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휴업투쟁 이 극한 사태를 초래한 배후는 무엇?

 

 

주말에 아기 가진 어머니들 갑작스런 소식에 많이 놀라셨을 것입니다. 예전 누리과정 예산 문제 때문에 어린이집이 여론의 주목을 받았고, 여야의 합의로 한시름 덜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어린이집에서 휴업에 나서겠다고 하니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은 기분일 것입니다.

 

저도 현직 어린이집 교사이면서 사실 이번 휴업에 관한 소식은 지난 금요일에 들었습니다. 파업한다는 소식에 제일 먼저 아이를 딱히 맡길 곳이 없는 워킹맘들 어떻게 하나 그 걱정부터 앞섰습니다. 우리 원의 원장님도 이 때문에 많이 고민하고 계시네요. 우리 원에도 어린이집이 아니면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가정이 최소 4가정은 되거든요.

 

제 주위의 다른 어린이집 교사들에게 연락해보니 사정은 다 마찬가지더군요. 지금 보육료 인상에 관한 문제를 풀지 않으면 당장 내년에 어린이집 운영 자체가 어려운 형편이라 파업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고, 또 그렇게 하자니 당장 아이를 맡길 곳 없는 워킹맘 가정은 어떻게 하나 정말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칫 하면 아이를 볼모로 어린이집이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도 있으니 여간 조심스러운 것이 아니죠.

 

 

어린이집휴업공고

 

 

초겨울 한파가 몰아치는 이 때 왜 전국의 2만여곳이나 되는 어린이집이 휴업 등 단체행동에 나서게 되었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번 정부에서 책정한 보육료가 현실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들은 내년도 보육료 예산을 10% 올려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지만 정부는 3%만 인상키로 했습니다.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내년 예산에서 영유아보육료 지원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3조494억원이며, 이중 1776억3600만원을 어린이집 지원에 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어린이집 보육료는 4년째 동결이었고, 이번에 3% 인상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이 인상폭은 현재 우리나라 물가인상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입니다.

 

복지부는 내년도 예산안이 이미 확정되었기 때문에 어린이집들의 요구를 받아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도 지난 4년간 동결했던 것과 달리 내년 3%라도 인상한 것이 어디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네요. 그리고 항상 문제가 터지면 상투적으로 하는 말 있잖습니까? 내년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보육료를 올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합니다.

 

그런데 어린이집 원장들은 이런 복지부의 태도에 더 뿔이 났습니다. 너무 현실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죠. 4년동안 보육료를 동결시키면서 이 때문에 어린이집 운영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는 아예 살펴볼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 이렇게 립서비스로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지금 이 순간만 넘기면 된다는 식이니까요.

 

 

어린이집차량

 

 

많은 분들이 어린이집 원장들이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보육료를 많이 받아서 교사들 월급은 쥐꼬리만큼 주고, 아이들에게 줘야 할 교구나 식사, 간식은 또 열악하게 하여 어떻게 하든 벌 수 있을 만큼 벌어가는 돈밖에 모르는 비양심적인 집단으로 말입니다. 그렇게 된 데는 언론의 영향이 크다 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집에 대한 심층적인 보도는 하지 않고, 그저 어린이집에서 불거져 나오는 사건사고에만 집중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죠.

 

그런데 지금 어린이집 실상은 완전 고사 직전에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어린이집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민간과 가정 어린이집이 그렇습니다.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는 "현 수준의 보육료로는 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없으며, 교사 인건비가 60~70%를 차지해 나머지 재원으로는 식비와 난방비도 해결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주장하였는데, 이게 사실입니다.

 

특히 올해 말 누리과정 문제로 진통을 겪는 동안, 어린이집에 대한 국가의 재정지원이 불투명해지자 많은 부모들이 누리과정을 포기하고, 유치원으로 몰리게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유치원은 유치원대로 홍역을 앓았고, 한창 내년 아이들을 모집해야 할 어린이집의 입장에서는 정원을 채우지 못해 어린이집 운영이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 것입니다.

 

 

 

한국가정어린이집_기자회견

 

현재 파업을 결의한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소속 원장들은 지금까지 어린이집 문제를 거의 방치하다시피한 정부와 복지부에 대해 깊은 불신을 갖고 있으며, 정부의 음모론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육료는 현실화시키지 않고 4년째 동결하면서, 보육의 질은 더 높이라고 행정적인 압력은 더 크게 하여 어린이집을 이런 식으로 고사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죠.

 

연합회는 오는 8~10일 어린이집 교사들이 집단 휴가를 내는 방식으로 반대 투쟁을 벌일 계획이며, 집단 휴가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본격적인 장외투쟁을 벌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 어린이집 원장님도 내일 서울로 상경할 예정이라 하시네요.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어린이집 재정현황이 정말 그렇게 열악할까 싶을 겁니다. 내일은 제가 어린이집 원장님들에게 직접 인터뷰하여 조사한 어린이집 재정 운영 실태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아마 보시면 정말 경악하실 겁니다. 왜냐면 어린이집 교사인 저도 이 정도인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나저나 내일 갈 곳 없는 우리 아이들 어떻게 될 지 정말 걱정입니다. 우리 원장님 그래도 아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겠냐며 지금도 고민 중이시네요. (*)

 

 



 

 

by우리밀맘마

 

 

Posted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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