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시렁 낙서장

영화 써니처럼 20년 후에 절친을 은행에서 만났다

우리밀맘마2011.07.04 08:02

 
 


20년 후 죽고 못살듯이 그렇게 친했던 고교 친구를 다시 만나면 어떨까? 사실 저도 몇 년 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전 낯가림도 좀 있고, 성격도 그리 활발하지 않았기에 영화 써니처럼 그런 파란만장하고 재밌는 학창시절이 별로 기억나질 않네요. 그저 친구들과 수다 떨고 공부하고..넘 평범한 아니 그보다 더 덜 평범한 그런 학창시절을 보냈거든요. 그런 중에 친하게 지낸 친구는 정말 3년을 다해도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그 손에 꼽을만한 친구 중 하나를 은행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습니다. 

첨에는 서로 알아보질 못했습니다. 은행에 볼 일이 있어  표를 끊고 기다리고 있는데 그 친구가 제 곁에 앉더군요. 저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제 차례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연히 그 친구와 얼굴을 마주치게 되었는데 굉장히 낯이 익은 사람이었습니다. 누구랄 것도 없이 서로 손가락으로 가르치며 "혹시" 그리고는 서로의 이름을 불렀답니다. 정말 영화에서나 보던 그런 순간이었죠. 얼마나 반가운지 우리는 은행에서 나와서 근처 커피숍에서 지난 이야기를 나누며 옛 추억을 여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고 다음에 또 만날 것을 기약하고는 헤어졌답니다.

집에 들어와도 전 흥분에 싸여 있었답니다 그리고 그 옛날 그 풋풋했던 여고시절로 제 마음은 돌아가 있었던 것이죠. 저의 그런 모습을 보던 울 남편 제가 굉장히 신기해보였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우린 그 후로 몇 번을 더 만났답니다.





그런데 세번째 만남부터 예전의 절친으로 만나게 되지 않더군요. 그 친구 남편 사업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면서 제가 도움이 되는지를 타진하기 시작하더니 이런 저런 부탁을 하기 시작하네요. 편하게 소비자의 입장에서 물건을 사주는 정도로 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이면 괜찮은데 제가 해줄 수 없는 일들을 부탁해오니 넘 부담이 갔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 친구에게 별 도움이 되질 않는 걸 느꼈는지 그 때부터 좀 서먹해지더니 연락이 끊어졌습니다. 그 친구도 제게 연락을 하지 않고, 저도 연락을 하려니 또 그런 부탁을 받을 것 같아 저도 연락을 하지 않으니 자연 그렇게 된 것이죠. 좀 많이 씁쓸하더군요.

옛 친구는 그저 추억에서나 존재하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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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깅춘2011.07.04 08:42 신고 씁슬하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
  • Favicon of http://blog.daum.net/kangdante BlogIcon kangdante2011.07.04 08:44 신고 안타깝네요..
    20년만에 만난 절친인데..
    고달픈 생활에는 친구도 필요없나 봅니다..
  • Favicon of http://toyvillage.net BlogIcon 라이너스2011.07.04 09:01 신고 풋풋이 갑자기 씁쓸로 바뀌는순간이네요...
    아쉬우셨겠어요..
    행복한 월요일 아침되세요~
  • Favicon of http://windlov2.tistory.com BlogIcon 돌이아빠2011.07.04 09:04 신고 소중한 추억이었는데..역시 현실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그놈의 돈이 뭔지....
  • Favicon of http://blog.daum.net/antian54 BlogIcon 흐르는 물2011.07.04 09:14 신고 왠지 아쉬움이 전해지네요.
    순수한 만남은 그리 많지 않은가 봅니다.
    감사히 보고 갑니다.
    행복한 한주 이어 가세요.
  • Favicon of http://neonastory.tistory.com BlogIcon 네오나2011.07.04 09:23 신고 오랫동안 전혀 다르게 살아왔다면 아무래도 다른 절친처럼 되기는 어려운 거 같아요. 그래도 그저 친구로서만 만나실 수 있었더라면 좀 더 좋은 관계가 되셨을텐데...사업이야기가 끼면 아무래도 어려워질 거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tvsline.tistory.com BlogIcon 카라2011.07.04 09:45 신고 아무래도 그런 경우가 많은것 같아요.
    살면서 조금씰 달라지게 된 탓인가요..^^
    즐거운 한주 되세요~
  • Favicon of http://sun77.tistory.com BlogIcon 역기드는그녀2011.07.04 09:48 신고 안타깝네요 ...
    정말 순수한 만남은 없는 걸까요...
  • Favicon of http://blog.daum.net/parkah99 BlogIcon 주리니2011.07.04 09:52 신고 참 반가웠을텐데...
    그렇게 예전 추억 되세기며 친구로 남을수도 있을텐데
    왜 남편 바깥일과 결부시키며 관계를 한정지었는지 조금은 안타깝네요.

