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 휴게시간에 대한 현직 보육교사 제안



올해 정부의 정책 중 하나가 보육교사에게 근무 중 휴게시간을 의무화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직 보육교사인 저에겐 아주 관심이 가는 정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입법화 하는 과정에서 참 논란이 많더군요. 대부분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컸습니다. 


일단 법령이 어떤지 볼까요?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2일 낸 보도자료에서 “제도 취지에 따라 휴게시간은 근로시간 중에 반드시 줘야 하는 것으로 수당으로 대체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휴게시간을 주지 않는 어린이집 운영자는 2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처벌받는다.

 

베이비 뉴스에서 시행 10일째인 현재, 시행조차 하지 못하는 어린이집이 대부분이고 쉬더라도 쉬는 게 쉬는 게 아니라 더 스트레스 받는다는 게 현장 반응이라는 보도를 냈습니다. 



이 기사의 내용을 좀 더 들여다 볼께요. 




한 보육교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선생님들 잘들 쉬고 계시나요?’라는 질문으로 휴게시간 관련해 물었더니, 100여 개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휴게시간은 분명 정해져 있는데 지키지 않고 있다는 반응이었으며, 지침대로 낮잠 시간을 활용해 휴게시간을 가지면서 오는 문제점과 편법 사용을 지적했다.


“(휴게시간) 그게 뭐예요? 휴게시간은 분명 정해져 있는데 안 지키시네요. 휴게시간에 애들 재우고 일지 쓰고 청소하고 뭐가 달라진 건지…(모르겠어요).”


“안 쉬는데요. 원장님이랑 교사 회의를 했는데 이도 저도 아니라서 안 한다는 이야기로 끝나서 풀(정상)근무해요.”


“저희는 안 하고 있어요. 서류상으로는 사인했는데 지키지는 않아요. 원장이 맘으로 내가 쉬었다고 생각해도 휴게시간을 가진 거래요.”


“1시부터 시간 간격을 두고 차례로 휴게시간이고, 원장님이 그 시간에 애들 봐 주세요. 원장님 제시안은 ‘나가서 쉬어도 되는데 그러면 밥도 나가서 사 먹어라’, ‘밥 먹고 원에 CCTV 사각지대에 있어라' 둘 중 선택하라고 해서 밥 먹고 사각지대에서 벌서고 있어요.”


휴게시간이 법적으로 보장됐지만 이전과 차이 없이 똑같이 ‘정상근무를 한다’는 곳부터 ‘CCTV 사각지대에서 쉬어라’는 이야기까지 다양하다.


보건복지부 지침대로 낮잠 시간 교사 대 아동비율 완화가 허용돼 두 반을 합쳐 맡기고 나가 쉬고 오니 아이가 자다 깨서 선생님을 찾아 우는가 하면, 한 교사가 두 반 아이를 돌보느라 겪는 어려움 등을 토로했다. 현실적으로 대체인력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휴게시간 보장 강행도 문제다.


“첫날은 안 나가면 당연히 안 나가는 줄 알 까봐 나갔는데 저희 반 아이가 자다 깨서 저를 찾으며 아주 많이 울었더라고요. 그래서 더 못 쉬겠어요.”


“조만간 흐지부지될 듯해요. 한 이틀은 지켜지는 듯하다 이런 일 저런 일로 원장님 바쁜 일 있다고 하시면서 하는 둥 마는 둥 되어가고 있어요. 저는 0세 반으로 아이들이 자고 일어나면 담임이 아닌 원장님이 계시니까 울고불고 제가 안 들어갈 수가 없는 상황도 있고요. 0,1,2세 반이 있는데 그나마 0세 반인 저희 반만 시행하는 듯하다 얼마 가지 못할 듯합니다. 저도 동감입니다. 의미 없는 법 맞습니다.”


“나가려면 애들 재우고 가라고 하시는데 1시가 넘어도 1명이 안 자요. 배도 고프고 1시 넘어서 나가니 원장님 표정이 무서워요.”


“점심 먹고 나가고 싶은 사람 쉬라고 하고선 사고 나면 담임 책임이라네요. 그럼 나가지 말라는 소리인가요, 하고 되물으니 말이 없으세요.”


또 다른 어린이집에서는 “저희는 현실적으로 쉬는 게 어렵다며 말로는 알아서 쉴 수 있으면 쉬라고 하면서 여건도 안 되고 부모들에게 저희 원은 쉬지 않고 있다고 안내문자 보내라고 해서 각반 담임이 가정으로 문자 보냈어요”라는 내용도 있었다.


반면,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곳도 있다. “저희는 어린이집에 휴게시간이 가능하지 않은 현실이라며 아이들 낮잠 잘 때 옆에서 쉬거나 통합보육시간 알아서 쉬라고 하네요. 감사 나와도 있는 그대로 말하라고 그래야 현실에 맞게 정책이 바뀐다고요. 대신 근무시간 조정은 있었어요. 그간은 오전 오후 당직 시에도 정시퇴근 고수했었는데 30분씩 일찍 퇴근으로 근무표를 짰어요.”


아이들에게 한시도 눈을 떼기 어려운 보육 업무 특성상, 전일제 2교대제라든지 노동시간 재설계를 하지 않는 이상 지금 상태에서 1시간 휴게시간 보장은 그림의 떡이다. .. 이하 생략


보육교사휴게시간보육교사휴게시간에 대한 구글검색을 해보면 대부분의 언론들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상이 기사의 보도 내용입니다. 


저도 현직 교사로서 위 내용에 적혀 있는 현실에 대부분 수긍하고 있습니다. 일단 대체교사가 없기 때문에, 그리고 원장들이 대체교사를 수급하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다보니, 보육교사들이 쉬는 시간에 맘편히 쉴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거기다 맘편히 쉴 수 있는 교사 휴게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분명 휴게시간은 있는데 쉴 수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고, 또 억지로 쉬는 시간 때문에 퇴근시간이 늦어지는 단점이 있죠. 어쩌면 1시간 더 근무 시간만 늘어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이 정책이 갖고 있는 아주 큰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보육교사의 휴게시간이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주로 0세를 담당해왔는데, 중간에 아이들을 재워야 합니다. 재우다 보면 같이 누워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마다 원장들은 눈치를 줍니다. 그런데 쉬는 시간이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원장 눈치 보지 않고 쉴 수 있는 것이죠. 저 개인적으로 이 정책은 일단 보육교사가 근무 중 쉴 수 있는 법적인 근거를 마련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 정책은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수정을 거듭할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로 이 정책이 현실적인 실효성을 가지려면 


대체교사의 인력 수급이 제대로 되고

교사가 맘편히 쉴 수 있는 휴게공간이 마련되어야 하며

③어린이집의 현실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 


정부가 보육교사의 휴게시간을 주게 하고 이것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분명 있습니다. 사실 현장에서 근무하는 우리 보육교사들은 이 휴게시간이 간절하게 필요합니다. 그만큼 8시간의 근무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서 벗어나 잠시 커피도 마시고, 심신의 안정을 찾으면 그 다음 근무에 활력이 더해지는게 사실이거든요. 이 정책이 취지대로 잘 정착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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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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