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가정만들기

여자들의 수다 내 남자의 빈자리 크게 느껴진 순간은

우리밀맘마2012.02.08 06:00

 
 


인생을 아름답게 살아가는 노부부가 있었습니다. 남편은 대기업의 임원을 지냈고, 아내는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는 아마추어 작가였습니다. 슬하에는 삼남매를 두었고, 이들 역시 잘 자라서 결혼하여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노후를 위해 서울 인근 지역에 전원주택을 하나 마련하여 주말이면 여기에 와서 밭일도 하고,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리며 그렇게 여유있게 살았습니다. 누가 봐도 참 멋지게 노후를 살아가는구나 그렇게 부러워할만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인지 남편이 병이 들었습니다. 이전 젊었을 때 너무 열심히 일했던 탓인지 간에 이상이 있었고, 이후 얼마의 투병생활을 한 후 마침내 그는 세상과 이별하고 말았습니다. 60대 이제 인생의 여유를 한창 즐기며, 제2의 인생을 계획하였던 그녀에게는 청천벽력같은 현실이었고,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남편이 떠난 뒤 그녀는 점점 우울증에 빠져갑니다. 사는게 재미가 없었고, 무의미했습니다. 전원주택만 해도 남편과 함께 있을 때에는 뒷밭에 여러 채소와 꽃을 심는 것이 그리 즐거운 일이었는데, 이제는 귀찮은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밭을 가꾸기 위해 무거운 짐을 날라야할 때 남편의 손길이 생각났고, 집에 못을 박거나 수리를 해야 할 때 역시 망치를 쥔 남편의 미소가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그러다 보니 주말이면 내려와 쉬었다 갔던 전원주택에 머무는 것이 이제는 무서워지기 시작합니다. 남편이 있을 때는 그리 포근하고, 마음이 안정되어 그림이며 글이며 열정을 기울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이 큰 집에 혼자 덩그러니 있으려니 서글픈 느낌이 듭니다. 또 밤이 되면 이 큰 집에 여자 혼자 있다는 것이 무서워지구요. 그렇다고 팔려고 하니 남편과 지냈던 추억이 깊이 배어있는 곳이라 선뜻 그러지도 못하고..그렇게 그녀에게 애물단지로 전락하더라는 것입니다.

하루는 밤에 운전을 하는데 자꾸 몸이 자꾸 무거워지며 힘이 빠지더랍니다. 마음과 몸이 함께 침채되어갔던 것이죠. 그리고 아차하는 순간에 길 옆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급정거를 했습니다. 다행히 차만 상했고, 다른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게 천만다행이었죠. 

차에서 내려 차 상태를 확인하고 사고를 수습해야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순간 전화기를 꺼내어 남편에게 전화를 걸려는데...아~ 울 남편 없지... 예전 같으면 "여보 이거 어떡해?" 하면 남편이 득달같이 달려와 이것저것 다 알아서 척척 처리해줬는데..지금은 그 남편이 없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참 내 신세 처량하구나'...

남편이 남겨준 유산이 꽤 많았기에 먹고 사는덴 별 지장이 없었고, 자녀들도 홀로된 엄마의 처지를 알기에 어떻게 하든 외롭지 않게 해드리려고 그렇게 노력했지만, 남편의 빈자리를 대신할 수 없었습니다. 돈도 자식도. 내 남자의 빈자리를 대신할 수 없구나...




이야기를 듣다보니 작년 여름이 생각나더군요. 울 남편 우리 가족을 버리고 혼자 미국 여행 떠났거든요. 이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오래된 직원들 사기진작 차원에서 연수를 보내준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연수 갔다 온 후 거길 그만두었죠. ㅎㅎ 그런데 한달 다녀온다는데 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울 남편 워낙 충성이 특심하여 매일 새벽에 나가 밤늦게 들어왔거든요. 거의 하숙생 같이 생활했기 때문에 없다한들 뭐 불편함이 있으랴 했는데... 아니더라구요.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의 빈 자리가 커져가더군요. 울 남편 이리 많은 일들을 하고 있었구나. 특히 운전하고 어디 갈 때면 더 생각이 나더군요. 저도 운전 경력이 꽤 오래 된 베테랑인데..ㅎㅎ 울 아이들 제가 운전하는 동안 완전 긴강.. 차에서 내릴 땐 숨을 헥헥거립니다. 저도 운전을 어떻게 했는지.. 사고를 내진 않았지만 갑갑하더군요. 내 남자의 빈자리가 이리 크구나.. 새삼 깨달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울 남편 오늘도 늦네요. 10시까지는 들어오겠다더니 11시가 다 되어갑니다. 오면 어떻게 해줄까요? 우리 가정을 위해 뼈빠지게 고생했는데 찐하게 뽀뽀 한 번 해줄까요? ㅎㅎ 신랑^^ 사랑해. 제발 아프지만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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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강춘2012.02.08 06:15 신고 새벽에 들어와도 웃으며 뽀뽀해줘보세요.
    10배로 옵니다 ㅋ
  • Favicon of http://yahoe.tistory.com BlogIcon 금정산2012.02.08 07:28 신고 없을때 빈자리가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ㅎㅎ
    그래도 두분이 서로 다독이면서 살아야겠지요.
    아름다운 글 잘 읽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blog.daum.net/kangdante BlogIcon kangdante2012.02.08 07:56 신고 웬수웬수..하지만
    남편의 빈자리.. 정말 크죠?..
  • Favicon of http://blog.daum.net/kim801001 BlogIcon 팬도리2012.02.08 09:07 신고 아흑.. 전 아직 결혼한지 얼마 안 되었지만...
    정말 빈자리 크게 느껴질것 같아여..

