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집단휴원 원장이 직접 밝힌 어린이집 재정실태 알면 경악

 

오늘부터 전국 가정어린이집이 집단 휴원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집단 휴원을 했니 안했니 또 얼마나 참여하였느니 방송에서 말이 많네요. 현직 가정 어린이집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로서 솔직히 파업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마음이 편치 않더군요. 이거 어린 아이들을 볼모로 어린이집 원장들이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아닌가? 그리고 또 원장 수입 늘이자고 교사들을 이용하는 것은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원장님에게 어린이집 재정 상황이 어떠하기에 이러시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교사이지만 그저 교사로서 일반적으로 공개된 정도만 알고 있지, 원장이 되어야 알 수 있는 세밀한 내용까지는 모르고 있거든요. 그리고 어렵다 어렵다 하면서도 어떻게 하든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요, 원장님이 솔직하게 세부 명세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어린이집의 재정실태를 이야기 해주시는데 들으면서 그저 한숨만 나왔습니다.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문닫지 않고 버티고 있는지 정말 이해가 되질 않았구요.

 

1. 가정어린이집의 수입

 

어린이집의 수입은 보육료와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보조금이 있습니다. 보육료가 99%를 차지하고 나머지 1% 정도 정부가 보조금입니다.

 

1) 보육료 수입

 

가정어린이집은 보통 0-2세까지의 아이들을 받습니다. 시설 크기에 따라 정원이 다르며, 최다 20명까지 수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사 1인당 0세는 3명, 1세는 5명, 2세는 7명의 아이를 맡을 수 있습니다. 요즘 논란이 된 누리과정은 대부분 민간어린이집에서 운영하구요. 

 

보육료를 보면 기본보육료와 정부지원금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둘을 합하면 한 아이의 1달치 보육료가 됩니다. 어린이집이 2014년 현재 받고 있는 보육료는 아래 표와 같습니다. 

 

연령

총수입

비고

0세

2,199,000

3명*733000원

1세

2,530,000

5명*506000원

2세

2,730,000

7명*390000원

7,459,000

 

 

 

2) 기타 정부 지원금

 

보육료와는 별도로 정부에서 가정어린이집에 지원해주는 보조금이 있습니다.

 

① 간식비 : 아이 1인 당 월 4천원, 25명 기준으로 월 100,000원입니다.

② 교구교재구입비 : 1년 800,000원(11명 당)

③ 난방비 : 1년 100,000원 (2015년부터 200,000원으로 인상 예정) 이것도 평가인증을 통과한 어린이집에만 지원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것 받으려면 갖추어야 할 서류가 많아서 신청 안하는 어린이집도 많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지출은 어떻게 될까요?

 

 

어린이집_잔디밭

 

2.가정 어린이집 지출

 

아래 표는 가정어린이집 0-2세, 총 3학급, 교사 3명을 두었을 때 기준입니다. 여기 인건비에는 원장, 운전기사, 조리사가 포함되어야 하지만 운전기사와 조리사를 고용하는 가정어린이집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원장이 운전기사와 조리사의 일을 겸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 아래 지출 내역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내역

금액

비고

인건비

교사

3,600,000

120만*3인=360만원

후생복지

4대보험

800,000

교사 4인에 대한

 

퇴직금적립

330,000

 

식사비(점식+간식)

660,000

1인*1500원*20명*22일

관리비

160,000

(전기세 수도세 포함)

난방비

100,000

월 평균

차량연료비

400,000

1대 월 평균 400,000원*2

사무비

300,000

교재,교구,사무용품 및 각종 렌탈비

6,350,000

 

 

15명 3학급 정원이 완전 찼을 때 총 수입이 7,459,000원이며, 총지출이 6,350,000입니다. 약 110만원의 순수익이 난다고 볼 수 있겠죠.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닙니다.

 

추가지출항목

 

여기에 차량보험료가 보통 100만원(1년에 1번)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교구비 구입으로 정부에서 80만원을 지원해주는데, 유아용 교구는 원목으로 된 무공해제품으로 사야하기 때문에 상당히 비쌉니다. 보통 120만원정도 합니다. 추가지출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린이집을 시작할 때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하다 보니 1억정도의 대출에 대한 이자가 매달 나갑니다. 약 40만원정도가 지출되더군요. 여기는 양산이라 집값이 싸니 이정도이지, 서울이나 부산 같은 대도시는 이 대출이자만 하더라도 후덜덜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정어린이집은 3년마다 정부의 평가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한 번 받을 때 500-1000만원정도의 시설보수비용이 듭니다. 올해 우리 어린이집도 98점이라는 높은 점수도 당당하게 평가인증을 통과했는데, 보수비용으로 700만원이 들었다고 합니다. 저는 평가인증을 통과하면 정부에서 보수비용 중 일부라도 지원을 해주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건 전혀 없다고 하네요. 어린이집에서 전액 부담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걸 다 계산해서 월지출로 환산하면 매월 60-80만원 정도의 추가지출이 되는 셈이죠.

