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평가인증 그 근본취지가 무색해지는 서류에 의존하는 탁상행정

 

 

정부에서 어린이집의 질적 향상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제도가 어린이집 평가인증제도입니다.

정부가 내세운 그 취지를 보면

 

"어린이집 평가인증은 영유아에게 안전하고 질 높은 보육을 제공하기 위하여 평가인증지표를 기준으로 어린이집이 자신의 어린이집 수준을 점검하고 개선한 후, 국가가 객관적인 평정을 실시하여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

 

라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뛰고 있는 어린이집 교사들은 정부가 마련한 이 인증 지표와 인증 방식이 현실성도 없고, 실효성도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게다가 이 평가인증을 받기 위해 엄청난 비용과 수고를 해야 하기에 보육교사들은 평가인증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넘어 분노하고 있습니다. 

 

평가인증이 왜 이렇게 현직 보육교사들에게 분노를 사고 있는지, 아고라에 heauni 이 올린 글을 제 블로그에 옮겼습니다.  

 

 

어린이집평가인증_로고

 

 

저는 민간 어린이집에서 올해로 10년째 근무하고 있는 보육교사입니다

 

나라에서 평가인증 점수를 상세히 공개한다고 하네요.

누구를 위한 평가인증일까요? 실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교사로서 정말 평가인증제도 만큼 불합리한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어린이집도 8월 평가인증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3월부터 해서 이제껏 6시30분 퇴근시간 제대로 지켜본 적 없고 , 혹여 퇴근시간 맞춰 퇴근했다고 해도 일거리 바리 바리 싸들고 집에 가져가는 게 대부분이지요.

 

4대보험 내고 노동법의 적용을 받는 직업이지만, 그 어느것하나 혜택을 누리고 있는게 없는 보육교사들의 현실, 주 40시간 근무 꿈도 못꿉니다. 저희 원 8시 10분에 첫 아이 와서 6시 마지막 아이들 갑니다. 아이들이 있는 동안은 아이들한테서 절대 눈 뗄수 없기 때문에 다른 업무 볼 수 없습니다. 점심시간 따로 없는 건 말할 것도 없고, 대략 하루 노동시간 나오지요?

 

물 한잔, 화장실 한 번 가는 것조차 제대로 갈 수 없을 정도라고 하면 이해가시나요?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동안의 몸이 힘든것, 아동학대라고 할까봐 어떤 상황에서도 꾹꾹 눌러가며, 나는 미륵불이다 나는 미륵불이다..최면 걸며, 화나도 ..짜증나도 ...참아가며 일하는 스트레스. 이런 건 다 참을 수 있습니다. 박봉.. 것도 참을 수 있습니다. 내가 선택하고 또 내가 제일 좋아하고 내가 제일 잘 할 수있는 일이니까요. 아이들하고 있는게 힘들어도 넘 좋으니까요.

 

 



 

 

그러나 평가인증만큼은 해도 해도 이해가 안되고 하면 할수록 화가나네요.

 

평가인증을 앞두고 있는 원에는 지표가 나옵니다. 이러 이러한 방법으로 교육하고 평가하고 기록하라며. 제가 세번을 읽고 나서야 조금 이해가 되긴 하지만 보육현장의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기준제시, 평가인증 하시는 조력자분들이나 관찰자분들도 사람마다 기준이 다 다르고..머리 터지겠어요..정말 ... 하루종일 쉴 시간없이 꼬박 10시간 가까이를 아이들하고 부대끼고 나선, 청소해야하고 빨래빨아 널어야 하고 내일 수업준비해야 하고... 미친듯이 일마무리 하면 7시 됩니다. 평가인증에서 요구하는 그 수많은 일지들..기록들은 대체 우린 언제 할 수있을까요?

 

퇴근해서 집에 가면 식구들 저녁 챙기고 뒷정리하고 재우고 나면 10시 넘지요.

컴터 앉아서 일지야 뭐야 서류 하다보면 새벽 2시는 기본입니다. 주말에도 늘 일지 붙들고 지표대로 적었나 안 적었나 체크하고 수정하고 보완하고...

 

도대체 어떤 일지들이 있을까요? 알면 정말 놀라실 겁니다.