    추억은 추억일때가 아름답단 말이 생각납니다.
  •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2011.07.04 09:58 신고 친구일수록 부탁은 더 안해야된다고 봐요.
    씁쓸..그 자체로군요.ㅎㅎ
  • Favicon of http://nnkent11.tistory.com BlogIcon NNK Co.2011.07.04 10:19 신고 마음이 아프네요,,,
    여러 생각이 들게해주는 글입니다 ^^
  • Favicon of http://www.kidspoon.com BlogIcon 키드스푼2011.07.04 10:19 신고 그게 바로 현실이지요. 저도 그런경험 몇번 있답니다.
    그냥 추억으로만 있었으면 좋았을것을, 만나지 말것을, 그런 후회들로 가득찼었지요.
  • Favicon of http://9oarahan.tistory.com BlogIcon 아하라한2011.07.04 11:57 신고 에공.... 사람사는게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저두 그래서 멀리하게 된 옛친구들이 여럿있답니다.
  • 데자부2011.07.04 12:21 신고 동창회에 나오는 사람은 자기자랑하러 나오던가 돈빌리러 나오는 사람중 하나라고
    하는말이 있죠. 물론 순수한 그당시 추억과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국 자신이 세월속에서 얼마나 때가 묻었는지를 보여주려는 사람들도 많더군요...
    저도 오랜 세월이나 다시만났던 동창들속에서 많이 실망하고 추억마져 상처받은 경우들도 있었죠. 얼굴이 많이 달라졌어도 나누었던 마음만은 변하지 않길 바랬던 제가
    비현실적인 사람이었던건지 모르지만... 차라리 추억의 앨범을 넘기는것으로
    살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 Favicon of http://blog.daum.net/2losaria BlogIcon 굄돌2011.07.04 13:44 신고 이런 경우, 있지요.
    오랫만에 만났는데 이상한 얘기만 끄집어 내고...
    자기 집이 얼마나 잘 사는지,
    사업이 얼마나 잘되는지만 자랑하는 친구도
    오래 가기 힘들어요.
  • Favicon of http://blog.daum.net/damotoli BlogIcon 바람흔적2011.07.04 13:56 신고 정말 기분좋은 일이 였겠습니다.
    고등학교 친구가 제일 보고싶은 친구중 하나죠?
  • Favicon of http://yypbd.tistory.com BlogIcon 와이군2011.07.04 15:27 신고 아... 너무 계산적인 사회가 되어버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ㅠ.ㅜ
  • Favicon of http://life-lineup.tistory.com BlogIcon +요롱이+2011.07.04 19:14 신고 잠시 들럿다 갑니다^^
  • Favicon of http://rubygarden.tistory.com BlogIcon 루비™2011.07.04 22:30 신고 저도 정말 보고 싶은 친구가 있는데
    소식이 서로 끊어졌어요.
    이렇게 길 가다 우연히라도 만나면 얼마나 좋을까요?
  • 루피2011.07.05 00:45 신고 예전 TV 연예인들 친구 찾는 예능에서
    본 장면인데 지금도 기억에 남는군요
    중년 여성 연예인이 나와 친구를 찾았는데
    중년 남성이 나오자 마자 거래처 전화번호라고 전화 좀 해달라고 하더군요
    나오자 마자 하는 말이 그거라
    편집도 못하고 바로 방송에 나왔는데 씁쓸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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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우리가족

