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우리가족

왜 남편들은 악역을 아내에게 시키는가?

우리밀맘마2010.06.10 07:36

 
 


우리집 추도예배 풍경

추도예배(기독교식 제사의식)가 있는 날이라 오늘은 우리 시댁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날입니다. 저는 손아래 동서를 만난다는 생각에 벌써 들떠 있습니다. 지난번에  만났을 때 함께 외식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서로가 시간 맞추기가 힘들어 다시 시댁에서 보게 되네요. 남편이 오늘은 시장까지 함께 가주고, 또 시댁까지 운전기사 노릇을 톡톡히 해줘서 참 편안한 마음으로 시댁에 왔습니다. 그래서인가 기분도 좋구요. 도착해보니 동서가 먼저 와있네요. ㅎ

"형님, 친정엄마가 형님조끼 짰는데, 맘에 들지 모르겠어요. 같다드릴까요?"

"정말? 나야 좋지."

"그런데, 좀 안예뻐서, 그냥 집에서 입으면 괜찮은데.."

"내가 좀 원래 촌스럽잖아~ 동서가 입은거 예쁜데. ㅎㅎ"

이렇게 즐거운 대화로 만남을 시작했습니다. 울 동서와 저는 친자매처럼 사이가 좋습니다. 울 동서 넘 착하거든요. 저는 어른들께 애교를 부릴줄도 그리고 말도 그렇게 많이 하지 않습니다. 좀 곰같다고나 할까요? 사실 저희 친정과 시댁은 문화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처음에 시댁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울 동서는 자라온 환경이 저희 시댁과 너무 유사하더군요.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동서의 아버님도 저희 시아버님과 성격이랑 하시는 행동이 너무 닮았다고 하더군요. 시집와서 얼마나 시부모님과 할머님께 사근하게 잘하는지 그래서 울 동서를 여우같다고 하네요.  곰과 여우가 동서지간이 되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둘이 환상의 콤비를 이루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만나는 것이 즐겁구요, 또 그렇게 수다를 떨면서 일하다보니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보통 저희가 도착하기 전에 어머니께서 생선과 산적 등은 저희가 일하기 쉽도록 준비를 해놓으시는데, 오늘은 몸이 좋지 않으신지 저희가 모두 도맡아 하게 되었네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일을 하게 되면 울 동서 겁부터 먹고는

"형님, 전 그거 못해요."

라고 말을 하죠. 그래도 제가 동서가 하도록 시키고 또 며느리 경력도 쌓이다 보니 혼자서도 어찌나 척척 잘하는지요. 우린 부엌에서 일하면서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데 오늘 울 동서 하나밖에 없는 아들 민이 때문에 속상한 이야기를 하더군요.
 



"울 민이가 저보고 엄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요. 남편은 민이에게 혼을 거의 내지 않고 제가 혼을 내니, 민이가 아빠는 자기를 좋아하고, 엄마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나 봐요."
 
보통 때 같으면 동서 편이 되어 위로하거나 애들 다그렇다고 이야기를 했을텐데, 요즘 들어 조카 민이의 행동이 이전과는 다른 것을 보고 걱정하고 있던 터라, 조심스럽게 조언을 하는 쪽으로 말의 가닥을 잡았습니다.

" 그런데,민이가 그전엔 안그랬는데.. 요즘은 행동이 좀 달라져서 혹 동서가 민이를 많이 혼내나 그런 생각을 하긴 했어"


'예? 울 민이가 어땠는데요?"

"응, 그전엔 아니었는데, 내가 잘못 볼 수도 있지만..  언젠가부터 좀 불만이 있어 보였어. 울 아이들도 그런 것 같애. 자신이 잘못을 했다고 생각할 땐 혼이 나도 도리어 그것이 엄마가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해 주더라구. 잘못을 했을 땐, 아이들이 자신이 잘못한 만큼 혼이나면 괜찮은데, 자신이 잘못한 것보다 더 혼이나거나,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안는데, 혼이 나면 아이들은 불만을 갖게 되는 것 같아."

그런데, 제가 걱정한 대로 동서가 마음이 좀 상한 것 같습니다.
 
" 형님, 이말을 하면 형님이 기분이 나쁠 수도 있지만, 이렇게도 들릴 수도 있어요. 형님은 형님아이들을 잘 키우는데 저는 잘못키웠다는..."

