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엄마

[치매엄마와 행복만들기] 놀이하듯 엄마의 돌발 행동에 대응하기

우리밀맘마2014.03.26 06:30

치매엄마와 행복만들기, 치매 걸린 엄마의 돌발행동, 날 미치게 만드는 짐싸기 이젠 놀이하듯이 여유있게 대응하게 된 사연 

 

제가 보육교사로 3년째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가정이나 민간 어린이집의 경우 일하는 선생님들이나 직원들 다해도 몇 명 되질 않습니다. 그런데도 참 많은 일들이 그 안에서 벌어지죠. 

일단 사람이 몇 명만 되면, 서로 간의 역학관계가 이루어집니다. 원장님과 선생님들 사이, 그리고 선생님과 선생님들끼리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이루어집니다. 어떤 때는 고개가 끄덕여지는 상황도 있지만, 저건 아니다 싶은 그런 치졸한 일들도 많이 생겨나죠. 제가 제일 참기 어려운 건 겉으로 보기엔 서로 참 친해보이는데 뒤에선 흉을보고 급기야는 이간질까지 그런 선생님입니다. 

제가 오지랖이 넓어서 그런가요? 제가 당한 일도 아닌데 다른 선생님이 그런 약살빠른 선생님에 의해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를 보면 꼭 제 일인 것처럼 화가 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사실을 다른 선생님들에게 이야기를 해야 하나? 아님 그냥 모른척 있어야할까?

남편에게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하면 물었습니다. 그런데 울 남편 남편은 저보고 신중히 행동하라고 하면서, 자기 의견은 좀체 말하지 않네요. 표정을 보니 내가 왜 당신 어린이집 일에 끼어드냐? 그런 느낌이 드네요.

집에 돌아와 울 큰 딸 우가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하며 넌 어떻게 생각하냐고 조언을 구했습니다. 그러자 울 큰 딸 이렇게 말하네요.

“엄마, 엄마는 모든 일에 너무 진지한 것 같아요. 모든 걸 너무 진지하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게임을 보는 것 같이 하면 어떨까요? 제 생각엔 엄마가 나서지 않아도 그런 사람은 다 들통이 나게 되어 있어요. 아마 다른 선생님들 엄마가 말해주지 않아도 벌써 알고 있을지도 몰라요.”

딸의 말에 제 머리에서 돌깨어지는 소리가 납니다. ㅎㅎ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순간 우리 딸이 나를 정말 제대로 알고 있구나, 나보다 나를 더 잘 보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드네요. 

울 딸의 충고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래 성급하게 나서지 말고 조금 멀리 떨어져서 일이 어떻게 되어가는 일단 지켜보는 것도 좋겠다. 그렇게 생각하니 내가 나서서 이 모든 일을 다 정리해야지 하는 그런 강박증이 사라지고, 마음에 여유가 생깁니다. 

여유

 



"‘엄마는 너무 진지해. 게임을 한다고 생각하고 즐겨봐."
 
울 딸의 이 말에 종종 제 머리속에서 맴도는 거 있죠? 갑자기 이 말이 우리 엄마와의 관계에도 적용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하! 그래. 우리 엄마의 돌발행동이나 나를 제일 힘들게 하는 짐싸는 행동에도 우리 우가가 말한 것처럼 해보자. 엄마를 대할 때도 놀이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며칠 후, 울 엄마 한동안 잠잠하더니 또 다시 짐을 쌉니다. 그것도 출근 준비에 여념이 없이 바쁜 아침에요. 우리 가족 아침에 아이들 등교시간과 제 출근시간 그리고 엄마의 재가복지센터 가는 시간이 비슷해 남편이 차로 데려다 줍니다. 울 남편 아침마다 우리 기사노릇한다고 참 힘들죠. 

울 아이들 조금만 지체하면 지각이라 아침마다 전쟁입니다. 그런데 이 아침 울 엄마는 또 짐을 싸네요. 그냥 절로 한숨이 나옵니다. 보따리도 하나가 아니라 두개를 언제 그렇게 쌌을까요? 또 목포 가자며 짐을 양손에 들고 나오시네요. 순간 욱하는 마음이 목구멍으로 올라오는 찰나, 울 딸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그래 게임하듯이.. 잠시 마음을 가라앉힌 후 엄마에게 말을 했습니다.

“엄마, 이제 짐싸기 놀이는 그만하고 공부하러 갈시간이예요.”

그러면서 엄마 손에 있는 짐을 제가 들고는 웃으면서 가자고 하니 어인 일인지 울 엄마 순순히 나오시네요. 

우가 때문에 오늘 아침의 위기 잘 넘겼습니다. 한결 마음이 편하고 쓸데없는 감정과 힘의 낭비를 줄일수 있어 좋네요. 딸이 절 깨웠습니다. ㅎㅎ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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