20년전 남편에게 보낸 편지, 왜 이리 닭살 돋는지

우리밀맘마2011.01.31 05:30

 
 


이삿짐을 정리하면서 이제 버릴 것을 거의 버려가고 있습니다. 정말 버리는 것이 이리 힘들 줄 몰랐습니다. 법정 스님이 무소유는 가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쓸모 없는 것을 가지지 않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 말이 이삿짐을 챙기면서 더욱 가슴에 와닿습니다. 왜 이리 필요없는 것을 이렇게도 많이 챙기고 살았을까? 후회가 되기도 하구요. 

그런데 저랑 울 남편이랑 성향도 성격도 많이 다르다 보니 이삿짐에 있어서도 티격태격합니다. 저는 "그냥 다 버려"라며 필요없다 싶은 것은 다 박스에 담으려고 하고, 남편은 그걸 왜 버리냐며 다시 꺼집어내서 챙깁니다. 그러다 좀 언쟁이 붙고 안되겠다 싶으면 제가 좀 큰 소리를 지르면 울 남편 알았다면 꼬리를 내립니다. ㅎㅎ 

그런데 그렇게 짐정리를 하는 중에 울 신랑 제게 종이 쪽지를 하나 주면서

"이것도 버릴까?"

그 표정, 뭔가 비밀이 있는 듯한 그러면서도 장난기 가득한 표정입니다. 이런 표정은 꼭 저를 놀릴 때 써먹는 표정인데..뭘까? 궁금한 마음에 보았더니  ㅎㅎ 20년전 제가 남편에게 보낸 연애편지입니다. 꼼꼼돌이 울 남편, 이걸 20년이나 잘 간직하고 있었던 겁니다. 가만 보니 웬 작은 박스에 편지와 엽서들이 가득하네요. 아마 남편에게 온 편지를 간직하는 함인가 봅니다. 제일 윗쪽에 다섯통의 편지가 고이 놓여 있는데, 남편 말로는 이게 다 제가 남편에게 보낸 편지랍니다. 제 기억에는 두 통 밖에 없는데 언제 세 통을 더보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네요.

예전 연애할 때 울 신랑은 서울에 있었고, 저는 부산에 있었습니다. 주말마다 만나서 데이트를 하긴 했지만 울 남편 그 동안에 엄청나게 많은 편지를 보내주었답니다. 또 한 번 보낼 때 분량도 보통 10장 이상이었구요. 편지 받을 때마다 이 사람 국문학 한 것이 맞긴 맞구나 싶더군요. 그런 남편의 편지에 저는 세번 걸러 한 번, 열번 걸러 한 번, 뭐 그런 식으로 답장해주었고, 길어야 두 장정도 ㅎㅎ 문장이 짧아서 더 길게 쓸 것도 없더라구요. 한 번씩 울 신랑 자기가 너무 손해본다며 투정부리면 또 한 통 보내주고 그랬는데, 울 신랑 그것을 모두 다 간직하고 있을 줄이야..


 
 


솔직히 편지를 받아들고 읽으려고 하니 두근거리더군요. 편지 봉투를 보니 첫번째에는 00씨 귀하로 되어 있고, 나머지는 모두 00오빠에게로 되어 있네요. ㅎ~ "오빠?" 편지 내용도 보니 "보고 싶은 오빠에게 ~" 어우 , 울 신랑 오빠라고 불러본 게 언젠가 싶습니다. 편지 내용을 읽어보니 이 편지 받은 울 오빠 좀은 황당했겠다 싶습니다. 그리 할 말이 없었을까요? 내용을 보니 당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질투"라는 드라마 내용을 적어놨네요.