"에그 ~  그런 말 아닌데. 나라고 뭐 다르겠어? 그래도 민이가 자기 생각을 엄마에게 제대로 말할 수 있다는 것은 동서가 아이를 잘 키웠다는 증거지. 정말 엄한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그런 말도 못하잖아"

"형님, 요즘 난 정말 좋은 엄마가 아닌가보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리고 이사람 저사람 절 더러 그런 식으로 말하니 속도 상하구요. "

"좋은 엄마가 어딨겠어. 그저 서로 좋은 엄마가 되도록 노력을 하는거지. 기분이 나빴다면 맘 풀어, 그런 뜻은 아니란거 알지?"

이구~ 괜시리 말을 꺼내서 동서 맘을 상하게 했네요. 제가 볼 땐 울 동서 조카에게 정말 잘하거든요. 그런데 악역까지 혼자서 다하려니 많이 힘든 모양입니다. 저도 아이들을 키우면서 제일 힘들었던 것이 악역을 감당해야 했을 때였습니다. 울 남편 일이 많다 보니 집에 들어오면 아이들에게 아부하기 바쁩니다. 때로는 혼을 내야 할 땐데도 그러질 못하고, 그걸 제게 일러서 제가 혼내도록 만들곤 합니다. 저도 아빠와 아이들의 관계가 좋기를 바라기 때문에 주로 제가 혼을 내지만, 그것도 어느정도이지요.


아버지와 아들

울 삼촌과 조카랍니다.




대학에서 가르치는 울 삼촌도 일중독증이 심합니다. 아마 형보다 더 심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 어쩌다 시간이 나서 아이랑 같이 있을 때, 애가 해달라는 거 무조건 다 들어주니, 아이 생각에 엄마는 자길 혼내는 나쁜 사람이고, 아빠는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진 거죠. 그리고 늘 외롭게 만드는 삼촌 때문에 울 동서도 예민해진 부분도 있는 것 같구요. 사실 아이 키우기 힘들잖아요. 그럴때 남편이 힘이 나도록 격려하고 지지해 주어야 할텐데. 늘 바쁘다 한번씩 집에 있는 삼촌은 아이를 혼내는 동서를 보고 '왜 그렇게 하냐며' 나무랐나 봅니다. 

그저 자신이 힘들다는 것을 들어줄 형님이 필요했을텐데, 제가 도리어 삼촌처럼 꾸중하는 셈이 되었으니 울동서가 더 많이 힘이 들었을 것 같네요. 울 동서 기운내야 할텐데..

'동서~ 내가 얼마나 동서를 좋아하고 고마워 하는지 알지, 동서 힘내.'


 


