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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몰려온 여고생들이 꼽은 최고의 라면은?

우리밀맘마2012.03.10 05:30

우리집에 드뎌 여고생이 둘이 생겼습니다. 하나는 삼학년 하나는 일학년, 이번 겨울 방학 보내는 모습이 다르더군요. 일단 긴장감부터 차이가 납니다. 삼학년 큰 딸, 고3이 되었다며 새벽부터 도서관, 학원을 전전하는 모습이 참 안스럽게 느껴지네요.

하루는 고삼인 울 우가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 아무래도 스트레스 넘 쌓여 안되겠어요. 하루는 친구들과 좀 놀면서 스트레스 풀어야겠어요. 친구들 울 집에 데려와서 하루 놀아도 되죠?"

저는 그런 딸의 말이 도리어 더 반갑더군요. 제가 보기에도 좀 쉬어야 할 때라고 생각이 되었거든요. 특히 위장 장애가 계속되어 밥도 제대로 못먹고 공부하는 모습이 너무 안스러웠습니다.
 
"그래 잘 생각했다. 공부도 좋지만 몸 생각하며 컨디션을 잘 조절해야지. 그래 언제든 친구들 오면 엄마가 맛있는 요리도 해줄께."

울 우가 성미가 얼마나 급한지 저의 말이 끝나자 마자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려대기 시작하더니 한 시간 쯤 후에 이럽니다.

"엄마 애들이 내일 온데요. 그런데 좀 많이 올 수도 있어요."

헐~ 저는 부랴부랴 장보러 갈 준비를 했습니다. 손님 맞아야죠. 어린이집 그만 두고 좀 쉬는 차였기에 저도 좋더군요. 그래서 아이들 간식거리를 준비해두었습니다. 그런데 울 남편 예쁜 딸의 뽀뽀 한 방에 치킨 두 마리와 피자 한 판을 쏩니다. ㅎㅎ

그리고 다음 날 점심 때쯤,우가 친구들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하는데.. 무려 7명이나 왔지 뭡니까? 다 큰 녀석들 일곱이나 몰려드니 우리 집이 갑자기 좁아보이네요. 그리고는 하루 종일 시끌벅적, 제가 준비해준 떡복기랑 이런 저런 간식 다 먹어치우더니, 살찌면 안된다고 밖에 장군이 데리고 나가 산책을 하고 옵니다. TV보다 피자와 치킨 먹고나더니 아파트 뒤에 있는 교회로 갑니다. 울 교회 동화책에 나오는 것처럼 넘 이쁘거든요. 거기서 또 한바탕 놀고 오더니 배고프다며 라면 끓여달라고 아우성입니다.

"그래? 무슨 라면 끓여줄까?"

그러자 아이들 모두 한 목소리로 합창을 합니다.

"나가사끼 우동요."


 




엉? 그런 라면도 있었나? 라면 세계에 대해 엄청 무지한 저로서는 아이들이 말한 그 라면이 뭔지를 몰랐답니다. 그리고 이름에 우동이라 했는데 왜 그걸 라면이라고 하는지..난 분명 무슨 라면 먹을래 했지, 무슨 우동 먹을래 하지 않았는데..말귀를 잘못 알아들었나? 솔직히 슈퍼에 파는 우동 이름 적힌 것들은 죄다 비싸잖아요. 저 녀석들 다 먹을만큼 끓일려면 이 쉽지 않겠더라구요. 그래서 우리집 라면의 대가 남편을 불렀습니다. 울 남편 아이들이 말한 "나가사끼 우동"이라는 말에 반색을 하더니 자기가 다 할테니 걱정말랍니다. 그러면서 저보고 아파트 슈퍼에 가서 나가사끼 우동을 사오라고 하네요.

슈퍼에 가니 나가사끼 우동이라고 적힌 봉지를 보니 역시 가격이..ㅜㅜ 5개 들이 봉지 두 개를 샀습니다. 그런데 다른 우동과는 달리 물컹하지 않고 면이 완전 보통 라면과 다를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속이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하더군요. 그렇게 집에 오니 울 남편 완전 준비를 다 끝내놓고 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큰 냄비에 이미 라면 10개를 끓일 준비를 완벽하게 마쳐놨더군요. 파에 양파에 오뎅에 두부까지 잘개 썰어서 준비를 해놓고, 계란은 잘 풀어놨습니다. 이거 사진을 찍어놔야 하는데, 전 아무래도 요리 블로거는 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팔팔 끓은 물에 먼저 스프를 풀고 면을 넣습니다. 한꺼번에 넣어야 한다네요. 그렇게 면을 쏟아넣고 야채를 넣고, 그 위에 넓게 펼치듯이 계란을 뿌립니다. 그 상태로 보글보글..흠 냄새가 ..그런데 국물이 하얗네요. 이전 꼬꼬면과 비슷해보이는데 맛은 좀 달라보입니다.


라면 냄새를 맡은 우리집 강아지들까지 다 합세해서 라면을 기다리는데 마치 개구리들이 입벌리고 오글오글 거리는 것 같습니다. ㅋㅋ 그렇게 담아서 주니 정말 맛있게 먹네요.

"맛있니? 난 오늘 이거 처음 본다"

"아니, 엄마 나가사끼 우동을 모르시다니. 우린 요즘 라면하면 이거 밖에 안먹어요.나가사끼가 라면 대세라구요"

그러자 같이 있던 아이들 모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최고라고 합니다. 그리고 울 남편의 라면 솜씨에 모두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저도 무슨 맛일까 하고 먹어보니 이거 은근 중독성이 있네요. 특히 라면 국물이 짜거나 맵지 않고 시원해서 좋구요. 그리고 톡쏘는 고추맛이 국물맛을 더욱 정갈하게 해줍니다. 첨에는 한 입 먹어보려던 것이 저도 한 그릇을 다 비워버렸습니다.
울 남편이 이러네요.

"당신이 그리 맛있어 하는 것을 보니 넘 좋다."

아니어요. 남푠 제가 더 고맙죠. 내가 끓였으면 아이들이 이렇게 다 잘먹었을라구요. 그리고 전 한꺼번에 10개 못끓인답니다. 고마워요. 당신을 우리집 라면 달인으로 임명합니다.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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