한 장을 다 읽으니 또 다른 것을 보여줍니다. 그렇게 우린 이삿짐 정리하다 말고, 20년전의 그 애틋했던 연애시절로 시간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편지를 읽으며 그 때 그 꽃다운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구요, 가슴이 콩닥콩닥거리는 것이 새롭게 연애하는 기분이 듭니다. 

두번째 편지를 보니 부르는 호칭이 또 달라졌습니다. "너무나 보고싶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우 ㄷㄷㄷ, 갑자기 닭살이 돋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편지에는 "그리운 사랑하는 오빠에게" 이렇게 되어 있네요. 전 아무리 생각해도 울 남편을 오빠라고 불러본 기억이 별로 없는데, 편지에는 구구절절 오빠네요. 편지를 읽다말고 제 남편을 바라보며 "오빠~~" 하고 불러주었습니다. 울 남편 갑자기 빵 터집니다. 지금도 오빠라고 불러주니 좋은가 보네요. ㅎ 이럴 줄 알았으면 한 번씩 불러주는건데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신기한 것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바로 연애시절 남편이 적었던 일기장입니다. 들킬까 싶어 딴 짓하는 척하며 살며시 한 장씩 읽어나갔는데, 제 예상대로 내용의 대부분이 저에 관한 것이더군요. " 아~ 이 사람 이렇게 나를 생각하고 살았구나"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감동이 살며시 밀려옵니다. 그러다가 제 눈에 눈물이 살며시 고이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일기장 남편 몰래 저만 아는 장소에 살며시 갖다 놓았습니다. 한번씩 두고 두고 읽으려구요.

저녁에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 제가 울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애들아 아빠가 옛날 엄마랑 연애할 때 엄마를 뭐라고 불렀는지 아니?"

울 아이들, 벌써 이거 닭살 멘트 시작하려고 하는구나 싶었는지, 알기 싫다며 고개를 흔들고 딴청을 피웁니다. 울 남편은 눈이 똥그랗게 뜨고는 제가 어떻게 대답하는 지 궁금해합니다. 좀은 겁을 먹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ㅎㅎ 그러거나 말거나 제가 문제를 내놓고, 답도 제가 해주었습니다. 아주 큰 소리로요.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천사~ 아빠 일기장에 그렇게 적어놓았더라"

오늘 밤은 아주 단잠을 잘 것 같습니다. 혹시 아나요? 그 시절 연애하던 꿈을 꾸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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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우리가족

프로포즈 이벤트, 만남을 부르는 남편 20년전 한 바닷가에서의 추억

우리밀맘마2010.01.25 06:00

프로포즈 이벤트,남편의 프로포즈, 20년 전 바닷가에서 불렀던 노래 '만남', 결혼기념일의 추억

 

 

울 셋째와 넷째가 어린이 겨울 캠프를 갔습니다. 아이들 절반이 비니 집이 넘 허전합니다.

울 첫째와 둘째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친구들과 집에서 놀 생각에 분주합니다.

찬스에 강한 남편 슬쩍 제게 데이트 신청을 하네요.

" 작은 아이들도 없는데, 내일 저녁에 데이트 어때? 분위기 있는 커피솦에서 차도 마시고 ..."

"글쎄요."

저는 시원히 하자는 말을 못했습니다. 어제 아버님병원에 모셔다 드리는 날인데, 비가 많이 와 신경을 엄청 썼거든요. 요즘은 운전 스트레스가 좀 심합니다. 이번처럼 비까지 내리면 다음 날에도 몸이 쳐지는게 살짝 두통도 오구요. 또 이런 저런 일로 몸이 많이 지쳐있었거든요.그렇다고 오랫만에 신청한 데이트에 No라고 하면 울 남편  담엔 아예 얘기도 한 할 것 같아 좀 걱정도 되구.

다음 날 아침이 되니 남편 선수를 치네요.