      이글이 맘에 드시면 추천 쿡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댓글

  • 이전 댓글 더보기
  • Favicon of http://lovetree0602.tistory.com BlogIcon 초록누리2010.01.24 07:10 신고 저도 그 상황 이해가요..
    저희 남편도 가끔 집에 있으면서 아이들에게 잔소리 하면 저한테 뭐라고 하더라고요...
    동서랑 사이가 참 좋은 것 같아 보기 좋네요^^*
  • Favicon of http://gajokstory.com BlogIcon 우리밀맘마2010.01.24 07:17 신고 그러게요. 아마 남편분이 아이들을 하루종일보게되면 아내보다 더 할걸요. ㅎㅎ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 Favicon of http://waarheid.tistory.com BlogIcon 펨께2010.01.24 07:39 신고 동서랑 사이 좋은 모습 보기에도 좋습니다.
    자주 싸우는 이도 있는것 같던데..
  • Favicon of http://gajokstory.com BlogIcon 우리밀맘마2010.01.24 07:48 신고 예 친구같이 지낸답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 Favicon of http://blog.daum.net/gnathia BlogIcon 달려라꼴찌2010.01.24 08:19 신고 저희 집도 주로 악역은 엄마가 ^^;;;
    그러다보니 아이들도 너무 눈에 띠게 저를 밝힙니다.
    이제 슬슬 제가 악역을 해야 할까봐요...
  • 우리밀맘마2010.01.24 08:37 신고 그렇군요. ㅎㅎ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 Favicon of http://blog.daum.net/antian54 BlogIcon 윤복림2010.01.24 09:00 신고 우리말맘마님과 다정한 동서간의
    모습이 넘 보기 좋습니다.
    님의 사려 깊은 배려심도
    가슴에 와 닿습니다.
    행복과 사랑이 가~~~득 넘치는
    하루 되세요.
  • 우리밀맘마2010.01.24 09:03 신고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2010.01.24 10:34 신고 우리집의 악역은 남편입니다. 우리 아이나 조카들에게...대게 무서워하지요.ㅎㅎ
    저는 그저 안아주는 편...
    잘 보고 ㄱㅏ요.
  • 우리밀맘마2010.01.24 10:39 신고 예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 Favicon of http://koreanwar60.tistory.com/42 BlogIcon koreanwar602010.01.24 10:53 신고 전 마눌이 아이에게 잔소리하고 맴맴하면 짜증이 나던데....
  • 우리밀맘마2010.01.24 12:35 신고 그렇죠. 하지만 한번씩 아내에게 따뜻한 말한마디가 힘이 된답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 Favicon of http://www.semiye.com BlogIcon 세미예2010.01.24 11:30 신고 요즘엔 엄마가 무섭고, 아빠는 자상한 존재로 많이 바뀐것 같아요. 예전엔 아빠가 참 무서웠는데요. 잘보고 갑니다.
  • 우리밀맘마2010.01.24 12:35 신고 예 그런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 Favicon of http://blog.daum.net/moga2641 BlogIcon 모과2010.01.24 11:58 신고 대부분 집에서 엄마가 엄하게 하지요.
    아이가 크면 엄마에게 고마워 합니다.^^
    자라고 나면 그 결과가 확실히 나타 나는 것이 자녀교육입니다.
    그래서 자식 농사라고 하는 것같아요.
    동서에 관한 글 트랙백 하고 갑니다.^^
  • 우리밀맘마2010.01.24 12:36 신고 예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 Favicon of http://jsapark.tistory.com BlogIcon 탐진강2010.01.24 14:08 신고 저는 중요할 때 한번씩 혼냅니다. ^^;
    엄마의 고충이 많은 것 같아요
  • 우리밀맘마2010.01.24 14:34 신고 그렇군요. 아빠의 이런모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 부크맘2010.01.24 15:28 신고 아이들 키우기가 참 힘들어요..
    저도 무섭게 하는 편이라
    딸 친구들이 니네 엄마 무섭다 한대요..
    반면 애들 아빠는 부드러워요..
    걱정하지 말라고 하세요..
    애들이 자라면서 늘상 하는소리
    "엄마는 날 사랑하나요 궁금해요?"
  • 우리밀맘마2010.01.24 16:38 신고 ㅎㅎㅎ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Favicon of http://smallstory.tistory.com BlogIcon 윤서아빠세상보기2010.01.24 16:52 신고 같이 애들 키우는 입장에서 서로에게
    얘기하고 듣는 것이 참 조심스럽더군요.
    아무래도 가까이 있는 엄마들 입장에서 더 그럴것 같아요

    저는 한참 천사노릇을 하다가
    요즘은 악역을 맡고 있는데
    ㅠㅠ 점점 딸과 멀어지고 있어요
    완전 차였어요 ㅎㅎㅎ
  • 우리밀맘마2010.01.24 18:59 신고 아빠 맘을 알아줄 때가 있겠지요. 화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 Favicon of http://muznak.tistory.com BlogIcon 머 걍2010.01.24 17:35 신고 아무래도 맨날 같이있는 엄마가 잔소리를 하게되나 봅니다.
    나중에 아빠가 안아주면서 다독여주고.....
  • 우리밀맘마2010.01.24 18:59 신고 ㅎㅎ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 Favicon of http://www.humornara.kr BlogIcon 유머나라2010.01.24 22:11 신고 그렇겠어요. 남편만 착한 사람이 되는 세상이 빨리 바뀌어야 할텐데~
  • 우리밀맘마2010.01.24 22:21 신고 그래도 울아이들 저를 좋아해서 괜찮아요. 저는~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 Favicon of http://toyoufamily.tistory.com BlogIcon 투유♥2010.01.24 23:17 신고 남에게 조언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행복한 맘 덕분에 잘 알게 됐습니다.
    전 사실 말 막 툭툭 던지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요즘 고민이었는데.
    저도 따라해 봐야 겠어요^^
  • 우리밀맘마2010.01.25 00:03 신고 예 감사합니다. 저는 조언하는 버릇을 좀 고치려 합니다. 사실 자신의 문제를 자신이 아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저 넉두리를 하는 것이어서 들어만 줘도 되는데, 자꾸 조언을 하려고 하네요. ㅋ 좀 더 듣는 훈련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행복하세요. ^^
  • Favicon of http://deborah.tistory.com BlogIcon Deborah2010.01.25 22:23 신고 ㅎㅎㅎ 저의 부부랑 비슷하네요. 하핳.. 정말 공감이 갑니다.
  • 우리밀맘마2010.01.25 22:27 신고 그런가요? ㅎㅎ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 2010.06.10 08:09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usfusionhome.tistory.com BlogIcon Benny2010.06.10 08:16 신고 대개 같이 사는 부부라는게 비슷하지 않나요? 저희집하고도 비슷하죠.ㅎㅎ
  •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2010.06.10 09:16 신고 ㅎㅎㅎㅎ노을인 악역...전부 남편에게 시킵니다.
    입바른 소리 잘 하는 남편덕에 편할 때도 있네요.

