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우리가족

기상천외한 울 딸들의 가고 싶은 고등학교 기준

우리밀맘마2010.11.19 05:30

 
 


며칠 전 볼일이 있어 밖에 나갔다 오니 우리 중딩과 고딩 컴퓨터 앞에 앉아서 무엇이 그리 신나는지 깔깔대며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궁금하잖아요, 그래서 무슨 이야기들을 하고 있나 하고 슬며시 옆으로 다가갔는데 제가 와 있는 것도 모르고 모니터를 보며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저도 궁금해서 컴퓨터 모니터를 보니 교복을 찍은 사진들입니다.

"야, 저건 아니다. 어떻게 학생에게 저런 걸 입히냐? 저 학교 선생님들그리 눈들이 없냐? 역시 우리학교가 짱이야~"

"언니 맞아, 저건 우리 학생들을 테러하는거야. 진짜 심하다, 난 저 학교 안갈래"

"그래, 저 학교 안가길 정말 잘했다. 정말 안습이다.ㅜㅜ"

말하는 내용을 보니 아마 인근에 있는 고등학교들을 죄다 검색하면서 그 학교 교복을 평하고 있는 중인가 봅니다.

"와~ 대박이다. 이 교복 진짜 이쁘다"

"어디 어디..나도 좀 봐, 진짜네 ~~ 짱이다, 나 저 학교 가고 싶어.."

"근대, 안됐다. 너 저 학교 가긴 좀 힘들 것 같다."

"왜 어디 있는데."

" ㅋㅋ 경상남도에 있다. 저 학교 갈려면 우리 이사 가야해"

"그럼 우리 이사가자. 오늘 아빠 오면 우리 이사 가자고 해야지"

"야, 그럼 난 어떻게 하고?"

"언니는 그냥 여기서 혼자 살아.ㅎㅎ "

얘들 이야기를 듣다 보니 기가차서 말이 안나옵니다. 교복 이쁘다고 이사도 불사하는 우리 둘 째 딸, 그리고 그것을 옆에서 부추기는 언니..제가 어이가 없어하니 그제서야 제가 옆에 있는 걸 알아차린 울 딸들, 절 보더니 대뜸 그럽니다.

"엄마, 우리 이사가요. 나 저 학교 가고 싶어."

ㅎㅎ 이거 한 대 팰 수도 없고, 또 저렇게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바라보니 넘 우습기도 하고.. 그래서 물었습니다.

"히야, 넌 가고 싶은 고등학교 기준이 교복 이쁜 학교니?"

그러자 두 딸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 집 중딩 고딩이 추천하는 좋은 고등학교의 기준을 말해줍니다. 세 가지 더군요. 궁금하시죠?

1. 남녀공학일 것
2. 교복이 이쁠 것
3. 공부 대충해도 성적이 나오는 학교, 이른 바 내신관리하기 좋은 학교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리 큰 딸에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그게 바로 자기가 만든 기준이랍니다. 그래서 지금 다니는 학교에 가게 된 것이라고 하네요. 어째 두 딸이 똑같나요? 자매 아니랄까봐.. ㅎㅎ


 
 


그러고보니 울 큰 딸 고등학교 들어갈 때가 생각납니다. 예전에는 뺑뺑이 돌리거나 교육청에서 일방적으로 지정해주는 학교 가야했는데, 요즘은 인근 지역에 있는 학교 중 가고 싶은 몇 학교를 학생이 선택해서 지망하도록 하더군요. 지망하는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저희 집은 다자녀가족이라 우선권이 주어지기에 지망하는대로 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 다자녀 카드 외에 다자녀 덕을 본 첫 번째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어느 학교에 보낼까 고민하는데, 이 녀석 지금 다니는 학교에 가겠다고 선언을 하는 것이 아닙니까?


저는 내심 집 가까운 곳에 있고, 또 기독교 전통이 있는 그런 학교에 보내고 싶었는데, 울 딸의 관심은 전혀 다른 데 있더라구요. 첨엔 몇 학교를 두고 고심했습니다. 저도 여기저기서 학교 정보를 얻어와 서로 이 학교가 어떨까 저 학교가 어떨까 며칠을 고민했는데, 이 학교가 좋다고 가고 싶다고 하네요. 그 땐 왜 이 학교를 선택했는지 제대로 몰랐습니다. 이런 저런 연막을 치더군요. 뭐 솔직히 저나 남편이나 꼭 이 학교 갔으면 싶은 그런 학교가 없었기에 아이가 가고 싶다는 학교 보내주자는 생각에서 그렇게 하자고 했는데, 이제 진실을 알았습니다.

우리 아이들, 정말 우리랑은 생각이 많이 다르네요. 우린 아무래도 전통이 있고, 집에서 가깝고, 공부 열심히 시켜서 대학 진학 잘하게 해주고, 또 신앙에도 도움이 되는 그런 학교가 우선순위인데, 울 아이들은 역시 신세대인가 봅니다.

하~ 그런데 걱정입니다. 울 둘째 자기가 고등학교 들어갈 때쯤 그 교복 이쁜 학교가 있는 경상남도의 작은 도시로 이사가도록 기도하겠다고 하는데..이러다 정말 그쪽으로 이사가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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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Favicon of http://o-canada.tistory.com BlogIcon 엉클 덕 (용팔)2010.11.19 13:59 신고 가고싶은 학교의 기준에 웃음이 나지만 생각해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실 변하지 않았것은 이성에 대한 관심과 좋은 선생들(자유로운 분위기나 학교등등)이런것들이 아닐까요....
    어른이 잣대로 생각할수는 없는 만큼 (우리밀맘마님 이싯점에 이사한번 생각하심이..ㅋ)... 행복한 고민 조금더 하시어야 겠네요.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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