"어제 블로그중에 이런 내용이 있더군. 부부가 데이트를 갔다가 싸우기만 하고 왔데. 그래서 생각을 해봤는데, 당신하고 나갔다가 저번처럼 아이들이 보고 싶네, 집에 가고 싶네, 할 것 같아서 그냥 데이트 신청은 안한 걸로 할께."

"아니예요. 데이트 할꺼예요."

"아니야, 또 집을 나서자마자 속이 안좋네, 머리가 아프네 할 것 같으면 가지 말자."

"아니예요. 안할께요."

곁에서 우리가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는 것을 보고 있던 울 큰딸과 작은 딸 적극적으로 우리 부부의 데이트를 밀어줍니다. 

"엄마, 그래요 즐겁게 다녀와요. 우리는 걱정하지 말고..."

"엄마, 같다와요. 알았죠."

"엄마, 아예 가는 김에 외박도 하고와요. 우리가 집을 잘 볼테니까.괜찮아 우리 걱정하지 말고.. "


"예가 외박은 무슨 ~."

남편 흐뭇한 표정으로 아이들 하는 짓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저보고 갈 맘이 있으면 5시까지 사무실로 전화를 하라고 하네요. 근대 오늘따라 뭔 시간이 이리 빨리 가는지, 5시가 다되갑니다. 울 큰 딸 학원 갈 준비를 마치고 잔소리 공격을 개시하네요.

"엄마, 오랫만에 데이트인데 좀 이쁘게 꾸미고 가요. 알았죠? 이쁘게 입고, 화장도 좀 하고..."

"얘는~."

울 큰 딸 말처럼 화장도 할까? 생각했지만 귀찮아서 그저 대충준비를 마치고 남편에게 갔습니다.



맛집_베비장보쌈남편과 결혼기념일에 들렀던 해운대 베비장보쌈




"어디 가고 싶어?"

"응, 아무때나."

"뭐 먹고 싶어? "

"먹고 싶은게 없는데요. 그저 밥먹으러 가요."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 분위기 있는 집으로 썰로 갈까(양식레스토랑 갈까?)? 아님 맛있는 보쌈 먹을까?"


저는 오랜만에 썰고 싶은 마음도 있어 그도 좋겠다고 했는데, 또 보쌈이란 말에 식욕이 동하네요. 제가 둘 다 좋다며 선택을 망설이자 해운대를 향해 운전을 하던 남편, 근처에 좋은 곳이 있다며 베비장 보쌈집이라는 곳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식당 실내 인테리어가 깔끔하니 참 괜찮습니다. 식전에 음료같은 와인도 한 잔 주네요. 오랜만의 데이트, 보쌈집이지만 레스토랑 분위기도 나는게 좋은 선택을 한 것 같습니다. 남편과 이렇게 나오니 머리도 덜 아프고, 기분이 좋구요. 음식도 맛나구요. 그런데 식사를 하면서 남편이 자꾸 절 보며 웃습니다.

 



와인_베비장보싸식전에 나온 와인



"왜 웃어요?"

"오늘따라 울 아내가 너무 이뻐보여서..."

"왜? 조명이 잘 바쳐주나보네."

"아니, 정말 이쁘다 울 마누라~ 정말 이뻐."

남편의 이쁘다는 말, 기분이 좋으면서도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뭐랄까? 부끄러움? ㅎㅎ  17년을 같이 산 남편인데도 절 이쁘다고 자꾸 쳐다 보니 좀 쑥스럽네요. 그렇게 맛난 식사를 마치고 송정 해변으로 갔습니다. 울 남편은 바다가 참 좋답니다. 바다처럼 넓은 예수님의 마음을 닮고 싶다나요? 송정 해수욕장 노변에는 길카페가 이어져 있습니다. 커피를 제일 맛나게 타줄 것 같은 가게에서 카페라떼를 하나 시켜 들고는 팔짱을 끼고 해변을 걸었습니다. 밤이라 그런지 날씨가 꽤 추운데, 남편 외투를 벗어 제게 입혀줍니다. 완전 연애 기분 나구요.. 그런데 저는 이렇게 설레는데, 울 남편의 표정은 무덤덤해 보입니다. 제가 또 시비를 걸었죠.