    잘 보고 가요. 오해는 풀고 좋은 동서관계가 되길 바래봅니다.
  • Favicon of http://nanuri21.tistory.com BlogIcon 너서미2010.06.10 10:15 신고 어릴 때 떠올리면 아버지가 절대적인 악역이었고
    어머니께서 그 반대 역할을 하셨던 것 같은데.
    요즈음은 좀 다른가 봅니다.
  • Favicon of http://blog.daum.net/maisan2 BlogIcon 표고아빠2010.06.10 10:26 신고 저희두 종종 그런 느낌이 있습니다.
    아이를 혼낼일이 있을때가 없을 수가 없는데
    누가 그 역할을 할 것인지...
    최대한 함께 하려하지만 아무래도 저희두
    엄마가 그역을 더 많이 맡게 되는듯...
댓글쓰기 폼

알콩달콩우리가족

동서 앞에서 한약 지어먹으라며 봉투 주시는 시어머니, 어떻게 하죠?

우리밀맘마2010.03.31 05:00

이제 저의 허리가 거의 70%가 완치되었답니다.

인대를 심하게 다쳤는지, 처음 한 주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아팠답니다.

병원에 입원해야 하나 이런 생각도 했지만, 분명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계속 한의원에서 침을 맞으며 쉬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3주째인데, 한약도 먹고 걷는 운동도 조금씩 하니 허리에 힘도 생기고 많이 건강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무리하면 안 될 정도입니다.

 

 오늘 시어머니께서 또 전화를 주시네요.

"얘야, 허리는 좀 어떠니?"

"이제 많이 좋아졌어요. 어머니."

"침은 계속 맞고 있니?"

"아니요. 지난주까지는 맞았는데, 이번주 부터는 살살 걷기운동을 하고 있어요."

"운동도 좋지만, 침도 계속 맞아라. 그래야 나중에 탈이 없다."

"예. 그렇게 할께요"

"내가 궁금해서 자주 전화를 하려해도 혹 너가 불편할까봐. 전화를 자주 못했다."

"예~ 어머니 정말 고마워요."

"그래. 계속 몸조리 하고, 수고해라~."

사실 울 어머니는 평소에도 저만큼 편찮으시거든요.

예전에 교통사고를 크게 두 번이나 당해서 다리가 성한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걷는 것도 힘드시구요.

게다가 뇌졸중으로 고생하시는 시아버님 곁에서 또 보살펴드려야 하는데, 정말 어머님 앞에서는 제가 아프다고 말하기가 미안할 정도입니다. 그래도 17년을 함께 살다보니 저를 딸처럼 생각해주시고, 이렇게 걱정이 되어 전화를 주시네요.

 

 

 


오늘은 할아버님 추도예배(제사)날이 되어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였답니다.

저는 점심을 먹고 시댁으로 갔습니다. 오늘 동서가 참 수고를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누이 퇴근하는 길에 손에 무얼 들고 오는데, 제꺼라며 주네요. 비닐봉투에 안에는 한방파스가 들어있더군요. ㅎㅎ 모두들 제가 허리 아프다는 걸 걱정하시는 통에 도리어 제가 좀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구요.

