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이래저래 참 차별이 많습니다. 특히 복지부분에 있어서 더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어린이집에 근무하기 전에는 잘 몰랐는데, 이제 만 3년을 지나고 나니 그런 점들이 제대로 눈에 들어오네요. 제 눈에 비친 어린이집과 우리 유아복지에 대한 첫 인상은 주먹구구식 행정의 소산물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어린이집을 만들 때 어린이집의 설립 목적에 의해 탄생한 것이라기 보다는 필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린이집의 역사가 꽤 오래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어린이집의 미래 방향성은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우리나라의 어린이집의 차별에 대해 씁니다.

 

우리나라의 어린이집은 크게 네 부류로 나뉘어집니다. 가장 많은 가정어린이집과 민간 어린이집, 그리고 국공립 어린이집, 직장 어린이집입니다. 이 중 가장 대우가 좋고, 시설 환경이 좋은 곳은 직장 어린이집과 국공립 어린이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교사의 대우도 준공무원 수준이고, 국가의 재정으로 운영하다보니 여러면에서 많은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직장과 가정 어린이집은 전체 어린이집에 비해 그 수가 적습니다.

 

가장 많은 곳이 가정과 민간 어린이집입니다.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가정어린이집은 아파트나 일반 주택에서 어린이집 설립 요건을 갖춘 곳에 설치된 곳이고, 민간 어린이집은 단독 건물과 여러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민간이 모든 시설투자를 하고 운영하는 어린이집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민간과 가정 어린이집은 운영상의 아주 큰 모순을 안고 있습니다. 이 둘은 모두 민간이 자기 투자를 해서 수익을 남기기 위해 만들어진 수익형 사업체입니다. 그런데 어린이집은 어린이의 육아와 교육, 돌봄이라는 공익적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기도 합니다. 사회에서는 어린이집이 공익성이 강조된 공공기관의 역할, 즉 유치원이나 학교와 같은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데, 정부의 투자나 사회 여건은 수익형 사업체로 보고 그 기준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수익형 사업체이지만 현실적으로 제대로된 수익을 남길 수 없는 구조적 모순을 갖고 있습니다. 수익이 제대로 되지 않다보니 사회가 바라는 공공성의 기능 또한 제대로 할 수 없고, 이것이 악순환의 고리를 갖고 있는 것이 현재 어린이집의 현실입니다. 

 

많은 분들이 민간 어린이집이나 가정 어린이집을 시작할 때 정부나 지자체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더군요. 그런데 그건 정말 모르시는 말씀입니다. 우선 국공립 어린이집은 건축비를 정부와 지자체가 각각 절반씩 부담해 짓지만, 민간 어린이집은 건축, 토지, 시설비 등을 모두 개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건물을 소유하지 않아도 어린이집 설립이 가능하게 돼 있어 민간 어린이집은 대부분 임차비용이나 빚 부담을 안고 운영을 시작합니다. 

 

인건비 지원도 격차가 큽니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유아교사 인건비의 30%, 원장·영아교사 인건비의 80%까지 국가나 지자체에서 지원합니다. 반면 민간 어린이집은 정원과 아이들 나이에 따라 일정 금액만을 지원합니다. 육아정책연구소의 2013년 ‘표준보육비용 산정 연구’ 자료에 따르면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는 어린이집은 아동 1인당 최고 14만6500원까지 추가 보육비가 들어갑니다. 시간연장 보육도 국공립 어린이집은 인건비의 80%를 지원하는 반면 민간 어린이집은 월정액을 지원합니다. 교사들의 야근 근무가 많지만 야근 수당을 주는 민간 가정 어린이집은 거의 없습니다. 줄 형편이 되질 않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인건비 지원 격차로 인해 보육교사들의 처우도 소속 어린이집 형태에 따라 차이가 발생합니다. 육아정책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들의 월급여는 평균 158만8324원으로 민간 어린이집 교사의 급여 122만9530원에 비해 높습니다.

 

그리고 학부모가 민감하게 여기는 급식도 국공립 어린이집은 어린이가 100명 이상이면 지자체로부터 영양사 1명의 고용비를 지원받는다. 그 이하 규모라도 국공립 어린이집은 시·도 차원의 급식센터에서 식단·영양 프로그램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민간 어린이집은 조리사를 따로 고용하고 싶어도 그럴 형편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가정 어린이집의 경우는 어쩔 수 없이 원장이 반도 맡고, 조리사와 운전사, 그리고 원장의 행정업무까지 맡아야 일정 수익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현재 모든 어린이집은 3년마다 정부의 평가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 평가인증을 받으려면 시설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보통 평가인증을 받는데 가정어린이집만 해도 600만원정도의 비용이 듭니다. 하지만 평가인증을 받았다고 해서 이 비용을 지원받는 것이 아닙니다. 정부는 어린이집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이 제도를 만들었다고 하지만, 실제 어린이집은 이 제도로 인해 또 다시 부채를 안아야 하는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죠. 하자민 국공립과 직장 어린이집은 이런 비용이 고스란히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으로 보전받고 있습니다.

 

요즘 인천의 한 여교사의 아동 폭행으로 불거진 사건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고, 이 때문에 여러 대책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은 어린이집의 운영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많은 지자체의 장들이 선거에 나설 때 민간 가정어린이집을 국공립화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는데, 그걸 지키는 이는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여론몰이 한다고 해서 고쳐질 수 있는게 있지만 안되는 것도 있습니다. 지금 정부와 지자체는 어린이집 대책을 여론몰이로 무마시키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여론몰이 할 여력이 있으면, 어린이집의 경영실태부터 파악해서 어린이집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방안부터 마련해주세요.

 

 

 



 

 

by우리밀맘마

 

 

 


Posted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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