까닭에 어떤 음식이라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드디어 주문한 해물해장국이 나오네요. ㅎ 아주 푸짐하니 정말 맛있어보입니다. 조가비와 각종 조개류가 정말 푸짐하게 얹혀져 있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돕니다. 그래서 얼른 숟가락으로 국맛을 보려는데, 헉~ 이게 무슨 냄새지요~ 해장국에서 상한 냄새가 심하게 납니다.

"여보, 상한 냄새가 나요."

남편이 냄새를 맡아 보더니 미간을 찡그립니다. 그래도 해물탕에는 종종 상한 냄새를 풍기는 경우도 있기에 참고 먹으려고 했는데, 역겨움이 올라오네요. 먹음직스럽게 올라와 있는 조개살을 집었더니 완전 썩은 냄새가 올라옵니다. 배는 많이 고픈데 먹을 수 없는 음식을 주니 순간 화가 나 남편에게 말을 했습니다.

"여보, 이거 먹어봐요. 저는 도저히 못 먹겠어요."

남편이 조금 먹어보더니 구역질을 하며 뱉어 냅니다. 

"아주머니, 음식이 상한 것 같은데요."

일하시는 분이 요리하시는 주인에게 가져다 주네요. 그런데 그 주인 하시는 말씀이~

"어~ 이건 그냥 조개 냄새예요. 살아있는 싱싱한 걸로 한건데. 냄새 괜찮은데요."

넘 어이가 없습니다. 저도 종종 해물탕을 해먹거든요. 해산물도 좋아해서 잘 해먹는 답니다. 그래도 주부 경력이 17년인데 그냥 조개 냄새와 상한 음식냄새를 구분을 못할까요. 정말 황당해서 더 이상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더 가관인 것은 주인 아주머니 수족관에서 같은 조개를 하나 더 꺼내더니 이거 삶아서 넣어줄테니 먹으라고 합니다. 아주머니의 그런 태도가 절 더 화나게 만들더군요, 그래서 남편에게 그냥가자고 했습니다.

"아주머니, 저는 도저히 먹을 수가 없네요. 여보 그냥 가요."

남편이 조금은 당황한 모습입니다. 어떻게 하지 하는 표정입니다. 그래서 저 먼저 나왔습니다. 남편은 조금 있다 나오더군요.


해남 땅끝마을 식당가

사진에 보이는 칼국수집만 사람들이 북적이더군요




"왜 늦게 나왔어요."

"응 계산하려고.."

"왜 계산을 해요. 그렇게 하면 안돼요. 상한 음식을 먹으라고 주는데, 왜 돈을 계산해요. "

상한 음식을 상하지 않았다고 하는 음식점 주인도 화가 나지만, 돈을 계산하려고 한 남편에게 더 화가 나네요. 제가 화를 냈더니 남편이 그러네요.

"그런데 계산 못했어. 일하는 사람은 받으려고 하는데, 요리하시는 분이 주인인 것 같은데 안 받네."

남편이 또 이렇게 말합니다.

"시내가면 한번씩은 해물탕이 상한 맛이 나는 곳이 있어. 그런데 여긴 좀 심하긴 심하더라. 아까 당신이 준 조개는 상한 것이 아니라 아주 썩었고, 다른 것도 썩은 냄새가 배여있데. 뭐 그렇다고 알고 그렇게 했겠어? 하다보니 그리 된 것이겠지."


울 남편도 참 어이가 없습니다. 자신도 음식이 섞을정도로 못 먹을 것으로 느꼈다면서 어떻게 돈을 줄 생각을 했는지...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한번씩 나보다 옳은 소리 더 잘하면서 오늘은 왜그래요?"

그러자 남편 하는 말 ..

"당신이 오늘 내 옆에 이쁘게 있는데, 내가 화를 내기가 싫어서 그렇지. "


참 내~ 그 말 한마디에 모든 속상한 마음이 눈녹듯 녹아나네요. 완전 아부 100단입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참 잘 참았다 싶습니다. 평소 같으면 벌써 '집에 가자, 애들이 보고 싶어, 멀미가 날 것 같애' 그러는데, 오늘은 남편이 좋아하는 사진 실컷 찍도록 해주고, 때로는 모델도 해주고 그러니 좀 이뻐 보인 모양입니다. 무뚝뚝한 갱상도 남편, 요즘은 곧잘 제가 듣고 싶어하는 아부를 잘합니다. 남편은 다 살아남기 위한 비결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 소리가 그리 싫지가 않네요. ^^




그리고 우리 부부, 저희는 일단 손님 많은 집으로 가자 하고 열심히 이집 저집 기웃거리는데 마땅히 먹을 곳을 찾지 못했습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인터넷 검색하고 오는건데 후회가 되네요.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상당히 많은데 식당에는 손님들이 없습니다. 해물칼국수 집이 있어 가보니 그곳에는 사람들로 넘쳐났지만 자리가 없어 줄을 서야 했습니다. 조금 기다리다 우리 부부 바로 곁에 김밥집이 눈에 띄더군요. 그래서 그곳에서 김밥 두줄과 라면 하나를 시켜먹었습니다. 쩝 ~ 해남에 와서 김밥과 라면을 먹고가리라고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어제 우리 고모가 준비해준 밥상이 눈에 선하네요. 다시 먹고 싶어라 ~~~ ^^

이 글이 맘에 드시면 추천 쿡 부탁드려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