"난 기분 좋은데, 당신 표정은 왜그래요? 제가 팔짱껴도 아무 느낌도 없나보죠? 젊은 여자 애들과 찍은 사진을 보니 입이 찢어지더만..."

"ㅎㅎㅎㅎ"

남편이 어이가 없어 막 웃습니다. 제가 샘을 내고 질투하는게 싫지 않은 모양입니다.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절 보던 남편 갑자기 노래를 부르네요.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이거 이 사람에게서 언젠가 들었던 노래인데.. ㅎㅎ 예전에 제게 청혼할 때 그 땐 광안리 바닷가였는데, 이 노래를 불러주었죠. 와~ 그날이 어저께 같은데 벌써 20년이 다 되었네요. 그 날의 생각이 아련히 떠올라 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질즈음 노래는 막바지에 이릅니다. 그러자 남편 갑자기 아주 큰 소리로 노래를 부릅니다.

"사랑해 ~ 사랑해 너를 너를 사랑해 ~"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니, 다행히 다른 사람들은 들리지 않는지 우릴 쳐다보지는 않네요. 그런데 울 남편 이 후렴구를 계속 반복합니다. 어이도 없고, 좋기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모습을 봤는지  남편 다른 노래를 연이어 불러댑니다. 

일출_바닷가_송정송정에서 본 일출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잠든 너를 볼 수 있다면...물안개 피는 언덕에 서서 ..우우우....."

잘나가다가 가사가 생각이 나지 않는지 계속 우~만 합니다. 

"에이~ 작사를 해서 부르면 되잖아요."

"내~맘에는 오직 당신~만 있네..ㅎㅎㅎㅎ.."

"왜 그만 불러요. 계속하지 않구?"

"곡조도 생각이 안나."

다른 곡을 불러주겠다며, 송창식의 "우리는"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부릅니다. 뭐 가사를 끝까지 아는 건 없지만요, 가사 생각 안나면 알아서 작사해서 부르고, 그렇게 불러도 전 모르죠. 저도 가사를 다 모르니.ㅎㅎ 그런데 노래 부르다 사랑이란 가사만 나오면 소리를 내어 크게 부릅니다. 좀 부끄럽긴 하지만 기분은 짱입니다. 

남편은 이왕 왔으니 내일 아침 일출을 보고 가자고 통 사정입니다. 뭐 요즘 너무 사진을 안찍어 카메라에 곰팡이가 폈다나요? 이제껏 절 기쁘게 해준 남편의 정성이 가상하여 져주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남편과 함께 보는 일출 정말 환상적이더군요. 남편은 수평선에 구름이 끼어 오늘도 꽝이라며 입이 한 발은 나왔는데, 저는 구름 속에서 살짝기 쏫아나는 햇님과 아침 노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저는 바다를 보며 감상에 젖어 있는데, 울 남편 그래도 어떻게 하든 한 장이라도 건지려고 갖은 애를 씁니다. 이제 가자니까 5분만 더 참아달랍니다. 아침 노올에 물든 바다, 그 위를 고깃배가 지나가는 모습 담아야 한다나요? 그 위로 갈매기 서너 마리 날아주면 금상첨화라는데, 갈매기 모델료를 안줘서 그런지 눈에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 갈매기 날아올 때까지 시린 손 호호 불며 노을을 감상했죠.

오늘 정말 많이 참아 주었습니다. 그래도 남편 이렇게 좋아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제 마음이 흐뭇합니다. 앞으론 남편 말 좀 더 들어주고 져줘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동안 남편이 제게 그렇게 해주었거든요. ㅎ  


송정_일출송정포구에서 본 일출



81년이나 함께 산 부부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 물었더니
행복한 부부를 위한 남편과 아내가 지켜야할 10계명
부부성관계 자주할수록 건강에 좋은 10가지 이유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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