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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중에 보내온 남편의 문자, 살짝 안습한 사연

우리밀맘마2010.06.03 16:09

남편이 보내온 문자

남편이 저와 무슨 얘기 끝에 슬며시 의미있는 웃음을 짓습니다. 이런 웃음 분명히 저를 골리려는게 분명합니다. 뭘로 절 골리려고 할까? 갑자기 마음이 타더군요. 그래서 참지 못하고 물었습니다.

"뭐야~ 왜 그렇게 웃어요? 뭔데~."


드뎌 걸려들었구나 하는 눈빛.  장난끼가 서린 웃음. 이거 뭔가 심상치 않습니다. 남편은 재밌다는 듯이 말을 했습니다.


"응, 오늘 출장 가서 내일와~."

"뭐? 또 외박?"


사실 남편은 1년에 열흘 정도는 일로 인해 외박을 합니다. 사실 그리 많은 날수는 아니지만 그 며칠이 절 정말 힘들게 합니다. 왜냐면 전 혼자 밤을 지낸다는게 너무 무섭거든요. 다 큰 사람이 어떻게 혼자 자는 걸 무서워하냐고 하시겠지만 전 정말 혼자 밤을 지내는 것이 무섭답니다. 왜 그럴까? 곰곰히 제 자신을 살펴보니 한 가지의 답이 나오더군요.

어릴적 제가 살던 우리 집은 밤에 불을 켜도 어두웠습니다. 대충 어떤 환경인지 아시겠죠? 부모님과 형제들이 모두 일 나가거나 학교에 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을 때, 이런 어두컴컴한 집에 홀로 있다보면 괜시리 무서워지고, 혼자 집에 있는 것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런 어릴 적 경험이 어른이 된 후에도 무의식 중에 영향을 미친 것인지 남편 없이 혼자 잠을 잔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잘 보지 않는 TV를 늦게 까지 보다가 겨우 잠이 들든지, 아니면 아이들 틈에 섞여 잠이 들곤 했습니다. 그래도 하루 이틀은 어떻게든 넘겨보는데, 일주일 정도 계속해서 남편이 집을 비우게 되면 거의 폐인이 되다시피 합니다.

제가 그런 줄 알기에 남편은 얄미운 표정으로 절 놀리며 말을 하는 것입니다. 일로 인해 가는 것이니 어쩔 수 없지만, 그런 말을 하면서 장난끼가 묻어나오는 얼굴로 말을 하는 것은 정말 얄밉더군요. 그래서 귀를 자극하면 혈액순환이 잘된다는 빌미로 남편 귀를 세차게 몇번 잡아 당기며, 군기를 잡았습니다. ㅎㅎ^^


 
 


저의 이런 약점을 알기에 고쳐야 겠다는 생각에 참 많은 시도들을 했답니다. 그런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역시 신앙으로 이겨내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기도로 이겨내는 것이죠.  

'주님 저의 이 어두움에 대한 공포심을 물리치도록 도와주십시오' 이렇게 기도를 한 후  용기를 내어 어두운 밤에 홀로 있는 연습을 한 것이죠. 기도한 후에 아이들과 함께 자지 않고, 용기를 내어 혼자 잠을 청해보았습니다. 쉽지 않더군요. 처음에는 TV를 켜놓고, 사방에 불을 켠 채 잠을 청하였습니다. 잠이 오지 않으면 다시 기도하고, 기도하다 찬송하고, 성경을 읽고, 그리고 다시 잠을 청하고, 이런 반복되는 일을 꽤 오래동안 했습니다.

그런던 어느 날, 용기를 내어 불을 끄고 잠을 청했습니다. 어둠 속에서 눈을 감고 기도하는데, 뭔지 모르게 제 마음을 평안하게 이끄는 손길이 느껴지고, 마음이 든든해지더군요.
그날 전 처음으로 불을 끄고 혼자서 잠을 잘 수 있게 되었습니다. 

큰 딸이 학원에서 돌아왔습니다. 아빠가 오늘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안 울 큰 딸이 제게 얘기를 하네요.

"엄마, 오늘 잘 지냈어요. 우울하지 않았어요?"

"왜?"

"오늘 아빠가 안오시잖아요."

"그렇구나!"

제가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이 딸에게 대답했습니다. 그거 참, 이젠 혼자 밤을 지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극복된 듯합니다. 예전에는 남편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부터 돌아오는 날까지 우울해지고 힘들었는데 말이죠. 하나님께서 제 기도를 들어주셨나 봅니다.

"우야~ 그런데, 엄마 맘속에 아빠있다. 그래서 우울하지 않아. 웬지 울 남편이 내옆에 계속 있는 것 같아~."


갑자기 드라마의 대사가 생각나 저도 한 번 읊어보았습니다. 저도 신기하지만, 정말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딸이 어이없다는 듯이 웃네요. ㅎㅎ 그런데 아침에 보니 밤늦게 보낸 남편의 문자가 와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의 표현이 좀....  ㅋㅋㅋ

 

"잘자니? 난 잠이 안와~
아무래도 너에게 중독된 모양이야
~
잘자! 사랑해^^"

ㅎㅎ 울 남편 이쁘죠? 추천 쿡 눌러주세요. 행복하세요.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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