 

보육일지, 아동관찰기록, 부모님통화일지, 투약일지, 안전교육일지, 대피훈련일지, 보육과정평가서, 보육실 환경점검일지, 안전점검표 등등... 이외에도 저는 주임교사라 행사일지, 지역사회연계활동서, 운영일지, 소독점검표, 세척일지, 토요당직일지, 교사회의록, 연수보고서....

 

이거 한줄로 세우면 아이들 키보다 더 큽니다. 정말 미치겠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볼멘소리로 울 교사들끼리 하는 말 있어요. 일지로 평가하지 말고 그냥 불시검문 해서 눈으로 수업하는 거 보고, 밥먹는 거 그 날 식단대로 나왔나 보고, 샘들이 아이들 친절하게 사랑으로 대하는지 일주일만 같이 있음 안되겠냐고... 것두 아니면 초고화질 CCTV 다 달아서 보면 되지 않느냐고 말입니다.

 

제발 서류라도 좀 줄여주시던지, 아니면 4시까지는 아이들 담임이 보고 나머지 시간에는 서류 쓸수 있게 오후 시간에 아이들 봐주시는 분들을 법적으로 허용해주시던지, 청소도우미를 파견해주시던지..

 

보육교사는 철인28호로봇이 아닙니다. 하루 종일 눈도 떼지 않고 애들도 잘 보고, 서류도 완벽하게 해내고, 교실도 완벽하게 청결유지하고, 부모님들하고도 잘 연계되어야 하고...

 

평가인증 점수 공개요? 그게 기준이 될까요? 사건 터진 어린이집 치고 평가인증 어린이집 아닌 곳 있던가요?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합니다. 교사의 희생만 강요하는 지금의 보육현실, 하루 10시간을 꼬박 일하고 상여금 따위 연차 따윈 꿈도 못꾸고, 10년 경력에 겨우130받는 현실, 혼자서 10명 넘는 아이들 보면서 말 안들어도 웃어야 하고 , 꿀밤한대만 콩 해도 아동학대가 되는 현실, 거기다가 수십 종류가 넘는 일지를 매일매일 써대야 하는 현실, 쓰는것도 모라자 평가받아서 높은 점수 나오게 야근에 밤샘근무에 주말도 반납해야 하는 현실.

 

 

 

그냥...전 어린이집이 없어졌으면 하는 생각도 합니다.

이렇게 날이 가면 갈 수록 아이들 돌보는 것보다 다른 잡무에 시달려야 하는 곳이 어린이집이라면 어린이집도, 보육교사 제도도 없어지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하고 즐겁게 지내야할 수업시간인데, 일지에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적으면 좋을까? 일지생각.... 지나가는 동네 어른께 인사하면서도 ... "오늘은 바깥놀이터에서 놀다가 지나가는 이웃집 할아버지께 안녕하세요?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사회관계증진1)" 이런 문구가 떠올려지는.. 이게 정말 필요한건가 하는 생각이 너무 든다는 겁니다.

말이 정말 길어졌는데 제발 형식적인 일지 말고, 아이들, 보육교사 모두 행복하게 어린이집에서 즐겁게 지낼 수 있는 평가인증을 마련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도 현직 교사로서 너무 공감가는 글이어서 제 블로그에 소개했습니다.

이번 모 국회의원이 국감에 보고한 자료에 보니

평가인증을 마친 어린이집에 대해 불시 확인 점검을 해보니

무려 88.2%에서 인증점수가 하락했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평가인증이 한시적인 효과에만 치중하는 제도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저도 평가인증을 두 차례 해보았는데 이거 왜 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더군요.

원장님은 어떻게 하든 평가점수를 올려서 이를 홍보수단으로 삼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지만

교사들은 정말 죽을 맛이었습니다. 위에 적혀져 있는 것은 그 분만의 경험이 아닙니다.

 

평가인증 이걸 왜? 누구를 위해 해야 하는가?

딱 한 가지 결론이 나오더군요. 뭐냐구요?

 

이 평가인증제를 통해 공무원 일자리 창출하는게 목적이 아니겠는가? 이거였습니다.

 

 



 

 

by우리밀맘마

 
신고
  1. 2016.02.19 02:17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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