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손녀, 새해 가족행사,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한 손주들의 이벤트

 


예전 울 시아버님께서 살아계실 때 기록해둔 글이 있네요.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참 속절없이 흘렀습니다.

그 때만 해도 울 아버님 우리와 함께 이렇게 식사도 하고, 여행도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하늘나라에 가신지도 벌써 두 해가 지나가네요.

아래는 2010년 경인년 새해가 밝았을 때 우리 가족들 모두 시아버님 생신잔치를 했던 날입니다.

 

 

슬도=나팔

 

 

드디어 경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오늘은 시댁 식구들과 정관 부산추모공원에 모셔둔 시할머니께 새해 인사를 하러 가기로 하였습니다. 원래 사흘 후가 시아버님의 생신이셔서 이 날에 생일축하 겸 또 시할머니 납골당에 다녀오고자 했지만, 이 날은 가족들이 모두 모일 수가 없어 오늘 함께 하기로 하였습니다. 오후에 모여 추모공원으로 가서 성묘를 한 후 집 근처에 있는 고깃집에서 함께 외식을 하기로 일정을 잡았습니다. 

저희 친정도 시집과 가까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전에는 친정엄마를 찾아뵙고 함께 점심을 먹은 후 오후 약속한 시간에 맞춰 시댁으로 갈 계획을 세웠더니 남편도 흔쾌히 승낙을 하네요. 남편은 봉투도 하나 준비하네요. (이구~ 이뻐라 ^^)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엄마, 지금 엄마한테 갈려고 하는데, 함께 점심 먹어요"

"그래? 좋지. 어여 와~"

홀로 계신 엄마. 이런 날이 되면 엄마가 더욱 안스럽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오늘 엄청 추운데, 앉아계신 곳에만 전기매트를 깔고 계시고, 보일러도 안켜 놓았네요. 우리가 온다니까 미리 보일러를 켜 놓으셨다는데,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보일러가 이상이 있는 모양입니다. 집 안이 완전 냉방입니다. 남편이 보일러를 살펴보더니 겨우 점화가 되어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네요. 

"엄마, 아무리 매트를 깔아두어도 방에 온기가 있어야 해요. 우리가 잘 아는 분이 기름을 아낀다며 이 추운날에도 보일러를 다 잠가두며 절약하다가 갑자기 닥쳐온 추위 때문에 뇌졸중으로 병원에 입원하셨어요. 그리고 겨울에는 낮은 온도라도 틀어놓아야지 안그럼 보일러 고장나요. 알았죠?"

밖에 나가 외식을 하면 좋은데, 엄마집 근처에 식당들이 다 문을 닫았네요. 아이들은 짜장면이 좋다며 시켜먹자고 하고, 엄마도 그게 좋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중국집에 짜장면과 짬뽕을 시켜 먹고, 함께 TV도 보며 이야기를 나누다 시간이 되어 시댁으로 왔습니다. 물론 남편이 준비한 용돈도 드렸구요. 그렇게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손녀의춤_할아버지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해 춤을 추는 울 둘째

 



시댁에 갔더니, 벌써 출발할 준비를 마쳐놓고 우릴 기다리고 있네요. 부모님과 저희집, 그리고 큰고모집, 작은 고모, 막내삼촌집 이렇게 다 모이니 16명이나 됩니다. 아버님, 납골당에 붙어있는 할머니사진을 보고는 눈물을 흘리시네요. 남편은 할머니 사진을 보며 "할머니 잘 계셨어요? 우리 왔어요"라고 하는데, 마치 할머니가 방긋 웃으시며 우릴 맞으시는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제 아버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예약한 식당으로 갔습니다. 고기가 맛있어서 그런지 울 아버님 정말 잘 드시네요. 잘드시니 보는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식사가 끝난 뒤 손주들이 준비한 축하 이벤트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울 큰 딸과 둘째의 듀엣곡으로 서막을 열었습니다. CCM 가수 소향의 "나비"라는 곡을 불렀는데, 반응이 뜨겁네요. 앵콜곡으로 팝송을 화음을 맞추어 불렀는데, 캬~ 누구 딸들인지 정말 멋집니다. 아버님도 손주 딸들의 축하공연이 좋으신지 시작부터 박수를 치시더니 마칠 때까지 멈추지 않으십니다.

피리_아들 할아버지를 위해 피리를 부는 아들

 



다음으로 울 아들, 포경으로 인한 아픔이 아직 지속되지만, 과감히 노래와 율동까지 몸을 사리지 않고 공연을 하네요. 아는 곡이라 울 막내도 오빠를 거들었습니다. 아버님 연신 박수를 치십니다. 공연이 끝나고 제가 걱정이 되어 물었지요.

"아들, 안아파?"

"아니, 많이 아파."

ㅎㅎㅎ  그리고 우리 고모의 큰 딸(초2)이 노래를 부릅니다. 깜찍한 목소리로 잘 불렀지만 이렇게 남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게 익숙하지 않은지 부끄럼을 많이 타네요. 그리고 우리의 귀염둥이 삼촌의 아들(5살)이 영어로 노래를 부르네요. 율동도 함께 하는데, 어찌나 깜찍하게 부르는지요. 다들 넘 잘한다고 난리입니다. 주인공인 아버님 넘 흐뭇해 하면서 연신 박수를 치시네요.

마지막으로 울 막내의 생신 축복송으로 "야곱의 축복"을 불렀습니다.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오늘 분위기를 아주 잘 마무리 했습니다.

부모님 생신이 되면 항상 울 아이들이 공연을 합니다. 그 전엔 제가 아이들에게 준비하자고 얘기했지만, 이젠 알아서 공연준비를 하네요. 사실 며칠 전부터 자기들끼리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고, 어떤 공연일지 무척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언니,형들의 공연을 봐 온 고모와 삼촌아이들도 이젠 함께 공연을 하게 되었네요.

올 새해 첫 날을 넘 푸근하게 지낸 것 같습니다. 혼자 계신 친정엄마에게 가서 비록 자장면이지만 함께 점심을 먹고, 시댁 가족들 모두 함께 이렇게 맛있는 저녁에 멋진 공연까지..마음이 푸근해집니다. 갈수록 가족 간에 모이는 것이 힘들어지는 세상이지만,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니 얼마나 좋은지. 바로 이런게 가족인가 봅니다. 



 

아버지_아들시아버님과 막내 삼촌입니다. 막내라고 이렇게 어리광을 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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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우리밀맘마

 

 

Posted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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