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우리가족

컴에 빠지고 싶은 아이와 건져내고 싶은 엄마의 결전

우리밀맘마2012.05.03 06:00

컴퓨터 중독, 겨울 방학 아이들 컴퓨터 중독 예방하는 방법  

 



 
 

요즘 아이들 보면 우리 어릴 때와는 너무 다른 것 같아요. 우린 틈만 나면 밖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놀았는데, 요즘은 학원이다 뭐다 해서 놀 시간도 없을 뿐더러, 시간이 생기면 컴퓨터다 닌텐도다 해서 그저 자기만의 공간에 빠져있네요. 우리 아이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컴퓨터 크게 다르진 않는 듯합니다.

사실 초딩들은 통제가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왜냐면 우리 집은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부터 모두가 공유하는 거실겸 큰 방으로 몰려와 여기서 공부하고 컴퓨터하고 TV도 보고, 밥도 먹습니다. 그러니 한 대 밖에 없는 컴퓨터 사용하려면 서로 시간을 정해두고 해야하고, 또 엉뚱한 짓은 하기 힘들죠.

 

그런데 울 큰 딸, 중학교에 올라가더니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면서 아빠 서재를 장악해버렸습니다. 당연히 아빠방 컴퓨터도 한 순간에 점령해버렸죠. 남편 퇴근해서 이제 서재로 들어가려고 하면, 큰 딸 떡하니 버티고 앉아서는 딸이 공부 좀 해야겠는데, 서재를 양보하실 의향은 없는지 묻습니다. 딸이 공부하겠다는데 어떻게합니까? 비켜줘야죠. 그렇게 불쌍한 울 남편 자기 서재를 딸에 빼앗겨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빠방을 장악한 울 큰 딸, 한번씩 무얼 하는지 들어가보면 자신의 꿈인 패션에 관한 것, 시사에 관한 것, 궁금한 것 이런 검색들도 많이 하지만, 만화도 보고, 쇼핑도 하고, 게임도 하고, 요즘은 미국드라마('미드'라고 하더군요)에 빠져서 밤 늦게까지 잠도 자지 않고 보네요. 제가 안타까워서 12시가 되면 자라고 윽박지르기도 해보지만 사실상 패션디자인 학원 다녀오면 밤 11시가 다되기 때문에 이 시간이라도 자기 하고 싶은 것을 해야하지 않느냐는 딸의 항변도 일리는 있어 요즘은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둡니다. 그랬더니 1시 이전에는 잠드는 것 같네요.

 

 

 

 

그런데, 학기 중에는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방학이 되니 이거 문제가 좀 심각해지네요. 학원 가지 않는 시간엔 하루 종일 아빠 서재에 틀어박혀 나올 생각을 않는 겁니다. 그래서 딸과 약속을 했습니다. 첫째 하루 2시간 이상은 컴퓨터를 하지 말것과 둘째 일요일은 아예 컴퓨터를 켜지 않는 것으로요. 일요일에 컴퓨터를 켜지 않는 약속은 큰 딸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과 그렇게 약속을 정했습니다.

처음에 울 큰 딸 일요일에 컴퓨터를 못하게 하자, 좀 힘들어 하더군요. 하지만 지금은 컴퓨터를 못하니, 아빠 서재에서 나와 가족들과 얘기도 하고 TV도 같이 보고 장난도 칩니다. 딸 아이의 이런 변화를 보니 주일만이라도 컴퓨터를 하지 못하게 한 것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요즘 제가 블로그를 하기 때문에, 일요일에도 한번씩 들어갑니다. 울 막내가 이걸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지요.

"엄마, 엄마는 왜 일요일에도 컴퓨터해요. 엄마도 규칙을 지키세요."

"이삐야, 그런데 엄마, 블로그 때문에 주일에도 2번은 들어가 봐야해. 글도 써야하고.."

"알았어요. 그럼 2번만이예요."

에휴~ 아이들을 단속하려 했더니, 이젠 제가 단속을 당합니다.

 

공부의 신울 아이들 이 프로에는 빠지는데 공부에는 안빠지네요.

 
요즘 주일 오후에 '공부의 신'이라는 TV 프로가 새로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 프로 재밌는지,
울 아이들이 홀딱 빠졌습니다. 1,2회를 재방송으로 봤는데, 3회와 4회를 컴퓨터로 보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내일 봐도 되고, 다음주 주일에 다시 재방송을 봐도 될텐데, 보고 싶어 아주 안달이 났습니다.막내가 절 안으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 보게 해 주세요."

"엄마, 예외는 있어야지요. 융통성을 발휘해보세요."

울 아들 아예 저를 가르치네요


"엄마~ 아잉~ 엄마."

울 둘째도 귀여운 필살기를 날립니다.
3대 1입니다. 그냥 못이긴 척 넘어가도 되련만. 그래도 오늘 여기서 밀리면 다음에 통제가 어려울 것 같은 강한 직감이 뇌리를 스쳤습니다. 그래서 안된다며 저도 강하게 버텼죠. 다행히 큰 딸은 아직 교회에서 돌아오지 않아 세 명의 합공을 막아야 했는데, 이거 만만치 않네요. 그래서 비장의 무기를 꺼냈습니다.

"좋아, 그럼 너희중에 대표를 뽑아라. 엄마랑 가위바위보해서 너희대표가 이기면 보고, 아니면 다음에 보자."

울 아들이 대표로 나섰습니다. 오판 삼승제로 가위바위보를 했습니다. 우리 아들 일방적인 응원에 힘입어 첫판을 이겼습니다. 하지만 제가 누굽니까? 18년차 아줌마의 저력도 무시못하죠. 그 다음판은 제가 이겼습니다. 열기가 점점 뜨거워집니다. 마침내 2;2가 되었고, 마지막 한 판을 남겨두었습니다.

 

 

울 아들 긴장되는지 두 손을 모아비틀며 눈을 갖다 댑니다. 그리고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며, 뭘 낼 것인지 결정을 한 눈빛입니다. 아들과 엄마의 눈싸움이 치열합니다. 팽팽한 긴장감 끝에 "가위 바위 보"를 크게 외치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저는 가위, 아들은 보를 냈네요. ㅎㅎ 제가 이겼습니다. 이어서 터져나오는 아이들의 실망한 소리가 제 마음을 조금 흔들었지만, 약속은 약속 아닙니까? ㅎㅎ 아이들은 못내 아쉬운지 난리입니다. 그런데 울 둘째 역시 언니다운 카리스마로 동생들을 다스립니다.

"어쨌든, 가위바위보로 약속을 한 거니까. 이제 그만 해라."

요즘 방학이 되고 나니 집에서 할 일이 많지 않으니 아이들 컴퓨터를 좀 더 하려고 애를 씁니다. 처음에 약속한 시간을 조금씩 어기게 될 때가 많더군요. 저도 아이들의 사정을 아는지라 살짝 눈감아 주기도 하지만 주일만큼은 사수하려고 노력합니다. 안그러니 가족 간에 서로 모여서 대화하는 시간도 없고, 너무 삭막해지는 것 같아 싫더군요. 그리고 때로 하고 싶은 것을 미룰 줄도 알고, 또 기다렸다가 하는 것도 교육이라 생각이 듭니다.^^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