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산 산부인과에서 겪은 아찔하고 위험했던 순간

 

 

첫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 날이 다가오자 전 친정으로 갔습니다. 하루는 아침에 이슬이 보이고, 어제 저녁에 자면서 간간히 배가 아팠다는 이야기를 하자 엄마는 바쁘게 출산준비를 하시며, 당시 부산에서 가장 유명한 산부인과로 갔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다급해서 찾았는데 그곳 의사들과 간호사들은 첫째 아기는 오래 걸리는데 아직 멀었다며 진통이 10분 간격이 되면 오라는 것입니다.

 

 

일신 산부인과

 

 

그래서 점심시간이라 병원근처 음식점을 찾아 일단 점심을 먹었습니다.

엄마는 돼지고기를 먹으면 아기가 쉽게 나오며, 힘이 있어야 한다고 참 많이도 먹게 하셨습니다.

 

식사 후 병원근처를 돌아다녔는데 꽤 오랜 시간이 지나자 10분 간격으로 진통이 오더군요. 그래서 병원에 갔더니 병실이 없다며, 7분 간격이 되면 오라고 합니다. 그래서 병원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다 7분 간격이 되어 찾아가니 다시 5분 간격이 되면 오랍니다.

 

좀 짜증나려고 했지만, 첫 아기를 출산한다는 생각에 참았습니다.

그래서 또 몇 시간을 걸어 다니다 5분 간격이 되어 병원에 갔더니, 이번에는 2분 간격에 오라고 합니다.

 

첫 출산이라 전 큰 병원이 좋을 것 같아 이곳에서 계속 진료를 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니 이날은 조금 후회가 되더군요.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땐 저나 엄마 모두 너무 착했던 것 같습니다.

아니 바보처럼 순해빠졌다고 해야 하나요.

 

  돼지국밥

 

 

착한 두 모녀는 안 되겠다 싶어 택시타고 다시 집으로 왔습니다.

제 소식을 들은 큰 언니가 찾아오고 또 이어 오빠 부부도 찾아왔습니다.

이렇게 가족이 모이니 용기도 나고, 안심이 됩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정말 큰 힘이 되더군요.

 

그리고 1-2시간 쯤 지나자 진통이 2분간격이 되었고,

전 내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힘이 들었습니다. 

구토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모습을 본 엄마가 놀라서 저를 택시에 태워 다시 병원에 왔습니다.

 

시간을 보니 밤 10시입니다.

아침 10시에 병원을 찾았으니 꼬박 12시간을 기다린 것입니다.

전 연이어 계속 구토를 하며 휠체어에 실려 관장실로 가게 되었습니다.

아기를 낳으려면, 순서가 관장실, 대기실, 분만실이잖아요.

 

 

출산고통

 

 

누군가 아기가 나오려면 세상이 노래져야 한다더니, 진통이 1분간격, 30초 간격, 20, 10, 5초 간격이 되자, 쉴세 없이 진통이 이어집니다. 진통이 없는 그 몇 초 간이 얼마나 좋은지, 다시 진통이 계속되자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하지만 죽을 것 같은 진통에 무너져서는 안 되지 그렇게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리고 배 속에 있는 아기에게 진통이 올 때마다 마음으로 소리질렀습니다.

 

“그래, 아가 힘들지. 엄마가 도와줄께. 힘내. 그래 우리 아기 아주 잘하는구나. 엄마는 너를 정말 보고 싶단다.”

 

 

 

 

 

 

 

그런데, 이렇게 생사를 오가고 있는 순간, 저희 엄마는 대기실에서 또 다른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간호사가 엄마에게

 

"아기가 뱃속에서 태변을 눴습니다. 빨리 제왕절개를 하지 않으면 아기가 죽을 수도 있습니다."

 

"예?"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수술을 하시겠습니까?"

 

"예."

 

"그럼 여기 동의서를 써 주세요."

 

 

 

 

간호사의 청천벽력 같은 말에 엄마는 울먹이며 동의서를 작성하였고,

밖에서 발을 동동구르며 눈물을 짓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일을 알지 채 저와 뱃속의 아기는 있는 힘을 다해 서로를 도우며,

세상을 향한 몸부림을 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간호사님, 아기가 나오려고 그래요."

 

저의 말에 간호사는 다급한 상황에 놀랬는지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분주하게 움직이더니,

이내 의사와 몇 명의 사람이 더 들어오고, 분만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기는 무사히 제왕절개를 피해 간발의 차로 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정말 아찔하고 위험한 순간이었습니다. 

정말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전 그리 고생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네요.

그것은 아기가 태어난다는 너무나 큰 기쁨이 있었기에 내 몸이 겪는 아픔이 작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태어난 애가 올해 23살이 되었네요.

 

아기가 태어났을 때 우리 아기 부어서 눈도 보이지 않고, 얼굴도 찌그러져 있었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아기가 세상에 나오려고 하는 고통이 엄마의 출산고통의 10배나 된다고 합니다.

울 아기도 있는 힘을 다해 세상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이죠.

 

 

모과

 

 

아기가 태어나자 시부모님과 친정식구들이 찾아오셨습니다.

그런데 내심 손자를 기대했던 시할머니는 손녀가 태어나 많이 섭섭해 하시네요.

울 아기를 보고 하시는 말씀이..

 

"모개다 모개."

 

전 속으로 그랬죠.

 

‘모개는 무슨. 세상에서 제일 예쁜데.... ㅎㅎㅎ’

 

 

 



 

 

by우리밀맘마

 

 

#출산 #산부인과 #진통 #제왕절개 #진통

Posted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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