 

그런데 어머니께서도 젊어서 허리를 다쳐보았기에 제 심정을 더 잘 아시고, 또 허리에 무리가 가는 것이 어떤 일인지 아시기에 절 잘 챙겨주시네요. 다행히 오늘 좀 피곤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큰 무리 없이 집안 행사를 잘 치를 수 있었습니다.
 
추도예배를 마친 후 큰 시누이가 그럽니다.

"언니, 제가 전화하려고 했는데, 혹 불편할까 싶어 안했어요. 전화는 안했지만 제 마음은 언니에게 있었다는 거 알죠?"

그러면서 제게 아양을 떠네요.

 

어머니께서 제게 봉투를 하나 줍니다. 한약 한재 하는게 좋다면서요.

그런데 이 때 좀 당황했습니다. 그 자리에 동서가 같이 있었거든요. 사실 오늘 일은 아랫 동서가 제일 많이 했는데 말이죠.

아마 어머니는 이런 거 형제지간에 서로 감추며 할게 뭐있냐고 생각해서 주신 것이겠지만 받는 저로서는 여간 당황스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형제간의 의가 이런 사소한 편애로 인해 생기잖아요.

그런데 우리 센스장이 삼촌, 동서에게 아주 장난기 어린 말투로 그럽니다.

"니도 한약 한재 사달라고 해라.. 엄마 우리 마누라도 좀 챙겨주세요"

그러자 동서가 그럽니다.

"저는 너무 튼튼해서 탈입니다. 어머니 걱정을 마세요ㅎㅎ"

 

 

 

 


이제 집에 들어와 보니 오늘 하루가 주마등처럼 제 머리 속을 지나갑니다.

아직 허리가 아픈까닭에 시댁에서 일을 하고나면 다시 덧나지않을까 걱정이 되었었거든요.

그런데 다들 너무 잘해주셔서 그런생각을 한 제가 죄송스러워졌네요.

그리고  한 순간 한 순간 생각이 날 때마다 빙긋이 미소가 지어집니다.



 

 

by우리밀맘마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댓글

댓글쓰기 폼

알콩달콩우리가족

바삭하니 환상적인 튀김맛을 뽐낸 시동생의 비결은?

우리밀맘마2010.03.22 05:30

명절 튀김, 바삭하니 환상적으로 튀김을 하는 방법

 


남편에 대한 저의 유일한 불만이자 최고의 불만 바로 바쁘다는 겁니다. 그런데요. 그런 남편보다도 훨씬 바쁘게 사는 이가 있답니다. 바로 울 아이들의 삼촌이자 제 남편의 동생이되며, 저에겐 서방님이 되시는 시동생이랍니다. 명절 전날 남편들도 함께 있으면 좋잖아요. 그런데 울 삼촌 그런 명절에도 바쁘다며 아침에 잠시 왔다가 볼 일 보러 나간답니다. 대신 울 신랑은 종일 함께 있으면서 저를 도와줍니다. 그런데 이번엔 반대가 되었답니다. 울 남편이 바쁜 일이 생겨 아침에 잠시 왔다 갔구요, 조금 지나고 나니 동서와 시동생 그리고 사랑스런 민이가 왔답니다. 그런데 삼촌이 오늘은 종일 함께 있어 준답니다. 웬일이죠? ㅎㅎ 울 동서의 얼굴이 환합니다.

"동서 오늘 좋겠네. 울 남편은 오늘 없는데...."

"ㅎㅎ 전에는 제가 그랬잖아요. 형님."

울 동서가 튀김담당이거든요. 제가 재료준비 등은 미리 해두었구요, 부엌에서 튀김을 하려는데, 삼촌이 부엌으로 들어섭니다.

"부인, 내가 튀김을 해줄께. 형수님. 제가 튀김해도 되죠?"

"아유~ 좋죠. 울 삼촌이 하면 더 맛있을 것 같은데요."

"내가 하면 울 마누라보다는 맛없겠지만, 그래도 해볼께요."


어째 분위기가 이전과 많이 다릅니다. 말도 이렇게 이쁘게 하고, 그리고 아내 눈치도 살피고, ㅎㅎ 완전 센스장이로 변신을 했습니다. 이렇게 튀김은 동서가 옆에서 거들고 튀기는 것은 삼촌이하구요.  저는 생선을 굽기도 하고 나물도 하고, 이런 저런 준비를 부산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는 사이 울 삼촌 구운 튀김을 가지고 와서 맛을 보라네요.

