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집에서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TV를 보는데, 다문화가정이 나옵니다. 프로나온 주인공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그냥 A라고 할께요. 인도네시아에서 왔다고 합니다.

"어제 저녁에 이거 보다가 많이 울었다."

엄만 TV를 보면서 거의 우시질 않습니다. 그래서 궁금한 마음에 무슨 내용인가 하고 보았습니다. A의  시어머니가 A를 끌어 안으면서 며느리 자랑을 합니다. 

"얘가 최곱니다. 내가 딸이 8명이 있어도 아무 필요없지요. 나는 얘가 제일 좋습니다."

낯선 땅에서 온 며느리를 이렇게 이뻐해주시는구나, 순간 제 마음이 푸근해지더군요. A의 시어머니가 말씀을 이어갑니다.

" 처음엔 말도 마세요. 매일 밥도 안먹고 울기만 하는기라. 그래서 20Kg가 빠졌어요."

얼마나 힘들었으면 20Kg가 빠졌을까요. 저는 그 맘을 이해할 것 같았습니다. 저도 결혼을 해서 처음으로 엄마가 있는 부산을 떠나 서울에서 생활을 했었거든요. 지금은 맘만 먹으면 쉽게 오갈 수 있었지만 그 땐 그렇지 못했잖아요. 그래서인지 결혼생활이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한번씩 엄마가 정말 보고 싶고, 우울하고 그랬지요. 마치 A의 마음이 제 일인 것처럼 느껴져 벌써 눈물이 나오네요. 

 

완득이영화 완득이의 한 장면

 


그런데 A가 힘들어 한 또다른 속사정이 있었더군요. 그것은 결혼 전에 했던 엄마와의 약속이었습니다.

"엄마하고 약속을 했어요. 어디로 결혼을 가든지, 꼭 같이 살자고요."

같이 살기로 했건만, 같이 살기는 커녕 이렇게 멀리 떨어져 볼 수 없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벌써 보지 못한지가 4년이 지났답니다. 그 말을 들으니 더 눈물이 나더군요. 그런데 그 방송국에서 인도네시아로 갈 수 있도록 해주어서, 결혼하고 4년만에 처음으로 엄마를 보게되었습니다. 벌써 도착해 엄마를 보기도 전에 서로 울고 있네요. 그리고 내려서 하염없이 웁니다.

"내가 자다가도 일어나 A가 생각이 나서 울고 그랬어요. 남편도 없고, A도 없으니... 결혼전엔 A랑 같이 잤거든요."

남편같이 의지했던 딸이었나 봅니다. 그리고 그렇게 외로운 엄마에게 남편처럼 기둥이 되어 주고푼 딸이었나 봅니다. 그런 두사람이 만나 시장도 가고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하네요.

"딸이랑 이렇게 맛있는 것을 먹으니 너무 좋아요."

둘은 엄마의 환갑기념으로 온천을 갔습니다. 

"엄마, 내가 결혼 전에 결혼해도 엄마 모시고 산다고 했잖아요."

"그래 기억한다. 네가 그렇게 말을 했지. 하지만 난 다 이해한단다."

그 말을 들으니 제 맘이 정말 짠해지면서 제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엄마도 옆에서 또 웁니다.

"봐라, 그러니 내가 어제 저녁에 안울었겠나."

"그러네,ㅎㅎ."

그런데 A가 이런 말을 하네요.

"엄마, 그런데 내가 한가지는 꼭 지킬께요. 내가 어디서 살든지 남편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살께요."

A의 엄마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모든 엄마들의 바람이겠지요. 우리 아이들의 가정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A는 엄마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것 같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엄마의 존재감이구나..

이런 생각이 갑자기 드네요. '엄마'는 그저 살아계신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존재구나..

 

 

 

Posted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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