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이번 시험을 친 우리 아들와 막내의 점수가 나온 날입니다. 우리 막내 신이나서 오자마자 가방을 통채로 내밀며 말합니다.

"엄마, 자 여기요."

"왜? 가방을 죠?"

"그 안에 시험 결과가 있어요."

"그래, 꺼내봐."

하도 신이나서 꺼내길래, 이번에 장담한 대로 정말로 '1개 틀렸나?' 순간 기대가 되었습니다. 1개 틀린 것은 아니지만 지난 번 보다 평균 7점이 오른 점수입니다.

"오. 잘했네. 아빠에게 전화해서 큰언니 친구들도 집에 있으니까, 빵 사달라고 그래라."

울 막내 신이나서 아빠에게 자랑하는데....

"아빠, 저는 전자제품이 너무 갖고 싶어요. 디카요."

"......."

"그럼, 빵사주세요."

아빤 좀 더 크면 디카를 사주겠다고 했다더군요. 아빠 사무실로 달려간 막내 빵을 한아름 들고들어오네요. 그리고 또 한 손에는 쿠키를 먹으면서 옵니다.

"엄마, 이 쿠키는 아빠가 나만 먹으래요. 시험 잘 쳤다고...?"

우리 아들 1시간이 지난 후에야 집에 들어 왔습니다. 막내가 가져온 빵을 먹기 좋게 잘라놓고는 아들에게 먹으라고 주고, 저는 공부에 정신이 팔려 있었습니다. 그런데...울 아들 제게 자꾸 시비를 거네요. 항상 엄마 마음을 헤아려주는 아들인데. 오늘은 도대체 왜 이러는건지. 그러다 잠들기 전에 기어코 혼이 났습니다. 엄마에게 혼이 나 잠든 아들 바라보니 괜히 미안해지고, 아들이라고 더 엄하게 대한 것이 아닌가 싶어  불쌍하게 느껴지네요.

그런데, 우리 아들 오늘 왜 그랬을까? 곰곰히 생각하니 살짝 답이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ㅎㅎ  생각해보니 아들은 전날 평균점수를 말해주어서 성적을 이미 알고 있었거든요. 가방을 보니 울 아들 시험결과표를 가져 왔었는데, 보여주지도 않았더군요. ㅎ 비록 동생보다 평균1점이 모자라지만, 그래도 저번보단 평균4점이 오른데다, 자신은 잘했다고 기분이 좋았는데, 엄마, 아빠는 좀 실망한 것처럼 느꼈나봅니다. 

웬지 막내는 좀 못해도 그저 귀여운데, 아들에 대해서는 저나 애 아빠나 기대를 더 하고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내일은 아들에게도 선물을 사주라고 시켰습니다. 아들에게도 이삐는(막내별명) 자신이 아빠에게 쿠키를 사달라고 했기 때문에 사준 것이라며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오늘 저녁 잠을 잘때 아들에게 살짝 물어 보았습니다. 

"아들, 어제 왜 자꾸 짜증냈어? 혹시 이삐가 아빠에게 쿠키선물 받았다고 자랑했어? "

막내가 얘기를 했다고 하네요. 역시...아들은 부끄러운 듯 웃으면서 '아니예요.' 말하지만 그렇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들, 다음엔 그럴 때 아빠에게 전화해서 나도 사달라고 그래. 알았지? 짜증내지 말고."

"예."

울 아들 오늘 아빠가 먼저  전화를  해서, '아들, 시험친다고 수고했지? 고생한 아들에게 아빠가 선물주고 싶은데 뭐 사줄까?'하고 묻자 과자를 사달라고 그랬다네요. ㅎㅎ 그런데 남편은 제가 아이들에게 과자 사주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딴 것으로 주겠다고 했답니다. 우리 아들 뭐 달라고 했는지 아세요? "그럼 돈으로 주세요" 그러더랍니다. 그래서 남편은 아들에게 5천원을 주며, 수고했다고 격려해주네요.

그런데, 저는 우리 착한 아들도 막내처럼 자기 마음을 좀 더 잘 드러내었으면 좋겠네요. 혼자 속으로 꿍하지 말고 말하는게 더 좋은데 말이죠..   ^^ 



 



Posted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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