"형수님. 맛있나 함 보세요."

오 그런데 이 튀김의 맛, 바삭바삭 거기다 환상적인 간까지 완벽한 조합을 이룬 명품이 아닙니까?

"야~ 정말 맛있네요."

거짓말이 아니라 저보다도 동서보다도 솜씨가 더 낫습니다. 보통 기름에 한번 튀기잖아요. 그런데 울 삼촌 살짝 한번 튀긴 다음데 그걸 다시 튀기는게 아닙니까? 번거롭긴 하지만 그렇게 하면 바삭한게 제대로 튀겨지죠. 요즘 들어 큰아이들이 살찐다고 튀김을 잘 먹지않아 별로 인기가 없었는데, 이거 꺼내기 바쁘게 사라집니다. 아이들도 맛은 기가 막히게 안다니까요.ㅎㅎ 울 동서 감동받은 눈빛으로 그러네요.

"형님. 정말 맛있죠. "

"응~ 정말 맛있다."

"거봐, 당신이 하니까 더 맛있잖아. 이게 얼마만이야~."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일이 이렇게 된 게 제 탓인거 같네요. 울 삼촌 장가간 후 첫 명절 때입니다. 그 때도 울 삼촌이 튀김을 하겠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 땐 제가 못하게 말렸답니다. 울 삼촌이 이리 잘할지몰랐거든요. 괜시리 맡겼다가 일을 다시 할 성 싶기도 하고, 또 할머니께서 남자들에게 이런 일 시킨다고 혼내실까봐 걱정도 되었거든요. 그 기억이 나서 제가 삼촌을 좀 거들었습니다. 

"동서, 사실 삼촌이 결혼해서 처음 명절에도 튀김을 하려고 했잖아. 그런데 내가 못하게 했었지. 내가 못하게 하지만 않았어도, 계속 해줬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잘못했던 것 같아. 그죠 삼촌? "

울 동서와 삼촌 그저 웃기만 하네요. 그런데요. 울 삼촌이 튀김을 끝내고 방으로 쉬로 간 사이, 동서가 사실 전말을 다 얘기해 주네요. 그럼 그렇지.. ㅎㅎ

"형님, 사실은 어제 남편이 오늘도 약속이 있다며 간다는 거예요. 그래서 좀 따졌어요. 명절이라 시댁에 갔는데 항상 남편은 없고, 사실 내가 식모도 아니고, 이게 뭐냐구요, 어제 그렇게 남편과 한바탕 싸웠어요."

"그래? 잘했어. 한번씩은 할 애기를 해야 되더라구. 그저 달라지겠지 기다리기만 하면 안달라져. 나도 그렇게 한번씩 싸우는데, 그러니까 좀 나아지더라"

두 형제가 비슷한 점이 참 많죠? 울 동서 제가 맞장굴 치니까 신이나서 다른 이야기도 술술 풀어냅니다. 저도 하고싶은 이야기 다하구요. 이렇게 동서와 속에 있는 이야길 하다보면 예전에 학교에서 죽이맞는 친구와 수다를 떠는 그런 재미가 느껴져요.  우리들이 일하다 말고 깔깔대고 있으면, 어떨 땐 시어머니도 한 수 거들며, 아버님 흉을 보십니다. 그래서 주방은 아내들의 마음을 풀어내는 정말 신성한 공간인거죠. 비록 울 신랑은 없어 좀 서운했지만, 삼촌 덕에 일도 훨씬 일찍 끝나고, 또 그런 삼촌 때문에 밝은 얼굴로 함께 일을 한 동서 덕에 한결 힘이 덜 들었답니다. 그런데 이거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울 아이들 끝없이 부엌을 찾습니다. 

"엄마. 튀김 더 먹어도 돼요?"

정말 맛있긴 맛있나 봅니다. 이거 이러다 다음 날이 되기 전에 동이날까 겁나네요. ㅎㅎ^^ 다행히 삼촌이 넉넉하게 구운 탓에 저녁에 온 남편도 맛있게 먹고, 다음 날도 여전히 인기를 누렸답니다. 제가 한 가지 깨달은게 있습니다. 안시켜서 그렇지 남자들도 음식 맛있게 잘한다는 걸요. ^^

 


 

by우리밀맘마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