 

원장 월급은 얼마?

 

수치상으로 봐도 가정어린이집의 한달 수익은 백만원이 채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정원의 10%만 차지 않아도 그 손실액은 70만원 정도이며, 20%가 되면 140만원이 됩니다. 가정어린이집이 100% 정원이 되면, 월 100만원 정도의 수입이 생기지만, 여기서 10%만 미달해도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죠. 정원의 90%를 채우지 못하면 원장은 자기 월급은 고사하고, 매달 적자에 허덕이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앞의 표에서 보듯이 0-2세까지 한 학급씩 한 교사가 맡으면 총 아동인원이 15명입니다. 우리 어린이집 경우 정원은 20명이구요. 교사 1인을 더 고용해서 정원이 5명인 반을 하나 더 만들 수 있게 됩니다. 가정어린이집은 민간어린이집과 달리 원장도 반을 담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나머지반을 원장이 직접 맡게 되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은 원장 몫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정어린이집 정원 20명이 차게 되면 보통 원장은 250-300만원정도의 월급을 가져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정도의 수입을 가져가려면 정원이 100% 차야 되고, 만일 그보다 미달하게 되면 그만큼 원장의 수입이 적어지게 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장으로서는 더이상의 지출을 하지 않으려고 애쓰다 보니, 원장이 운전기사도 하고, 조리사 일도 하고, 반까지 맡는 것이죠. 즉 가정어린이집 원장의 월급은 이렇게 1인 4역을 해서 얻는 수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린이집을 운영해보면 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8월까지는 보통 정원의 90%를 채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9월 정도가 되면 겨우 90%를 넘어서는게 현실입니다. 가정 어린이집은 3-8월까지는 적자운영이 불가피하고, 9월부터 산술적으로 수익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우리 원장님의 경우 올해 시작할 때 700만원 대출을 받아 초기 적자를 보전했고, 아직까지 이 대출금을 갚지 못한 상태라고 합니다. 

 

 

어린이집_고구마캐기

 

그런데 아이들을 보내는 부모님과 정책을 담당하는 분들이 꼭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때로 가정어린이집에서 여러 사건사고가 나는데, 이런 사건사고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바로 원장의 1인 4역에서 비롯된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사람이 1인 4역을 제대로 감당하겠습니까? 원장이 울트라슈터우먼이면 몰라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원장들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교사들에게 미루게 되고, 교사들은 이 때문에 더욱 업무가 가중되는 것입니다.

 

또한 원장은 가정어린이집의 수익구조가 이렇다보니 교사들에게 재정적으로 너그럽게 대해줄 여력이 없어 어떻게 하든 월급을 적게 주려고 잔머리를 쓰게 되고, 그 때문에 교사들은 박봉에다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게 되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원장과 교사 간에 갈등이 더욱 크지게 되고, 일은 힘들고, 그래서 보육교사들이 가정 어린이집을 점점 외면하는 현상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에 따른 부작용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것이죠. 

 

정부와 사회는 어린이집에 보육의 질을 높여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런데 보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지원이나 또 그럴 여건은 제대로 만들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아니 도리어 더 열악해지고 있는 현상이죠.정부는 무조건 보육료를 인상해주는 것으로 이번에 일어난 문제를 해결할 것이 아니라, 원장도 교사도 자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고, 이 때문에 보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원장님 지금까지는 어떻게 하든 버텨왔는데, 내년도 이런 상황이라면 아무래도 어린이집을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 고심하고 있다 하네요.이렇게 가정어린이집이 재정란으로 인해 하나둘 폐원하게 되면 그에 따른 대책은 마련되어 있는지 정부에게 묻고 싶습니다.

 

사실 가정어린이집 휴원사태는 정부의 졸속행정이 가져온 결과이지 않습니까? 현실 진단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영아들 무상보육 정책 내걸었다가 어린이집 지원자가 엄청나게 늘어나니 부랴부랴 가정어린이집 규제 완화해서 우후죽순처럼 설립하게 해놓고, 나중에는 뒷감당이 안되니 알아서 살아남아라 그렇게 정책적으로 방치해 온 결과 아닌가요? (*) 

 

 



 

 

by우리밀맘마

 

 

 

Posted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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