    갑자기 친정엄마없이 혼자 사시는 아빠 생각이 많이 나네여..
  • 주부모델2012.02.08 14:23 신고 새벽에 들어와도 뽀뽀 해줬더니만 그 액발도 오래는 가지 않더군요..ㅋㅋ
    그래도 요즘엔 너그러운 아내의 모습이 되려고 무진장 노력하고 있습니다
  • Favicon of http://mindme.net BlogIcon 마음노트2012.02.08 15:30 신고 음,그렇군요.
    빈자리는 사람이 없어야 아는듯 합니다.
    뽀뽀해주세요.ㅎ
  • 철순2012.02.08 23:19 신고 경험상..극히 개인적의견..못생기고 인기없는 여자일수록..
    남자에대한 집착과 끈질긴 애착이 심한여자들이 있다는것을..

    워낙..자기봐주는 남자들없으니..강산이 몇년이 변해도
    전 남자친구에미련을 못버리는..아 진짜..그런여자 만날까 정말 두렵더라구요..ㅡ..ㅡ

    카톡이나 싸이홈피 엠에스엔으로 정말 스토커가 따로옶다는 쯔쯔쯔ㅜ..ㅜ
  • 반대로2012.02.09 03:25 신고 아내분이 가장 생각날 때가 밥통에 밥이 없고 내 속옷이 그대로 있을 때라고 했다면 여성분들은....여자가 밥하는 기계냐, 식모냐, 엄마냐 하며...난리 났겠죠...솔직히 두렵네요...제 아내도 저 자체를 사랑하는것이 아니라 그런 이유 때문이라면...남편분이 쓸모가 없어져도...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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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인생 저런 삶

술취한 할아버지의 객기에 안타까운 젊은 기사의 죽음

우리밀맘마2011.11.21 05:30


 
 


얼마 전 제가 사는 이웃 동네에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 동네에 갑자기 곡 소리가 크게 났습니다. 제가 이곳으로 이사온 이후 이웃 사람의 죽음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이웃 마을에 사는 분들은 대부분 연세가 많은 노인들이라서 언젠가 이런 일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이번에 돌아가신 분은 좀 의외였습니다. 연세가 많으셨지만 기력이 생생하고, 젊은 사람 못지않는 건강을 유지하던 할아버지였거든요. 언제나 오토바이를 타고 생생 마을길을 지나가시면서 아주 호탕하게 말씀하시는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셨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사람들과 친화력이좋으셔서 마을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분이었답니다.

 
그 전날까지만 해도 평소와 다름없이 그렇게 건강하게 다니신 것을 제가 본 터라 그분의 죽음은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알아보니 교통사고였는데, 그저 단순한 사고라 아니라 너무 가슴 아픈 사연이었습니다.

사고가 난 날, 할아버지께서는 좀 약주를 과하게 하시곤 오토바이를 끌고 큰 길로 나오셨다고 합니다. 성격이 참 호방하신 분이었는데, 술도 좋아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술에 취한 할아버지 술기운에 그만 길에서 객기를 부리기 시작하셨습니다. 오토바이를 길 한가운데 세워두고는 그 앞에 서서 두 팔을 벌리고 길을 가로 막고는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르기 시작하십니다.

"내가 여기에 이렇게 서 있는데 언 놈이 이 길을 지나가? 절대 못가 ~~"

다행히 차들이 잘 다니지 않을 시간이라 길에서는 할아버지 고함소리만 쩌렁쩌렁 울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길 한 가운데서 팔을 벌리며 고함치시던 할아버지, 아무도 대꾸해주는 사람도 없고, 지나가는 차도 없어서 멋적으셨는지, 오토바이를 몰고 집으로 오셨다네요. 음주 운전하신 것이죠. 말릴 새도 없이 그렇게 오토바이를 몰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할아버지는 집으로 달리셨는데, 계속 중앙선을 침범하며 비틀비틀 아주 위태위태하게 운전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 순간 맞은 편에서 달려오던 택시 앞으로 중앙선을 침범하며 그 택시와 정면으로 충돌했고, 할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즉사하셨습니다.

오토바이와 정면 충돌한 택시 기사는 너무 당황하고 무서웠던 나머지 차를 세워 사고 현장을 수습해야 하는 걸 잊고, 그만 뺑소니를 쳤다고 하네요. 그 안에 타고 있던 승객이 이를 목격하곤 경찰에 신고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고 경위를 조사해 보니, 그 할아버지 음주 운전에 중앙선 침범 그리고 무면허였다고 합니다. 택시 기사가 정신을 차리고, 사고를 제대로 수습하기만 했다면 모든 책임은 할아버지에게 있는 것인데, 그냥 뺑소리를 쳤기 때문에 문제가 어려워지게 된 것이죠.
 
사고를 낸 택시기사 집에 돌아와 겨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이 너무 끔찍한 짓을 저질렀고, 또 무서워서 사고를 수습하지 못한 채 뺑소니를 친 죄책감에 괴로워 하다가 목을 매 자살하고 말았답니다. 이제 나이 겨우 40인데, 그렇게 허무하게 생을 마감한 것이죠. 가족 친지 없이 고아로 자라나 갖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열심히 잘살아보려고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그런 고생 보상받을 기회도 없이 그렇게 허망하게 생애를 마쳐버린 것입니다.

오늘 동네 소식에 정통한 지인에게 사건 전모를 전해 들었는데, 그저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솔직히 어떻게 글 마무리를 지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마무리는 여러분이 지어주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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